점심은 예정되어 있던 테일러스(Taylor's Refresher)에 햄버거를 먹으로 갔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꽤 많았다.


꽤 오래된 가게이다.


얼마나 대단한 가게인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야외에 준비된 자리에서 햄버거를 즐기는 사람들. 우리도 한쪽에 자리는 잡았다.


때마침 가게 옆을 지나기는 기차. 그리고 햄버거를 먹고 뚱뚱해진 돼지들.


일단, 음료가 먼저 나온 뒤...


드디어 햄버거 등장. 여기도 IN-N-OUT과 마찬가지로 메뉴가 그리 많았다. 그리고 감자튀김 대신 양파튀김과 고구마튀김을 시켰는데, 그게 꽤 맛있었다. 소금이 잔뜩 뿌려져 제법 짰는데도, 너무 맛있어 소금을 다 털어내며 계속해서 먹어댔다.


그리고 햄버거, 이건 다른 햄버거랑 빵부터가 다르단다. 계란빵이라던가. 패티도 거의 스테이크 수준의 두께이다.


지금까지 먹었던 모든 요리 중 가장 맛있었다.


그렇게 점심까지 나파밸리에서 해결한 뒤,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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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하면 원래는 프랑스 와인이 유명했지만, 이제는 캘리포니아 와인이 더 알아준다면서, 캘리포니아 와인의 생산지인 나파밸리로 향했다. 최근에 두차례나 프랑스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모두 캘리포니아 와인이 이겼다고 한다.


나파밸리에 들어서니 넓게 펼쳐진 포도밭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대륙의 웅장함이랄까. 엄청났다.


우린 나파밸리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Robert Mondavi Winery)에 방문했다. 유일하게 나스닥에 상장된 곳이라고 한다.


맞은편 집에선 말도 키우고 있었다.


안쪽에 있던 동상인데, 뭔지는 모르겠다. 다들 사진찍고 있길래 그냥 찍었다.


밖에서 부터 이렇게 주렁주렁 달린 포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포도에 비해 알의 크기는 작지만, 그 맛의 진하기는 몇 배에 달했다. 어찌나 달던지.


투어를 위해 받은 뱃지이다.


투어에 들어가기 전까지 찍은 사진은데, 바깥에서만 보는 포도밭은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투어는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왼쪽의 아저씨가 진행했는데, 로버트 몬다비 가족의 역사와 와이너리의 역사에 대해 얘기를 한 뒤, 포도밭에 들어섰다. 포도의 재배와 수확에 대해 얘기했는데, 역시 제대로 다 알아듣진 못했다.


아래의 돌엔 포도의 품종이 적혀 있었다.


직접 종류별로 맛을 보기도 했다.


좀 높은 곳에 올라와 전체를 찍은 사진이다.


동영상인데, 그 큰 규모의 포도밭을 다 담아내진 못했다.


포도를 가져와 1차적으로 저장하는 곳이다. 꽤 큰 통이 일렬로 들어서 있다. 저 구멍으로 불순물이 제거된 깨끗한 와인을 빼낸다고 한 것 같았다.


재밌는 표시가 된 컨트롤러.


와인이 저장된 장소이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종류별로 저런 통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드디어 와인을 시음할 시간이 됐다. 여러가지 와인을 맛 봤지만, 알콜을 좋아하지 않는 입장에선 그다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치즈 덩어리로 된 비스켓도 하나 주던데, 그것도 입맛에 맞지 않아서 꽤나 고생했다.


다른 분들은 어찌나 잘 드시던지,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골고루 드셨다. 투어가 다 끝나고 나오는 코스에 상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 들러 와인을 한병 샀다. 다들 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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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3일, 아침은 호텔 뷔페에서 해결하기로 되어 있었다. 처음엔 뷔페라고 해서 한국적인 규모의 뷔페를 생각하며, 그렇다면 한국식 비슷한 것도 있겠구나 했는데, 오산이었다.


토스트, 베이글, 소시지, 베이컨, 계란, 과일 따위의 것들만 있는 뷔페였다. 그나마 과일이나 좀 먹을 만 했지, 나머지 것들은 역시 너무 짰다.


주스도 한국에서 먹던 그런 맛과 달랐다. 같은 오렌지 주스라도 뭔가 미묘한 맛의 차이가. 그나마 요플레가 먹을 만 했을 뿐이었다.


그럭저럭 아침식사를 해결 한 뒤, 9시가 좀 시간부터 하루 일정이 시작되었다. 호텔 방에서 내려다 본 모습으로 호수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것이 꽤 운치있다.


캘리포니아 와인을 생산하는 나파밸리로 향하는 중이다. 가는 도중 보게된 이상한 짚차이다. 차의 모든 문을 없애버리고, 천장도 뜯어내버린 누드짚차랄까.


나파밸리를 가기 위해선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연결하는 Bay Bridge를 건너야 하는데, Bay Bridge에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이 꽤나 멋있어서, Treasure Island에 잠깐 들러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이곳에선 Bay Bridge와 샌프란시스코 뿐만 아니라 금문교까지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만큼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유명한 듯 싶었다.


줌을 땡기니 이렇게 샌프란시스코의 건물들도 찍을 수 있었다.


저 멀리 다른쪽을 바라보면 금문교도 볼 수 있다. 어제는 안개로 인해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여기서 바라보니 더 잘보이는 듯 했다.


섬이라 그런지, 길가엔 야자수같은 것이 잔뜩 줄지어 있는데, 제법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여기에도 요트같은 것이 잔뜩 있었는데, 단순히 섬이라 그런것인지, 아니면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여서 그런지, 아무튼 전체적인 분위기가 럭셔리했다. 진짜 미국애들은 다들 요트 하나씩은 갖고 있는 듯.


샌프란시스코를 바라보며 전체를 둘러 찍은 동영상이다. Bay Bridge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지막엔 알카트라즈섬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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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이후, 쉴새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다 되어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저녁 식사는 차이나 타운의 Hunan Home's Restaurant로 예약이 되어 있어, 그곳으로 향했다.


가게에 들어서니 가게 주인이 어설픈 한국말로 우리를 맞이했다. 그리고 준비된 자리에 둘러앉아 차례로 나오는 음식들을 맛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계란탕처럼 생겼지만, 맛은 영~ 다르다. 느끼하고 걸죽한 것이 전혀 입맛에 맞지 않았다.


쌀도 중국쌀인지, 베트남쌀인지, 인도쌀인지, 길죽한 것이 씹는 맛도 달랐다. 그나마 고기와 버섯은 먹을 만 했다.


그 밖에 야채와 생선, 새우튀김과 같은 요리들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딱히 손이 가는 음식이 없어 겨우 허기만 달래는 수준에서 그쳤다. 다른 분들은 입맛에 맞는지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래도 양이 너무 많은 탓에 다 먹지는 못하고 남겨야 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밴이 주차된 곳까지 약간 걸어야 했다. 그러다 발견한 한글. '초원'


역시 주변을 걷다 보게 된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Transamerica Pyramid)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코이트 타워(Coit Tower), 금문교(Golden Gate Bridge)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건물 중 하나이다.


영화나에서 봤던 미국의 현금인출기.


그리고 다시 밴을 타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지나 호텔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AT&T Park도 지났으나, 사진은 찍지 못했다.


첫날이라 그런지 다들 서먹해서 친해지잔 의미로 방에 모여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기로 했지만, 꼬날님과 나루터님은 한국에서 오신 다른 분들을 만나기 위해 나가셨고, Cherry님은 피곤해서인지 불참하시는 바람에 다 모이진 못했지만, 노련하신 이부장님과 snoopy님 덕분에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음에도 시차적응 때문인지, 설레이는 마음 때문인지, 깊이 잠을 자지 못하고 새벽 5시에 깨는 바람에 샤워 한판 하고.


간지나게 커피로 뽑아 마시며 그렇게 첫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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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교를 지나 12일의 마지막 일정인 소살리토(Sausalito)로 향했다. 소살리토는 금문교 북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예술가들이 모여서 만든 마을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앞서 봤던 집들과는 달리 뭔가 있어보는 듯한 예술적 고풍이 느껴지는 집들이 많았다.


앞에는 바다가 있고, 뒤에는 언덕이 있는데, 구석 구석에 이쁜 집들이 위치하고 있다.


잠깐 내려 주위를 둘러 보기로 했다. 이 주변에 이쁜 집들 뿐만 아니라, 기념품 상점과 옷가게, 갤러리 샵 등이 있었다. 잠깐 들러 기념품을 살까 했으나, Made in China가 찍혀 있는 바람에 망설이다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


이녀석, 한국의 닭둘기처럼 사람이 근처에 가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한국의 산이나 절에 가면 볼 수 있는 이러한 것들을 볼 수도 있다. 접착제를 쓰지 않고 저렇게 세운거라고 한다.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능력자들.


앞서 금문교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끼고 있는데, 금문교는 잔뜩 안개가 껴서 흐린 날씨와 달리 소살리토는 화창하고 따스한 햇살이 한폭의 그림을 연출해 내고 있었다. 부자들이 많아서인지 주변에 요트도 많고, 아무튼 돈만 많다면 한번쯤 살고 싶은 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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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 오기 전에 검색 좀 해보니, 금문교(Golden Gate Bridge)에 대한 얘기가 많길래,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했는데, 글쎄 그정도는 아닌것 같았다. 아무래도 역사적, 지역적 상징성에서 이정도로 유명해진게 아닌가 싶었다. 그냥 딱 봤을 때는 그다지 큰 감흥을 느끼진 못했다. 솔직히 이쁘기는 부산의 광안대교보다 못해 보였다. 사실 Golden이라길래 금딱지라도 발라논 줄 알았는데, 그런것도 아니었다.


금문공원에서 얼마가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 금문교 양 끝단에 관광객이 산책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공원같이 조성해 놓았다.

금문공원에서 금문교로 향하는 도중이다. 시차적응도 덜 되었을 텐데, 아직까지 다들 썡쌩해 보인다.


드디어 금문교에 도착했다. 금문교에 도착하니, 미국인보다 관광객들로 엄청나게 붐비고 있었다. 금문교에 대한 설명과 금문교를 설계한 조셉 B.스트라우스의 동상도 세워져 있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지진때문이라고 했는데, 금문교 역시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고 잘 견디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조건상 완공시키지 힘든 다리였으나 조셉 B.스트라우스가 4년만에 완공시킨 것으로 이제 샌프란시스코하면 빼놓을 수 없는 상징물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된 것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따라 무지하게 짙은 안개로 인해 금문교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나마 안개가 지나갈 때 눈으론 그 관경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사진으론 찍을 수 없었다.


가이드님이 금문교가 왜 대단한지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중이다. 금문교는 다른 다리와 달리 밑에서 아래서 받치는 식이 아니라 위에서 지탱하는 식이라나 뭐라나.


그래도 안개 덕분인지, 금문교가 더 운치있어 보이는게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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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금문교(Golden Gate Bridge)라고 한다. 그 금문교를 보러 가는 도중에 금문공원(Golden Gate Park)을 살짝 들렸다. 들렸다기 보단 그냥 잠깐 내려서 사진만 찍었다는게 더 맞겠다. 왜냐하면 금문공원은 세계 최대의 인공 공원으로 어마어마하게 넓기 때문에 금문공원만 다 구경하는데도 하루 코스이기 때문이다. 박물관, 미술관, 식물원은 물론이고, 골프장까지 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느정도 인지 대략 짐작이 간다.


가로로 길게 늘어선 것이 다 공원이다. 엄청난 규모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가는 길에 찍은 주변 집들인데, 집들이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다. 지진때문이라고 하는데, 집들이 이쁘긴 한데, 영화에서 보던 럭셔리한 느낌은 아니었다.


금문공원 주변에 들어서니, 사람과 차들이 꽤 많았다. 조깅하고 산책하는 사람부터 해서, 공원 주변에 주차된 차들만 해도 엄청 났다.


푸른 잔디와 울긋불긋한 꽃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그리고 이 아가씨, 수줍은 듯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라이브 실력이 대단했다. 축가를 부르는 듯 했다.



이 결혼식하는 부부를 축하해주기 위해서 인듯 싶었다.


빼곡하게 주차된 차들.


그리고 엄청나게 큰 나무.


식물원인데, 유료였다. 들어가보진 못했다.


이 할아버지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실력이 대단했다. 역시 여유 넘치는 대륙인들. 금문공원을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빠듯한 일정상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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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한숨도 못자서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지만, 가이드님이 서두르길 재촉했다. 겨우 호텔이 짐만 풀어놓은 채, 바로 밴을 타고 나섰다.


원래 점심은 한국식 식당에서 먹을 예정이었으나, snoopy님이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IN-N-OUT 햄버거를 먹어봐야 한다고 누군가 블로그에 글을 남겨주셨단 말에, 점심을 푸짐하게 먹기엔 늦은 시간이었기에 저녁을 위해 간단히 햄버거로 해결하기로 했다.


정확히 위치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인앤아웃(In-N-Out)이 이것 뿐인걸 보니, 맞을 듯 하다.


IN-N-OUT은 한국의 패스트 푸드와는 다른 햄버거란다. 미리 햄버거나 감자튀김을 준비해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만들기 시작하기 때문에 무지 신선하단다. 메뉴도 딱 3개만 있는데, 더블버거, 그냥버거, 치즈버거라던가. 음료는 빈컵을 주는데 셀프로 직접 먹고 싶은 음료를 담아가면 된다.


저기에 어떤 사람은 계속 감자만 썰고 있더라. 얼마나 힘들어 보이던지. 아무튼 주문을 받아 바로 바로 만들기 때문인지 무지하게 분주해 보였다.


매장 안에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밖에도 바글바글했다. 주차해논 차에서 먹는 사람들도 꽤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나왔다. 뭔가 큼지막한 것이 한국의 패스트푸드랑 비교가 된다. 아침 식사와의 텀이 길어서인지, 아니면 버거가 맛있어서 인지, 금세 해치워 버렸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양의 감자튀김이 나왔다. 한국의 감자튀김과 달리 뭔가 깔끔해 보이는 것이 맛도 좋았다. 다만 겉보기엔 소금이 없어보였지만, 직접 맛을 보면 꽤 짜다. 다 먹지 못하고, 반 이상을 버려야 했다.


일단, 전체 금액이 51.46달러니, 환율 12,000원으로 계산하면 61,752원. 10명이 갔으니, 6,175원. 세트 가격이니 한국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아, 그리고 옴므파탈 나루터님께선 한국에서도 맞기 힘들다는 새똥을 미국에 와서 직접 맞으시면서 서먹한 우리들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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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큐브 테마왕에 뽑혔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함께 갈 다른 블로거들과 일정을 조율하고, 실제 한국을 떠나기까지 대략 1달여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모든 비용은 구글에서 제공했지만, 40만원에 조금 모자라는 제세공과금은 납부를 해야 했다. 그렇게 출발일 9월12일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함께 갈 일행들과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3시에 만나기로 했기에, 울산에선 새벽 7시에 출발해야 했다. 울산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공항리무진 있었지만, 하루에 3번 밖에 운행하지 않았으며, 시간도 맞질 않아, 결국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인천종합터미널로 간 뒤,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가져간 짐은 특별히 많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날씨가 흐리다길래 반팔과 긴팔 티셔츠를 적당히 챙겼고, 혹시 몰라 우산도 챙겨갔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먹어야 할 약을 챙겼다. 디카는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똑딱이로 준비했으며, 여분의 배터리와 하루 하루 찍은 사진을 옮겨 놀 PMP도 가져 갔다. 그리고 혹시 모를 여행용 영어회화 책까지.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7시에 인천행 버스를 탔다. 요금은 인천국제공항까지 한번에 가는 공항리무진보다 저렴했지만, 시간은 더 오래걸렸다. 예상 소요시간이 6시간이었다.


시간대가 이른 아침이어서 조금 일찍 도착하지 않을까 했는데, 정확히 6시간이 걸려서 인천종합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1회용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계양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인천국제공항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는 있지만, 지하철은 계양역에서 다시 공항철도로 갈아 타야 하기 때문이다.


계양역에 도착해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표를 끊고, 열차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제 30분 정도만 더 가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이때 시각이 정확히 13시54분. 인천국제공항에서 모이기로 한 시각이 15시였으니, 거의 알맞게 도착한 셈이다.


드디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여태껏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었기에, 공항이란 곳을 처음와 봤는데, 모든 것이 삐까뻔쩍한 것이, 뭔지 모르게 레벨이 한단계 고급스럽게 업된 느낌이었다.


이렇게 좋은데, 우리 가카는 왜 인천국제공항을 못 팔아서 안달일까.


두리번, 두리번. 모이기로 한 장소가 어딘지 몰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가는 리멤버 투어의 김대리님께 전화를 하니,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자기도 다 와간다고 했다. 그 때가 14시30분이었건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기에 근처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4층에 여러 식당이 있었는데, 그나마 저렴하다고 적혀있어 들어갔더니, 식당의 가격표가 후덜덜했다. 무슨 금가루를 뿌려 논 것도 아니고.


식탁 위에 올려진 삶은 계란도 1개에 무려 1,000원이나 한다.


무려 13,000원짜리 돌솥 비빔밥을 먹고, 3시가 살짝 지나서야 다른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행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블로거 5명에, 리멤버 투어의 김대리님, 구글 이부장님과 나루터님까지. 나루터님은 다른 행사를 통해 기회를 획득하셔 동행하게 됐다. 남자 넷, 여자 넷으로 비율도 딱 맞았다.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꼬날님 블로그를 제외한 다른 블로그는 이미 관심블로그로 등록이 되어 있었기에 어느 정도 느낌이란 것이 있었다. Cherry님은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블로그도 이미 구독중이며, 웹상에 공개된 사진을 통해 어느정도 얼굴을 가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님도 블로그에서 풍기는 분위기 그대로, 뭔가 몽환적이면서 오묘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snoopy님은 블로그에선 뭔가 강한 인상을 받았는데, 인상 좋은 중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82년생 대학생이었단 사실에 충격. 꼬날님은 처음 뵙는 분이지만(다른 분들도 처음 뵙지만), 뭔가 상대를 편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첫인상에서 부터 노련함이 풍겨났던 구글의 이부장님이 나보다 연상이었단 사실에 놀랐고, 딱 대학교 3학년 정도의 컴덕후로 보이던 나루터님이 아이가 있는 30대 중반의 가장이란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블로거 캐리커쳐)


연님과 함께 면세점을 잠깐 둘러 본 뒤,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구에 들어섰다.


지하철같은 것을 한번 더 타고 들어가야 했다.


여기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들어가게 될 탑승구이다. 한가지 의아했던 것은 그렇게 신종인플루로 난리난 것처럼 그러더니, 막상 공황에 와 보니, 주변에 마스크 쓴 사람이 나 혼자 뿐이었단 사실이다.


우리가 타게 될 비행기이다. 싱가폴 항공의 비행기란다.


드디어 비행기 탑승이 시작됐다.


창가쪽엔 연님이 앉고, 그 옆에 내가 앉고, 오른쪽엔 김대리님이 앉았다. 자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좁았다. 영화에선 넓직하게 앉아있더니,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앞에 달린 스크린과 리모콘은 마움에 들었다.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과 같은 것을 즐길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는데, 영화도 최신 영화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볼 만 했다. 다만, 자막은 한글이 아니었다. 그래도 한국 영화도 있었고, 한국 쇼프로도 있었기 때문에 나름 즐길 만 했다.


영화가 거의 다 본 것들 뿐이라, 그냥 음악을 들으며 테트리스를 즐겼다. 이 테트리스는 비행기 내 다른 이용자들과 멀티 플레이가 가능했는데, 방을 만들고 아무리 기다려봐도 들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드디어 이륙하는 비행기. 뭔가 바이킹 타는 기분이 살짝 들더니, 이내 편안해졌다.


구름 위로 올라선 비행기. 장관이다.


얼마되지 않아 기내식이 나왔다. 쌀밥을 먹기 위해 닭찜을 시켰다.


평범하지 않은 닭찜의 맛이, 그저 쌀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했다.


샐러드도 뭔가 평범하지 않은 맛이 났고, 빵도 어찌 그리 짜던지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었다.


그렇게 비행은 계속되었고, 중간에 스낵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서서히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따지면, 저녁이 될 때였지만,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잘 잤지만,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 시끄러운 엔진소리를 들으면 잠을 청하기란 쉬운 미션이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리는 듯한 기내식이 준비되어 나왔다. 볶음밥이 약간 짜긴 했지만, 그래도 함께 나온 과일과 먹으니 나름 먹을 만 했다. 요플레도 나쁘지 않았다.


서서히 대륙이 보이지 시작했다. 저게 바로 신대륙이다.


여기가 바로 샌프란시스코인가? 뭔가 이국적인 냄새가 난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를 마친 뒤 각자의 짐을 챙겨 공항을 빠져 나왔다.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내심 입국심사때 걱정했지만, 앞서 김대리님이 팀으로 왔다는 말을 해준 덕분에 며칠을 있다가 갈 거냐는 질문만 하고 통과할 수 있었다.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카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디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현지 시각으로 13시쯤 된 것 같았다. 샌프란시스코엔 안개가 유명하다더니, 저멀리 안개가 뿌옇게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부터 현지 가이드 오경선님의 안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를 관광하게 될 예정이었다.


우리가 묵게 될 힐튼호텔로 가고 있다. 호텔과 공항을 오가는 셔틀버스인데, 기사분께서 많은 짐을 다 옮겨 주셨다. 현지 가이드분이 팁을 주셨다곤 하지만, 거의 할아버지급 되는 기사분이 무서운 캐리어를 모두 옮기는 모습은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우리가 3박5일 동안 묵게 될 힐튼호텔이다. 공항에서 외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그런 덕분인지, 주변 경관은 오히려 더 좋았다.


방도 깨끗하고 깔끔했다. 무엇보다 큰 침대와 TV가 마음에 들었다. TV는 LG제품이었다.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냉장고가 없다는 것과 정수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인터넷도 하루에 무려 11달러를 지불해야 사용할 수 있었다. 한국의 모텔에선 냉장고와 정수기는 물론이고, PC사용까지 공짜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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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어떠한 삶을 꿈꾸는가? 로제타(에밀리 드켄)는 그저 보통의 삶을 살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몹쓸 세상은 보통의 삶을 꿈꾸는 것조차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다. 열심히만 살면 되는 세상이 아닌게 되어 버린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절대적 빈곤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마저 피폐하게 만들어 버린다. <로제타>는 그런 영화이다.


로제타의 현 상황을 보면, 눈물겹도록 처절한 그녀의 행동이 조금은 이해 될 법도 하다. 아니,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로제타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회 구성원 누구나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그러한 문제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아마도 누군가는 범죄의 유혹도 뿌리치지 못할 테니 말이다.

모든게 경제 탓이다. 로제타는 직장 내에서 주어진 일을 잘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수습기간이 지나자 짤리고 만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서 로제타는 마음 편히 몸을 누윌 곳 하나 없는 트레일러 집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트레일러 집에서 사는 것이 부끄러워 언제나 뒷구멍 철조망 사이로 드나든다.

게다가 수도세를 못내 물을 끊길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고, 근처 호수에 유리병을 던져 물고기를 잡아 먹어야 하는, 그야말로 먹고사니즘이 절박한 처지의 로제타이다. 이런 그녀의 상황상 그녀가 직장에 그렇게 목을 메는 것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여기에 알콜에 중독된 그녀의 엄마, 아무리 말려도 술을 끊기는 커녕, 몸까지 팔아 술을 얻어마시는 꼴을 보고 있노라니, 피가 거꾸로 쏟아 오를 지경이다. 시설에 집어 넣으려 해도 무장적 버티고 드는 엄마를 당해낼 수 없다. 여기에 정체모르게 가끔씩 찾아오는 복통, 그 복통을 참아내는 수단이란 겨우 헤어 드라이기로 배를 달래주는 것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기 좋다고 하는 남자 리케(파브리지오 롱기온)가 눈에 들어올리 없다. 리케의 호의마저 불편한 로제타는 리케 덕분에 새 직장을 구하게 되지만, 얼마되지 않아 다시 짤리게 된다. 물론 그녀 탓은 아니다. 정부의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실업수당이란 그녀보다 장기 근무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고, 고용안정소는 그녀보다 장기 실업자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젠장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케보다 리케의 직장, 와플을 파는 그 일이 더 탐이 난다.


그리고 리케가 물에 빠지자, 순간 고민하게 되는 로제타, 니가 없으면 내가 그 일을 대신할 수 있을 텐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로제타는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고, 사고로 리케가 죽기를 바라기까지 한다. 결국, 이러한 극단의 결정은 아니지만, 리케가 뒤로 빼돌려 와플을 팔아온 것을 사장에 고자질 해 리케의 와플 파는 일을 뺏어버린 로제타. 그렇다고 그녀가 행복해 졌을까?

그럴리 없다. 결국 와플 파는 일을 스스로 그만두고, 이러한 처절한 삶 속에서 더 이상 버터낼 재간이 없었는지, 결국 로제타는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하고, 방안에 가스를 틀고 침대에 누워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려는 순간, 가스가 떨어져 버리는,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상황은 더욱 로제타를 비참하게 만든다. 결국 죽기 위해 새로 가스통을 짊어지고 낑낑대며 집으로 돌아오는 로제타, 그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그녀 주위를 맴돌고 있는 리케. 가스통의 무게에 짓눌린 것인지, 삶의 무게에 짓눌린 것인지, 버티고 버텼던 로제타의 눈물과 울음이 터져나오고 만다.


<로제타>는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롱테이크 기법으로 그녀의 삶을 뒤쫒아가며 담담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도, 갑갑할 만큼 밀착해서 화면 가득히 그녀를 가둬버린다. 그리고 처절한 모습 속에 불안한 심리상태를 핸드핼드 기법을 통해 드러낸다. 그래서일까,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모습들이 불편하고 눈물겹다. "나는 단지, 당신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라구요." 로제타가 자신을 해고한 와플가게 사장에게 한 말이다. 로제타는 그저 평범한 보통의 삶을 바랬을 뿐이었다. <로제타>는 52회 칸느 영화제 황금 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작이다.

9.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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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라운드 번리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맨유는 이번 3라운드 위건과의 경기는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다음 4라운드 상대가 아스날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라운드의 결과가 좋지 못한 경우, 그 여파가 다음 라운드까지 이어져, 자칫 팀 분위기가 장지적인 침체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맨유는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지난 번리를 상대할 때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인지, 비디치와 네빌이 돌아온 것을 제외하곤 1라운드 버밍엄 시티를 상대했을 때의 선수들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그 덕분에 박지성은 교체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친 플레처 ⓒ 스카이스포츠


하지만 맨유의 경기력은 여전히 나아진 모습이 아니었다. 경기 초반 베르바토프의 스루패스를 나니가 받아 들어가 중앙의 플레처에게 연결했고, 플레처의 슈팅이 타이터스 브램블의 태클에 막힌 것을 제외하곤 제대로 만들어간 플레이가 거의 없었다. 플레처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 냈고, 발렌시아가 오른쪽 사이드를 지속적으로 공략했지만, 루니와 베르바토프의 발끝에 날카롭게 연결되는 패스는 없었다. 간간히 루니와 베르바토프가 기회를 잡긴 했지만, 위건 수비와 키퍼의 몸을 날리는 선방에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맨유의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맨유의 수비들이 많은 공격 가담을 했고, 이 틈을 타 위건은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해 나갔다. 몇차례 터치로 가볍게 맨유 진영까지 침투해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특히, 제이슨 쿠마스의 슈팅은 벤 포스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과 다름없는 장면이었다. 로다예가도 비디치와 에반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이에 맨유는 전반 중반을 넘어서부터 경기 주도권마저 위건에 내주면서 아슬아슬한 경기를 펼쳐나갔다. 위건은 계속되는 찬스에서 득점 기회를 잡아 갔으나 돌아온 비디치에 의해 번번히 슈팅이 차단 당하거나 벤 포스터의 선방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 맨유에서의 100번째 골을 성공시킨 루니 ⓒ 스카이스포츠


후반 초반 맨유는 발렌시아를 이용해 오른쪽 사이드 돌파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막히면서 위건에게 역습만을 허용했다. 이에 맨유 수비들은 반칙으로 차단하며 위건에 자주 프리킥 찬스를 허용했다. 특히 은조그비아가 올린 볼을 샤르너가 헤딩으로 연결했을 땐, 정말 득점으로 연결되는 줄 알았다. 그만큼 위건의 공격력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위기 뒤에 기회라고 했던가.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맨유는, 발렌시아의 크로스를 루니가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번번히 돌파가 차단 당하던 발렌시아는 크로스를 올렸고, 루니는 수비들 사이에 솟구쳐 올라 선제골을 터트렸다. 루니의 골이 기폭제가 됐는지, 아니면 루니의 골로 위건 선수들의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급격히 경기 분위기는 맨유쪽으로 넘어 갔다. 로다예가의 헤딩슛을 벤 포스터가 막아내며, 또 다시 위기를 넘긴 맨유는 베르바토프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스콜스가 중앙에 침투해 들어가던 베르바토프를 향해 로빙 패스를 연결했고, 베르바토프는 볼 트래핑 만으로 키퍼까지 제친 후 추가 득점을 성공시켰다.

▲ 기가막힌 트래핑 이후 골을 성공시킨 베르바토프 ⓒ 스카이스포츠


그렇게 안 들어가던 골이 한번 들어가기 시작하니 계속 연이어 들어갔다.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베르바토프의 패스를 받은 루니는 수비수를 앞에 두고 슈팅을 때렸고, 볼은 수비의 발에 맞고 굴절되어 골망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승부가 기울어졌다고 판단한 퍼거슨은 루니, 스콜스, 에반스를 빼고, 오웬, 깁슨, 오셔를 투입시켰다. 그리고 교체되어 들어온 오웬은 드디어 맨유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 첫골을 터트렸다. 나니의 패스가 워낙 좋기도 했지만, 수비 뒷공간을 돌아 들어가던 오웬의 움직임도 좋았다. 볼을 잡고 있던 나니는 전진해 들어가던 베르바토프나 발렌시아에게 패스할 타이밍을 놓친 듯 했으나,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던 오웬에게 방향을 꺽으며 패스를 시도했고, 오웬은 상대 수비와 키퍼 사이 공간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성공시켰다.

▲ 오웬도 맨유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 첫골을 성공시켰다 ⓒ 스카이스포츠


그리고 나니도 프리킥 찬스에서 득점을 성공시켜며, 자신을 믿어준 퍼거슨에게 보답했다. 물론 이미 승부가 많이 기운 상황이긴 했지만, 호날두가 나간 뒤, 프리킥과 코너킥 찬스에서 긱스가 없는 경우 거의 나니에게 전담시키는 상황인데, 이제서야 프리킥을 통한 득점을 성공시킨 것이다. 위건이 후반에 거의 경기를 포기하다시피 한 점도 있어서 이렇게 대량 득점에 성공한 것이긴 하지만, 만약 이번 선수진의 구성이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어쩌면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결장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스날의 최근 공격력이 만만치 않은 것을 감안하면 수비력이 좋은 박지성이 낙점될 가능성도 낮지는 않아 보인다.

[09/10 EPL 3R] 위건 vs 맨유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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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찌되었건 프리미어리그 09/10 시즌은 SBS Sports를 통해서 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축덕으로써 중계해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라고 하고 싶지만, SBS Sports로 인해 박탈당한 시청자의 권리는 누가 보상해 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4배를 주고 중계권료를 샀느니 하는 얘기로 비난하고 싶진 않다. 중계권료 가지고 싸우다가 몇배를 뻥튀기 해서 글로벌 호구가 되어주는 사례는 여태껏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갑작스런 SBS Sports의 중계로 인해 실적으로 떨어지는 중계를 봐야 만 하는 시청자의 고충은 어쩌란 말인가. 물론 HD라는 SBS Sports만의 프리미엄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외에, 여태껏 MBC Espn이 중계하면서 쌓아왔던 노하우나 프리미어리그 중계에 최적화된 캐스터나 해설자들을 볼 수 없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장지현 해설은 SBS Sports에서 만날 수 있게 됐지만, 첼시 경기하면 이명진-장지현, 맨유 경기하면 서형욱, 아스날 경기하면 가래스 상윤과 같은 중계 공식을 이젠 접할 수 없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존에 MBC Espn에서 온전히 시청했던 프리미어리그 중계가 SBS Sports로 바뀌게 되면서, 케이블 방송사의 지역적 사정에 따라 볼 수 없게 된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기본형을 시청하면 MBC Espn이 나와 프리미어리그를 시청할 수 있었지만, 고급형을 신청해야만 SBS Sports를 시청할 수 있는 사람은 SBS Sports을 시청하기 위해 추가적 비용이 드는 간접적 피해를 입게 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간접적 피해 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직접적인 피해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SBS Sports의 대문짝 만한게 써있던 '박주영의 AS모나코 독점 생중계'는 거짓이 되어 버렸다. 지난 시즌엔 KBSnSports에서 해줬던 박주영의 경기 중계가 어떠한 사정에서 인지, 이번 시즌부터 SBS Sports에서 해주기로 했는데, 갑작스런(?)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획득으로 인해, 프리미어리그를 생중계로, 박주영의 경기를 녹화중계로 바꿔 버렸다. 물론,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도 있지만, 반면, 박주영의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꽤 많을 텐데, SBS Sports로 인해 박주영 경기를 시청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볼 수도 있다.

차라리 SBS Sports에서 프리메라리가 중계권을 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를 중계했던 KBSnSports가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이번 시즌 중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프리메라리가가 시간상 시청률 부분에서 취약한 부분도 있지만, 현 축구계의 빅3라는 카카, 호날두, 메시가 모두 프리메라리가로 옮겨온 상황이라 관심을 갖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MBC Espn은 프리미어리그, KBSnSports는 세리아A, SBS Sports는 프리메라리가, Xports는 챔피언스리그라는 구조를 갖추게 되어 축덕으로써 행복했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Xports가 SBS에 인수된다는 소식마저 들려오는 상황에서, Xports의 챔피언스리그 중계권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모든 축구 관련 중계권이 SBS Sports로 넘어가게 된다면, 시청자들의 권리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그러한 행태가 과연 자신들에게 이익만을 가져다 줄지 생각해 볼 일이다. 미디어법으로 인해 이렇게 시청률만 쫒는 민영 방송의 난립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아무튼 닭 쫒던 개가 된 MBC Espn이 프리메라리가 중계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훌룡한 캐스터와 해설들을 이렇게 썩혀둘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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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이번 시즌, 맨시티와 함께 빅4를 위협할 팀을 꼽으라면 단연 토트넘이다. 물론, 지난 시즌 활약을 감안한다면, 아스톤 빌라, 에버튼, 풀럼, 웨스트햄 등을 언급해야 겠지만, 아스톤 빌라가 지난 시즌 아스날에 앞서다 후반가서 역전 당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맨시티와 토트넘을 꼽을 수 밖에 없다. 아스톤 빌라의 주축 선수들은 분명 훌룡했으나 후반 레이스로 갈수록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은 가중되었으며, 여기에 FA컵이나 UEFA컵까지 겸하다보니, 얇은 스쿼드론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은 좀 달라졌으냐?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스톤 빌라는 다우닝을 영입하긴 했지만, 배리를 내웠다. 에버튼도 뚜렷한 선수 영입이 없었다. 결국, 일정에서나 선수 로테이션에서 맨시티와 토트넘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리버풀의 토트넘 원정은 그리 반갑지 않았다. 여러차례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굴욕을 맛 봤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사비 알론소의 빈 자리에 루카스를 투입했고, 새로 이적해 온 글렌 존슨을 오른쪽 풀백으로 배치했다. 바벨이 선발로 나온 것을 제외하곤 그렇게 큰 변화는 없었다. 토트넘은 로비 킨과 데포를 최전방에, 좌우엔 모드리치와 레논이, 중앙엔 허들스톤과 팔라시오스가, 수비엔 콜루카 - 레들리 킹 - 바송 - 에코토가 나왔다.

경기 초반 조심스런 경기 운영을 하던 양팀의 균형은 한번의 충돌로 깨지고 말았다. 그것은 리버풀에겐 치명적인 불행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공중볼을 걷어내던 상황에서 스크르텔과 캐러거가 충돌했고, 이로 인해 리버풀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이틈을 이용해 강력한 공격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팔라시오스와 모드리치가 있었다.

▲ 레이나의 미친 듯한 선방 ⓒ 스카이스포츠


팔라시오스는 사비 알론소 없는 중원을 마음껏 휘젖고 다녔다. 이러한 팔라시오스의 폭넓은 활동량과 강력한 압박은 모드리치와 레논이 공격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줬다. 덕분에 모드리치는 로비 킨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여러 차례 연결해 줬다. 딱히 로비 킨의 슈팅이 나빴다고 할 순 없지만, 아무튼 로비 킨은 아쉽게도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날려 버렸다. 리버풀 입장에선 레이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전반을 크게 내줄 뻔한 경기였다. 그렇게 전반을 끝냈으면 리버풀에게도 기회가 왔을 텐데, 전반 막바지 프리킥 찬스에서 수비벽을 맞고 튀어나온 볼을 에코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여전했다. 팔라시오스와 허들스톤이 버티는 중원은 너무나 막강해 보였다. 루카스와 마스체라노가 시도하는 공격적으로 향하는 패스는 모두 커트되고 말았다. 다행히 글렌 존슨이 페널티킥 찬스를 만들어내 제라드가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얼마되지 않아 프리킥 찬스에서 모드리치가 올린 볼을 바송이 그대로 역전골로 만들어 내며, 2대1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 공격과 수비에서 만 활약을 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룬 바송 ⓒ 스카이스포츠


이 날 토레스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딱히 토레스가 무기력했다기 보단, 리버풀의 공격수들 모두가 무기력했다. 중원에서 밀리다보니, 수비 가담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렇다 할 슈팅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바송과 킹의 조합은 너무나 성공적이었다. 리버풀은 바벨을 빼고, 베나윤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베나윤 혼자 모든 것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베나윤의 개인 돌파로 좋은 시도를 여러 차례 보여줬지만, 끝내 동점골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09/10 EPL 1R] 토트넘 vs 리버풀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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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물론, 맨유가 슬로우 스타터인 것을 감안해야 겠지만, 그래도 상대는 버밍엄 시티였는데 말이다. 게다가 시즌 초반 버밍엄 시티 - 번리 - 위건을 상대하는 맨유로썬 승점 3점은 필수적이었다. 박지성의 결장에 대해선 왈가불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어차피 호날두도 떠났고, 새로운 선수들도 들어왔고, 시즌 초반에 포메이션과 부분 전술을 실험해 볼 필요가 있는 맨유로썬 당연한 결정이었다. 위기론? 캐릭도 교체 명단에 조차 없었다. 아직 설레발은 자제.

이번 경기에서 언급해 볼 만한 선수는 루니와 나니인데, 일단 나니는 이번 시즌도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커뮤니티 실드에서 첼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버밍엄 시티를 상대로는 전반에 교체 당하는 수모를 겪을 만큼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만큼 나니의 경기력에 기복이 심하는 뜻이며, 나니에 대한 퍼거슨의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나니에게 전담시키는 것을 보면, 지난 시즌 초반도 그랬지만, 이번 시즌도 일단 나니를 믿어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은데, 아직까지 퍼거슨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루니 ⓒ 스카이스포츠


루니는 확실히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나니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볼은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자, 재차 슈팅으로 침착하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앞서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긴 했지만, 확실히 결정지어줄 만한 선수가 루니 외엔 딱히 보이지 않았다. 미들에서 공격적으로 연결해 줄 선수가 없다보니, 대체로 측면을 이용한 공격이 많았는데, 그나마 중앙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것이 루니였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지고 있었다.

맨유가 앞서 가곤 있었지만, 확실히 불안불안했다. 에브라의 결정적인 헤딩 선방이 아니었으면, 경기 내용은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상황이었다. 물론, 전반 종료 전에 플레처가 완벽한 찬스에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면, 이 역시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상황이기도 했다. 아무튼, 맨유는 후반에도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주도했지만, 뭔가 확실한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버밍엄 시티가 타이트한 수비를 하니, 마땅히 공간을 잡고 볼을 연결시키줄 선수가 없었다. 게다가 간간히 나오던 버밍엄 시티의 역습을 역으로 이용해 빠른 공격을 시도할 땐, 확실히 호날두가 그리웠다. 나니에 비해 발렌시아가 좀더 나은 모습이긴 했지만, 호날두를 보다 현저히 느린 스피드와 호날두에 못 미치는 개인 드리블은 볼을 잡았을 때의 기대감부터 달랐다.

▲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오웬 ⓒ 스카이스포츠


오히려  버밍엄 시티가 후반 막바지에 에콰도르 출신의 베니테즈를 투입하면서 동점을 기회를 잡기도 했다. 벤 포스터의 미칠듯한 선방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실점하고 남았을 상황이었다. 베니테즈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에도 엄청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맨유 수비진을 따돌리고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다행히 루니의 선제골을 지켜내며 1대0으로 신승을 거뒀다. 마지막에 오웬이 루니의 기가막힌 패스 덕분에 키퍼와 1대1 찬스를 잡긴 했지만, 아쉽게 키퍼의 손 끝에 막히고 말았다. 확실히 그런 찬스에선 넣어 줬어야 했다.

[09/10 EPL 1R] 맨유 vs 버밍엄 시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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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는 그리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었다. 제목에서 드러나는 <국가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이미지는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설움과 루저들의 처절한 도전, 그리고 갈등과 오해 속에서 이뤄낸 승리라는 뻔한 공식, 마지막엔 애국적 감동을 가장한 고루한 눈물 짜내기까지.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내열되었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이러한 뻔함 속에서 나름의 감동을 이끌어 냈는데, 여기서 말하는 감동이란 오직 스포츠 영화에서만 그려낼 수 있는 특권인데, 루저들이 이뤄내는 성취감에서 오는 감동이라기 보단, 스키점프라는 종목이 갖는 속도감에서 오는 스릴이랄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짜릿하게 벅차오르는 그 감정은, 그 어떤 스포츠 영화보다 종목의 특성을 잘 살려낸 영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국가대표>는 초반 너무나 작위적인 인물들과 그 주변 상황들은 억지스런 면이 너무 강해 거부감이 들긴 한다. 팩션이라면 어느 정도 선을 지켰어야 하는데, 팩션인지, 픽션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주제 의식 속에 너무 인물들을 속박시켜 버렸다. 게다가 억지스런 틀에 맞춰진 인물을 가지고, 초반엔 나름을 설정을 통해 웃음을 주고자 했으나, 그 발휘하는 유머의 수준이 너무나 유치한 나머니 손발이 오그라질 정도의 민망함만 선사하는데 그쳤다.

이는 <국가대표>가 너무 주제의식에 속박된 나머지 억지스럽게 캐릭터를 나열한 결과로 보인다. <국가대표>는 제목과 달리 너무 가족애에 치우친 주제의식을 강조한다. 실질적인 주인공 차헌태(하정우)는 어릴적 입양되었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그리고 어릴적 기억 속의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면서 까지 스키점프 국가대표가 되고, 강칠구(김지석)도 가족들을 위해 군대에 갈 수 없음에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심한다. 마재복(최재환) 역시 강압적인 아버지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 속에 소속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방코치(성동일)의 딸 방수연(이은성)을 무리해서 등장시킨 것도 나중에 가서 촉발시킬 가족애의 한 장면을 더 삽입하기 위함일 뿐이다.

이처럼 <국가대표>라는 제목과 달리, 국가와 개인의 관계 속에서 국가가 개인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그러면서 그 전면에 가족애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한 도구로 국가가 개인에게 가하는 무언의 강압을 드러낸다. 애초에 다른 나라로 팔려간 입양아 차헌태는 물론이고, 뻔히 군대에 갈 수 없는 상황임에도 복지부동한 행정기관의 행태에 이골이 난 강칠구에, 마재복을 통해 드러나는 한국 사회가 갖는 은연 중에 드러나는 인종차별까지. 그리고 올림픽 유치를 위한 도구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던 스키점프라는 비인기 종목. 곳곳에서 한국이란 국가가 갖고 있는 국가적 차별과 강압적 사회 분위기가 드러난다.

이들에게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긍심이나 자부심 따위는 없다. 국가가 개인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이들 역시 그저 자신들의 사리사욕, 그 중심에 있는 가족애를 충족시키기 위한 욕망만 자리할 뿐이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사회적 루저로 취급받던, 선수는 물론이고 코치까지, 하나가 되어 무언가 이루낸다는 대리만족적 성취감과 현란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화면 구성이 마지막까지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영상에 절묘하게 매치되는 음악, 러브홀릭의 Butterfly는 정말 최고였다. 매번 동계올림픽때면 스치듯 지나치던 스키점프가 그렇게 매력적인 종목이었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비춰지는 긴박한 화면 구성 속에,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를 때면 느껴지던 짜릿한 전율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벅차오르던 그 감정은 스키점프라는 비인기 종목의 적절한 선택에 대한 보답이었다.

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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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리그 우승팀을 예상한다는 것은,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개입될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한다면, 너무나 무모한 일이겠지만, 다들 하니깐 나름의 프리미어리그 예상을 해보자면, 일단 첫번째 우승 후보로 첼시를 꼽고 싶다. 이러한 판단은 다른 빅4팀에 비해 첼시가 그나마 선수 출혈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큰손으로 작용했던 레알, 맨시티, 바르샤에 피해를 받지 않는 빅4팀은 첼시가 유일하다. 특히, 존 테리와 카르발료, 드록바를 잔류시킨 것이 크다. 여기에 지난 시즌 내내 지적됐던 사이드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의 부족을 지르코프를 영입함으로써 어느정도 숨통이 트였다. 여기에 말루다가 지난 시즌 히딩크 체제 하에서 보여줬던 폼을 계속 유지해 주고, 조콜마저 합류한다면 어느 포지션 하나 부족함이 없게 된다. 물론,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드록바나 아넬카 중 한명이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 난조로 경기로 풀리지 않을 경우,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다는 것이 걸리긴 한다. 쉐브첸코가 복귀하긴 했지만, 여전히 거취는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첼로티가 얼마나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느냐 관건이다. 히딩크가 했던 만큼만 해준다면, 맨유의 리그 4연패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맨유는 공격진의 출혈이 너무나 크다. 팀의 에이스이자, 어려울 때마다 결정적인 한방으로 팀을 구해냈던 호날두. 그리고 언제나 극적인 골을 만들어냈던 테베즈. 이들의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현재 스쿼드로 이들의 공백을 모두 대신할 수 있으리라 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나마 어느정도 선방하느냐가 중요하다. 발렌시아, 오베르탕, 토시치, 나니, 오웬 등이 분발해줘야 한다. 그마나 다행인 것은 수비진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건재하단 것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브라운과 점점 성장 중인 하파엘과 파비우 형제까지. 이런 점에서 맨유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어느 팀을 만나던지, 쉽게 지지 않는 막강한 수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비를 바탕으로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 얼마나 많은 승점을 따낼 수 있느냐인데, 그런 점에 있어서 이번 시즌 맨유는 1대0 승부가 꽤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호날두를 레알에 보내면서 챙긴 두둑한 자금으로 여름 이적시장에 다른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리버풀은 수비진의 붕괴가 가장 크게 우려된다. 히피아와 아르벨로아가 레버쿠젠과 레알로 가버렸다. 물론 글렌존슨을 영입하긴 했지만, 그가 얼마나 리버풀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게다가 사비 알론소가 이적했다는 것이 가장 큰 손실이다. 아퀼라니를 AS로마에서 영입하긴 했지만, 아직 아퀼라니는 가능성만 보여줬을 뿐, 사비 알론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계속되는 부상으로 얼마나 제대로 된 폼을 발휘할 수 있을지. 결국 사비 알론소의 공백을 대신하기 위해선 루카스와 아퀼라니의 포텐이 대폭발하길 바라는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연쇄작용으로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했던 제라드가 수비부담으로 인해 공격력이 줄어들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제라드의 공격 가담이 적어 진다는 것은 토레스가 홀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 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마땅한 토레스의 공격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보로닌이 합류하긴 했지만,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바벨은 여전히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니, 결국 토레스가 부상없이 시즌을 뛰어주길 바래야 할 형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스체라노를 지켰다는 것인데, 계속적인 바르샤의 구애를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뿌리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겠다. 결국, 리버풀은 이번 시즌 토레스와 제라드를 부상에서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리버풀은 더욱 그렇다.

아스날은 공격과 수비의 핵심인 아데바요르와 콜로 투레를 맨시티에 내줬다. 지난 시즌 수비진 붕괴로 시즌 막판에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시즌 중반에 마찰이 있었던 갈라스는 다행히 팀에 잔류했다. 하지만 베르마엘렌을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선수 영입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 특히 주전 공격수 아데바요르를 내주고도 아무런 선수 영입이 없었는데, 아데바요르의 공백을 어떻게 대신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훈텔라르를 아스날에서 잡을 것이라 봤는데, 이마저도 잡지 않았다. 물론, 아데바요르가 없어도 반 페르시나 에두아르도, 벤트너, 벨라, 아르샤빈, 월콧이 있긴 하지만, 매시즌 어느정도의 확실한 득점을 해줬던 아데바요르가 없는 것이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반 페르시나 에두아르도가 그다지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벤트너의 포텐이 대폭발하길 바라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여기에 돌아오지 않는 로시츠키와 최근 부상으로 이탈한 나스리까지. 그리고 계속되는 파브레가스를 향한 다른 팀들의 구애를 언제까지 뿌리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이렇게 빅4팀들의 사양을 고려했을 때, 첼시-맨유-리버풀-아스날 순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 무시 못할 팀이 바로 맨시티이다. 지난 시즌엔 선수들의 네임 밸류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었지만, 이번 시즌엔 제대로 된 선수 영입으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만약, 구애 중인 레스콧마저 데려오게 된다면, 빅4팀과 비교해도 전혀 딸리지 않는 스쿼드를 완성하게 된다. 여기에 맨시티는 빅4팀과 달리 리그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이다. 지난 시즌 빅4팀을 위협했던 아스톤 빌라나 에버튼이 얇은 스쿼드로 UEFA컵까지 겸해야 했기 때문에, 시즌 마지막에 힘이 딸려 쫓아가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맨시티로썬 이번 시즌 충분히 해볼 만한 시즌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 유로파 리그에 참가하는 아스톤 빌라나 에버튼보다 맨시티에 더 많은 가능성을 부여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초반에 라모스 감독이 삽질을 해놔서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포츠머스에서 보여준 레드납 감독의 능력을 토트넘에서 재현해 낸다면 충분히 빅4 팀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만약, 맨시티나 토트넘이 빅4에 진입한다면, 아스날이 순위권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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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지.아이.유격대라는 알았어도, 지.아이.조는 몰랐는데, 그놈이 그놈이었나 보다. 아무튼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을 보는 내내 분쇄되어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끼워맞추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피규어에 대한 기억은 있어도 스토리에 대한 기억은 당최 되살아 나질 않았다. 이런 영화에 그깟게 뭐가 중요하겠냐만은, 친절하지 않은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보는 내내 기억을 나노마이트에 점령당한 것 마냥 찝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은 117분의 러닝타임 동안 CG로 쳐발라진 스크린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영화였다.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은 딱 여름에 볼 만한 액션 영화의 모든 것을 제대로 뽑아내고 있었다. 시작부터 물량공세가 대단하다. 스피디한 액션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머지 않은 미래에 이런 기술들을 얼마나 구현해 낼 지 모르겠으나, 휘황찬란한 갖가지 무기들이 보여주는 비주얼은 만화의 실사화가 무엇인지 증명시켜 준다. 게다가 그 웅장하고 거대한 스케일은 진짜 이것들은 제대로 뻥카를 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너무나 극명한 선과 악의 구조나 저급한 스토리의 완성도, 들쭉날쭉한 캐릭터에 대한 이해, 여전히 미국이 만세라는 세계관, 이따위 불편한 요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비주얼이 주는 쾌감이 이를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앞선 불편한 감정 따위나 이병헌이 왜 닌자야 하는 애국심에 도취된 분노를 잠재우고, 어릴적 무뇌의 상태에서 놀이터 흙바닥에서 피규어를 가지고 놀던 그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 당시에 느꼈던 피큐어가 하나씩 들어갈 때마다 자신의 전투력이 상승하는 것 같던 착각 못지 않은 만족감을 충분히 가져다 준다.


이병헌은 충분히 돋보였다. 예전 <스피드 레이서>의 비만큼의 기대감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이병헌은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에서 보여진 악의 무리 중 가장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 워낙 다른 캐릭터들의 액면가가 떨어진 탓도 있지만, 아무튼 하얀 도복으로 무장된 모습도 그렇고,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우수에 찬 눈빛도 그렇고, 스네이크와의 대결에서 보여진 조각같이 다듬어진 근육질의 몸매도 그렇고, 전혀 흠잡을데 없었다. 여기에 어색할 수 있는 영어 발음에 약간의 기계음이 섞인 듯한 음색을 만들어 버리니, 양키들 사이에서도 전혀 이질감없이 녹아들 수 있었다.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는 제목 그대로 이제 시작인 것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이 앞선에서 너무 빵! 터트린 나머지 후속편에 갈수록 힘이 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사막을 뒤집어 놨으며, 에펠탑을 무너트렸고, 빙하마저 깨부셔놨으니, 이제 어딜 부셔놓는단 말인가. 이제 남은 것은 우주? 아무튼 무더운 여름에 빵빵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극장에서 무뇌의 상태로 눈과 귀를 스크린에 모두 맡긴 채 117분 동안 더위를 잊고 지내기엔 제격이다. 역시 여름엔 액션이고, 그 액션 갈등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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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경기이고,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본 탓에 그다지 집중해서 보진 못했다. 그럭저럭 후반에 박주영이 결승골을 넣으면서 승리했단 것에 만족하는 정도랄까. 실질적인 에이스 박지성이 없는 가운데서 어떠한 플레이를 보여줄까 기대했는데, 박지성의 공백이 그다지 크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골 결정력은 불만족스러웠다. 파라과이가 친선경기인 탓도 있고, 원정경기인 탓도 있어서인지, 그다지 위협적인 공격을 하지 못하고, 전반 내내 한국한테 끌려다닌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여러 번의 득점 찬스가 있었는데, 이것을 살리지 못하고, 후반에 겨우 박주영의 결승골로 승부를 지었다는 것은 그만큼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좋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Flash] http://image.newsbank.co.kr/flash/001@NC242009081302612466


이번에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공격수라 하면 이동국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선수인데, 어제도 역시나 공격수로써의 그다지 믿음직스런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허정무호가 투톱 체제로 나간다는 가정 하에 박주영-이근호 외에 다른 조합을 찾아보고자 노력한 것 같은데, 일단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어서 인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여러차례 동선이 겹치는 모습을 보였다. 미들이나 이근호가 볼을 잡았을 때, 이동국이 보여줘야 할 움직임은 앞선으로 나와 볼을 받아주거나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기 위해 다른 공간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을 보였어야 하는데, 이동국은 이 두가지 동작에 모두 미흡했다.

청소년 대표 시절이나 올림픽 대표 시절만 해도 나름 장점이 있는 선수였는데, 지금은 어느것 하나 뚜렷하게 내세울 것이 없는 그저그런 선수가 되어 버렸다. 제공권이 좋은 것도 아니고, 몸싸움을 즐겨하며 수비수를 괴롭히는 스타일도 아니고, 개인기가 좋은 것도 아니고, 스피드가 빠른 것도 아니다. 이런 이동국의 스타일은 이미 미들즈브러에서 뛴 경기로 충분히 입증됐다. 현재 K리그에서 득점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곤 하지만, 글쎄, 이동국만큼 국대로써 많은 검증 기회를 가졌던 선수가 있었던가. 차라리 월드컵 경험을 찾고 있는 설기현이나 안정환에 기대를 가져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Flash] http://image.newsbank.co.kr/flash/001@40242009081200240138


후반에 들어온 이승현은 나름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 선수 역시 부족한 골 결정력은 여전했다. 이승현을 주목해서 본 것이 지난 시즌 부산에서 안정환과 함께 뛸 때 였다. 파라과이전 처럼 기가막힌 스피드로 여러차례 찬스를 만들어 냈었다. 공간을 보고 안정환이 찔러주면, 이승현이 파고 들어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만들곤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도 찬스만큼 득점을 올려주진 못했다. 이번에도 후반에 조커로 투입되어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휘젖고 다니는데 까진 성공했었다. 하지만 마지막을 결정짓진 못했다. 물론 박주영의 득점이 이승현의 슈팅을 골키퍼가 쳐 낸 것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긴 하지만, 공격수라면 확실히 결정지을 장면에서 해줬어야 했다. 그래도 국가대표 데뷔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박주영은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 K리그에 있을 당시만 해도 지속적으로 박주영의 키핑력에 대해서 비판을 했었는데, 프랑스 리그로 진출한 이후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 수비와 경쟁하면서 볼을 오래 소유할 수 있게 되다보니, 전체적인 시야도 늘어 패스의 질도 좋아졌고, 경기를 읽는 능력도 좋아졌다. 이번 결승골 역시 침착성이 돋보였다. 대개 그런 찬스에선 볼이 뜨기 마련인데, 골문 구석을 보고 침착하게 잘 차 넣었다. 축구 센스야 워낙 타고났기 때문에 파괴력만 좀더 높인다면 국대 공격수로써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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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시대인지라, 오해가 대세다. 이런 흐름은 영화판에서도 마찬가지다. <차우>가 괴수물이 아닌 코믹물이었듯, <해운대> 역시 기대했던 블록버스터급 재난물이 아닌, 그냥 가족애를 다룬 드라마였다. 윤제균 감독은 한국형 재난영화를 만든다고 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그가 말한 한국형이 무엇인지, 그 뚜렷한 형체를 찾아 낼 수 없었으며, 기대했던 재난의 맛 또한 없었다. 여태껏 윤제균 감독이 흥행해왔던 그 코드를 그대로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대>는 꽤 영리한 영화이다. 여태껏 쌓아온 경험치가 있었던 탓에 흥행코드를 제대로 읽고, 한국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놨기 때문이다. <해운대>를 재난영화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실 알맹이가 하나도 없게 되어 버린다. 쓰나미의 실체에 대한 관심도는 오직 김휘(박중훈)씬에서만 집중되고 있으며, 그 밖의 주류가 되는 인물들에선 그 낌새조차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쓰나미가 휩쓸어 버리는 그 모양새가 '뜬끔'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이전의 흐름과의 간극 또한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해운대>에서 쓰나미가 갖는 의미란, 어설프게 얽혀있던 인물들 간의 오해와 갈등을 희석시키는 부산물에 불과한 정도이다. 사실, 왜 그들의 오해와 갈등이 쓰나미가 지난간 후에 그렇게 눈 녹듯이 사라져버린지에 대한 뚜렷한 대답도 없다. 그저 내부의 갈등이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의해 잠시나마 잊혀진 정도로만 보일 뿐이다. 물론, 거기엔 쓰나미로 인해 희생된 아픔이 잔존하고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애초에 갖고 있던 오해와 갈등의 실마리와는 별개이다.

아무튼 이렇게 알맹이없이 맹한 영화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윤제균 감독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힘의 원천은 바로 특색있는 캐릭터에 있었다. 최만식(설경구)과 강연희(하지원)을 중심으로, 최형식(이민기), 김희미(강예원), 오동춘(김인권)의 독특한 매력이 영화내내 물씬 풍겨난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듯한 <해운대>의 쓰나미가 아닌, <해운대>에 사는 사람들의 얘기가 주구장창 이어지지만, 그 갈등과 대립이 그다지 첨예하지 않는 수준에서, 사람 냄새를 느끼게 해주고, 지루하지 않는 수준에서 마지막 쓰나미 한방까지 잘 이어오기 때문이다.

설경구의 다소 과장된 사투리와 하지원의 너무 어눌한 사투리가 살짝 거슬리긴 하지만, 그다지 크게 흐름을 해치지 않으며, 김인권을 필두로, 강예원과 이민기가 보여주는 코믹씬 역시 나름의 재치를 보여준다. CG 또한 그렇게 나쁘지 않기 때문에, 쓰나미 자체의 CG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면, 그냥 팝콘무비로써 그다지 실망스럽지 않는 수준이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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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e메일같은 개인정보가 거리낌없이 떡찰에 의해 까발려지는 시대라, 그다지 감출것도 없는 정보이긴 하지만, 찝찝함에 사용하던 e메일을 지메일(gmail.com)로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하니메일, 오르지오, 엠팔에 이어 이제 지메일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용하던 메일 서비스를 옮길 때마다 걱정인 것이 기존 서비스에 있던 메일 데이터를 어떻게 같이 옮기느냐는 것이다. 몇몇 메일 서비스에선 eml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만, 요즘은 그런 메일 서비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메일도 업로드같은 것은 지원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기존 e메일 데이터를 모두 날려버리자니 뭔가 아쉽고, 그렇게 고민하던 차, 지메일은 IMAP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사실에 기존 메일 서비스의 그대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다. 먼저, 기존에 사용하던 메일 서비스에서 옮기고자 하는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는다. 대개 이런 정도의 서비스는 제공해준다.

테스트삼아 한메일의 받은편지함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서 지메일로 옮겨보겠다. 먼저, 받은편지함의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는다. 이때, eml파일로 다운로드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지메일의 IMAP서비스를 활성화해서 다운로드한 eml파일을 Outlook Express를 통해 동기화하면 된다. 지메일 계정의 환경설정에 들어가 IMAP서비스를 활성화한다.


그 다음 Outlook Express를 실행시켜, 지메일 계정에 대한 IMAP관련 설정을 해주면 된다.


이렇게 모든 설정이 끝나고 나면, 아래와 같이 지메일 계정이 Outlook Express를 통해 나타난다.


이제 다운로드받은 eml파일을 Outlook Express를 통해 동기화시키면 된다.


그냥 해당 파일을 드래그해서 옮기고 싶은 편지함에 넣어주면 된다. 이렇게 복원한 메일 데이타는 지메일 계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웹상에서 지메일 계정에 들어가보면 아래와 같이 한메일 계정에서 다운받은 데이터가 복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같은 방법으로 옮기고자 하는 메일 데이터를 지메일로 옮기면 기존의 데이터를 버리지 않고도 메일 계정을 변경할 수 있다.


지메일이 좋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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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를 교체한 후 PES2009를 설치했더니, 게임에만 들어가면 그래픽이 깨져서 나오는 것이었다. 분명, 메인보드를 교체하기 전엔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너무 의아했다. 혹시 보드에 따라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달라지는 것인가 하는 의심도 품어봤고, 이래저래 테스트를 해봤지만, 그러한 증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메인보드의 칩셋파일을 업데이트도 해보고, 그래픽카드의 드라이버 파일도 업데이트 해봤다. 그리고 PES2009도 다시 설치해 봤다. 그래도 증상은 여전했다. 그래픽 퀄리티를 LOW로 낮춰봐도 나아지질 않았다. 파워가 약하면 그래픽카드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에 350W 하는 파워를 450W로 바꿔봤다. 그래도 증상은 여전했다.

하는 수 없이, 그래픽카드를 택배로 보내 A/S를 받아 새로 설치해봤다. 어라? 그런데도 증상은 여전했다. 아, 그냥 PES2009는 포기하자고 생각하던 차, 마지막으로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파일을 새로 설치하고, PES2009를 다시 설치했더니, 깨지던 화면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그래픽카드에 있었고, 그렇게 고쳐진 후엔 드라이버 파일을 새로 깔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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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맨유와 FA컵 우승팀 첼시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맨유의 선발 라인업은 루니와 베르바토프가 최전방에 나섰고, 좌우에 나니와 박지성이 나왔으며, 중앙엔 캐릭과 플레처가 수비적으로 위치했다. 부상으로 빠진 비디치를 대신해 에반스가 나왔으며, 퍼디난드, 에브라, 오셔는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첼시는 아넬카와 드록바가 투톱으로 나왔고, 다이아몬드 형태의 중앙엔 램파드, 말루다, 에시앙, 미켈이 위치했으며, 수비엔 이바노비치, 테리, 카르발료, 애슐리 콜이 나섰다. 양팀 모두 그다지 큰 전력 손실없이 베스트 멤버가 나섰다.

첼시는 시작부터 중원을 잡아 가면서 타이트하게 맨유를 압박했다. 경기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코너킥 찬스에서 이바노비치가 오른발 슈팅으로 첫골을 뽑을 뻔 했으나, 에브라가 헤딩으로 걷어내며 맨유는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전열을 재정비한 맨유는 왼쪽에 나선 나니를 필두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나니는 지난 시즌 호날두가 해줬던 역할을 대신해기 위해 노력했지만, 확실히 개인기량에선 딸리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퍼거슨은 나니에게 기대하는 바가 많은지, 코너킥을 비롯해 프리킥도 나니에게 전담시켰다. 이런 퍼거슨의 믿음 때문인지, 나니는 발이 느린 이바노비치를 제친 후 중앙으로 파고 들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첫골을 뽑아냈다.

▲ 나니의 강력한 슈팅이 첫 득점으로 ⓒ 스카이스포츠


첫골 이후 경기는 맨유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특히 박지성은 사이드에만 치우쳐있지 않고, 다소 수비적으로 나선 플레처와 캐릭을 대신해 공격과 수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돼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정적인 찬스에서 박지성의 골은 들어가지 않았다. 사이드에서 베르바토프가 올려준 볼을 루니가 헤딩으로 떨궈줬고, 박지성이 몸을 날려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체흐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후 베르바토프가 박지성과의 2대1 패스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슈팅한 것이 체흐의 선방에 막혀 튀어 나오자, 박지성이 제차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막히고 말았다. 오셔가 길게 연결한 볼도 베르바토프 부럽지 않은 간결한 퍼스트 터치로 볼을 잡애냈지만, 카르발료가 걷어내며 슈팅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맨유의 공격이 한차례 첼시 진영을 휩쓸고 간 후, 첼시도 서서히 기회를 잡아나갔다. 특히 드록바는 순수 개인 기량으로 좋은 슈팅을 공간을 만들어내며, 반 데 사르를 대신해 나온 벤 포스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반이 끝나 갈 때쯤, 드록바가 기가막힌 패스로 말루다에게 슈팅 찬스를 만들어 줬지만, 말루다의 어이없는 슈팅으로 좋은 찬스를 날리며, 전반을 0대1으로 뒤진 채, 마쳐야 했다.

후반들어 첼시는 나니와 에브라의 빠른 발을 막지 못하던 이바노비치를 대신해 보싱와를 투입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양 사이드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말루다와 애슐리콜, 보싱와가 적극적으로 양 사이드를 파고들며 중앙으로 좋은 패스를 연결해 나갔다. 결국, 후반 얼마되지 않아 말루다의 크로스를 벤 포스터가 쳐냈으나, 드록바와 경합과정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에 카르발료는 헤딩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맨유는 나니 부상 당하자, 발렌시아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첼시가 어수선한 상황을 틈 타, 역전골을 뽑아냈다.

▲ 좋은 위치 선정으로 동점골을 뽑아낸 카르발료 ⓒ 스카이스포츠


확실히 판정은 불만족스러웠다. 미켈을 대신해 들어온 발락과 에브라의 충돌 과정에서 발락이 고의적으로 에브라를 쳐냈으나, 주심은 경기를 끊지 않았고, 이에 첼시 선수들은 공격을 계속했다. 결국 드록바의 패스를 받은 램파드가 강력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앞서 발락과 에브라가 충돌했을 땐, 그다지 에브라의 고의적이지 않은 행동에 대해선 경기를 끊었던 주심이, 발락의 고의적인 팔꿈치 공격엔 너무나 관대했다. 관중들의 야유만큼이나 찝찝한 득점이었다.

▲ 램파스의 역전골 ⓒ 스카이스포츠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로 이어졌다. 퍼거슨은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며 마지막 동점골을 노렸다. 박지성을 긱스로, 오셔를 파비오로, 베르바토프를 오웬으로, 플레처를 스콜스로 교체했다. 첼시도 말루다를 대신해 데코를 투입했다. 양팀 모두 정교한 패스를 통한 공격보단 길게 길게 연결하며 한방을 노렸지만, 중원에서의 공방전만 계속됐을 뿐, 어느 팀도 찬스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경기가 그렇게 끝나갈 듯 했다. 하지만 경합과정 중 긱스가 쇄도하며 볼을 따냈고, 수비 뒤로 빠져들어가던 루니를 보고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루니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에 걸릴 만한 아리송한 위치였으나, 부심은 깃발을 들지 않았고, 루니를 그대로 돌진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없이 승부차기로 이어졌으나, 긱스와 에브라가 실축하면서 첼시가 우승을 차지했다.

▲ 긱스의 패스를 골로 연결한 루니 ⓒ 스카이스포츠


맨유는 확실히 역습상황에서 화력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나니가 호날두를 대신하기엔 아직 역부족으로 보였다. 게다가 루니나 베르바토프 모두 아래로 내려와 볼을 받아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상대 수비가 마크하기 한결 수월해 보였다. 수비에선 플레처와 캐릭이 많이 내려와 협력해줘, 어느정도 괜찮아 보였으나, 반 데 사르를 대신해 나온 벤 포스터는 너무나 불안했다. 드록바의 쇄도에 압도 당하는 느낌이었으며, 쉬운 볼처리 역시 어정쩡하게 처리하며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기도 했다. 첼시도 돌파형 윙어의 부재는 여전했다. 게다가 포메이션마저 사이드를 제외하고 배치하다보니, 전반에 많이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맨유의 사이드 공격 위력이 많이 약해져서 그렇지, 좀더 강력한 상대를 만난다면 좀더 고전했을 것이다. 두팀의 경기를 보건데, 이번 시즌은 어느 시즌보다 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2009 FA 커뮤니티 실드] 맨유 vs 첼시 골장면 (승부차기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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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구글 애드센스에서 애드센스 수표 사진 콘테스트가 있었다. 마침 환전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수표가 하나 있어 응모했더니, 덜컥 수상자로 선정되어 버렸다. 원래 10명을 뽑는다고 했는데, 8명만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참가자가 많지 않았던 모양이다.


진작에 도착했었는데, 이제서야 올린다. 아무튼 간지나는 구글 쇼핑백.


도착한 기념품은 바로 스피커이다. 너무 귀엽고 앙증맞다.


구성품은 이러한데, 건전지를 사용해 휴대용으로 쓸 수도 있으며, usb를 연결해 컴퓨터 옆에 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Britz제품이다.


뒤쪽에 usb연결선과 line in연결선이 있다. 그리고 세워놓을 수 있도록 투명 케이스도 같이 있다.


위쪽엔 전원버튼과 볼륨조절이 있다.


전원을 키면 이렇게 앞면의 구글 로고 아래 파란 불빛이 들어온다. 모델명 BR-2200N으로 검색해보니, 2만원이 넘는 제품이다.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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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가 사망하는 바람에 애럴 좀 먹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보드를 구매하면 쉽게 교체할 수 있지만, 구형 모데이라 그런지,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 없어서, 옥션에서 비슷한 수준의 중고 보드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 보드를 선택함에 있어서 몇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cpu를 해당 메인보드가 지원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특히 cpu 소켓에 맞는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한다. cpu의 확실히 모델명을 알고 있으면 보드 선택이 더 용이하다. 해당 cpu 모델을 지원하는지에 대해 판매자한테 문의하면 되니깐 말이다.

그 다음이 ram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ram을 해당 보드가 지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ram 슬롯이 몇개가 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요즘은 ram 가격이 싸서 그냥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른 장치들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 특히, 그래픽카드의 경우 현재 나오는 제품들은 pci express 슬롯을 사용하기 때문에 메인보드에 agp 슬롯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까지 agp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그 밖에도 자신의 가지고 있는 pci 주변 장치들과 메인보드의 pci 슬롯의 수를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은 메인보드의 크기이다. 케이스까지 다 바꿔버리는 경우라면 상관없지만, 기존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면, 구매하고자 하는 메인보드의 크기가 케이스에 들어갈 만한지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큰 케이스를 사용한다면 상관없겠지만, 슬림형 케이스를 사용할 경우 구매한 메인보드가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사항들을 모두 확인했다면, cpu를 떼어내고 다시 새 메인보드에 부착할 때만 조심해면 특별히 걱정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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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테마왕 대상이란다. 구글 본사라니, 후덜덜하다. 7월 중순 쯤에 랜카드 고장, 메인보드 고장, 그래픽카드 고장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블로그는 물론이고, 컴퓨터 자체를 전혀 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텍스트큐브닷컴의 이벤트도 잊고 있었는데, 최근 컴퓨터를 심폐소생술로 회생시킨 후, 양치질을 하면서 수북히 쌓여있는 한rss의 글들을 보다가 입안 가득히 있던 치약 거품을 뿜고 말았다.


사실 지난번 우수 블로거 지원 프로그램은 블로그를 옮긴 블로거만을 대상으로 했기에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이번엔 전체를 대상으로 했기에 첫날 응모만 한 뒤,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대상이라, real 소름 돋았다.

해외는 커녕, 아직까지 제주도도 못 가봤고, 비행기도 한번도 못 타봤기에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내가 탄 비행기가 태평양을 횡단하다 추락해 상어밥이 되는 것은 아닌지, 무사히 미국에 도착하지만 어설픈 영어로 인해 입국심사에 걸려 억류되는 것은 아닌지, 무사히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지만 미국 갱들을 만나 INGRAM MAC 10에 맞아 머리통이 날아가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제세공과금은 얼마나 나올지 그것도 가장 걱정이다. 9월에 갈 예정이라는데, 일단 보험부터 들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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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영화를 보러 가기 전, 포스터나 예고를 통해 느껴지는 영화에 대한 기대와 예상치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차우>는 어떤가. 누가 봐도 식인 멧돼지와의 사투를 다룰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포스터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식인 멧돼지가 주는 느낌이, 흡사 <괴물>에서 맛본 봐 있었던 그 맛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장소와 인물, 괴수의 정체만 달리할 뿐, 전체적인 분위기는 <괴물>과 유사하거나, 그에 근접한 수준을 기대케한다. 하지만, <차우>는 이런 기대와 예상을 철저히 배신한다. 식인 멧돼지의 정체라곤 영화의 절반이 지나서야 밝혀지고, 마을을 위기 속에서 구해낼 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주가 되어야 할 식인 멧돼지의 CG는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 그만큼 허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우>는 충분히 볼 만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차우>가 그려내고 있는 웃음 코드라는게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할 것처럼 보이긴 하다만, 괴수물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만 낮춘다면, 새로운 장르적 재미를 가져다 줄 신선함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우>가 허접한 CG를 메우고자, 코믹적 요소를 넣은 것은 아니겠지만, 식인 멧돼지가 주는 공포의 중심에 설치해논 웃음의 정체가 묘하게 인간 본성을 자극한다. 사실 이러한 공포와 코믹의 불편한 동거는 자칫 영화를 맥빠지게 만들거나 혹은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차우>는 그 경계와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인간이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생존에 대한 본능이다. 이러한 극한의 공포 속에서 생존을 위한 이기심은 어쩌면 인간 본성으로써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괴수물 같으면 철저히 배제되었을 이러한 이기적 행동들이 <차우>에선 노골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희생과 헌신으로 감동을 짜내려는 헛된 노력도 없다. 이 지극히 당연한 본능에 대해 철저히 현실적인 모습만을 보여준다. 그 속에 느껴지는 공포와 유머의 아이러니한 교차가 <차우>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차우>에서 보여지는 웃음 코드가 대체로 그런 것이다. 쫒고 쫒기는 긴박한 상황에서, 죽음을 목전에 앞둔 치열한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에 대한 직설적 까발림. 그리고 적절하게 배치된 다양한 캐릭터들. 물론 영화적으로만 허용될 법한 그런 몇몇의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지나치게 허구적이거나 과정되지 않은 것이 충분히 공감적으로 다가온다.

일부러 그렇게 홍보를 한 것인지, 아니면 허를 찌른 유머적 요소를 노린 것인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결과는 반반이다. 이러한 장르적 배신이 즐거움으로 다가올지, 아니면 허접하고 불성실한 관객 모독으로 다가올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시도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드문 괴수물을 이런 식으로도 그려낼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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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폭우가 많이 쏟아지는 이번 여름이라, 그다지 무덥지는 않지만, 어쨋든 여름만 되면 아이스크림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위드블로그의 '샤베트틀'은 정말 땡기는 아이템이었다. 어릴적에 요구르트는 물론이고, 쿨피스까지 통채로 얼려서 먹던 기억이 있기에 '샤베트틀'이 있다면 좀더 편하게 여러가지 것들을 얼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도착한 '샤베트틀'은 직관적으로 볼 때 그다지 정교해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아이들 장난감처럼 보일 정도로, 간단한 구성이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아이들이 직접 만들게 하면 재밌어 할 듯 싶다.


총 4개의 구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개도 색깔별로 이루어져 있다.


'샤베트틀'의 손잡이도 그다지 정교하지 않다. 역시 아이들 장난감처럼, 그냥 구멍 위에 얹어놓는 수준이다. 좀 깔끔하게 막을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냥 덮어 놓는 형태라서 자칫 넘어트리기라도 하는 날엔 내용물을 다 쏟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단 깨끗이 씻은 뒤, 각각 구멍을 우유, 야구르트, 수박으로 채워 넣었다. 보통 액체를 얼려서 고체가 되면 부피가 늘어나는데, 어떤 것을 넣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계산해서 어느정도까지 채워넣으라는 표시가 있으면 더 좋을 뻔 했다. 컵라면의 물 붓는 눈금처럼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구멍에 얼리고 싶은 것들을 채워 넣은 뒤, 냉동실에 넣고 몇 시간을 기다리면 된다. 위쪽이 딱 막히는 형태가 아니라서 쓰러지면 엎지를 수도 있으니, 평평한 곳에 놓아야 한다. 냉동실에 적당한 공간을 확보해 놓기를.


몇 시간이 지난 뒤, 뽑아내 보면, 이렇게 아이스크림이 완성되어 있다. 이 때도 잘 뽑아야 한다. 당연히 쉽게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이런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좀 쉽게 빼는 방법은 아래쪽을 살짝 물에 담궈 놓은 뒤, 30초 후쯤에 뽑으면 쉽게 빠진다. 아무튼 어릴 때 생각도 나고, 간편한게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 참 좋다. 이번 여름은 샤베트틀로 시원하게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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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언제부터 생겼었는지 모르겠다만, Daum 영화에서 합법 다운로드를 시작했다. 솔직히 가격이 그리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애드클릭스 덕분에 Daum 캐쉬가 조금 있는데, 그걸로 결제하면 번거롭지 않아 좋긴 하다. 다른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엔 얼마나 많은 영화가 있는지 모르겠다만, Daum 영화엔 356편의 영화가 준비되어 있다. 최근에 개봉했던 전지현의 <블러드>도 올라와 있다. 솔직히 이 영화를 3,500원 주고 보기엔 돈이 좀 아깝긴 하다.


아무래도 가격은 영화의 인지도나 출시년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다. 예전에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이노센트 보이스>가 2,000원 하길래 냉큼 결제했다.


그런데, 역시나 파이어 폭스에선 이용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IE를 사용해야 된다는.


아무튼 IE로 다운로드 클릭하면, 핸드폰 결제, Daum 캐쉬 결제, 신용카드 중 선택이 가능하다. 현재 Daum 캐쉬 잔액이 넉넉하게 있으니 바로 결제.


1.45GB를 다운로드 하는데, 23분이 걸렸다. 그다지 나쁜 속도는 아닌 것 같다.


영상을 보니 자막 파일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영상에 합쳐진 상태라 자막을 바꿀 수 없는 것이 불편했다. 그래도 화질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렇게 한번 결제한 영화는 구매 후 3일 이내에선 다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론 pc 이외에도 mp4 플레이어에서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선택 다운로드가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밖에도 다운로드 버튼을 블로그 같은데 퍼가서 블로그를 통해 누군가가 다운로드 할 때, 블로거에게 인센티브를 Daum 캐쉬로 주는 방식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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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갔었던 해산물 뷔페 '씨하우스'가 '미라지'로 바꼈다는 얘기에 한번 찾아가 봤다. 쇠고기와 샐러드가 주를 이루는 뷔페로 바뀌어 있었다. 예전엔 해산물이 주를 이뤄, 회를 안 먹으니 살짝 돈이 아깝단 생각에 그다지 자주 가진 않았었는데, 이제 쇠고기 & 샐러드 뷔페로 바꼈으니 그전보단 낫겠다 싶었다. 게다가 평일 점심이 10,900원으로 이전보다 가격도 착했다. 대충 둘러보니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바뀐 것이 없고, 그 안에 준비된 요리들만 살짝 바뀌어 있었다. 테이블만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바뀌었을 뿐이었다.


기본적으로 싱싱한 야채가 많은 것이 좋았다. 게다가 다른 음식들도 짜거나 맵지 않아 싱겁게 먹는 나로썬 입맛에 딱이었다. 특히 롤은 더 맛있었다. 그리고 고기를 안 먹고 갈수가 없어서, 대충 조금만 챙겨 먹었다.


상추와 버섯을 준비해 놓고, 고기는 소량만 가져왔다. 쇠고기라고 하는데, 역시 국산은 아니었고, 칠레산 이었다. 미국산도 있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양새가 절로 군침이 돌았다. 고기는 언제나 소량만. 깔끔하게 먹기엔 딱 좋은 것 같다. 다만, 평일 저녁과 주말엔 가격이 생각만큼 착하지 않다. 평일 저녁엔 14,900원이고, 주말엔 17,9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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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다시 헤어캅 헤어토닉으로 돌아갈까 생각했었는데, 마침 g마켓에서 '종근당 모리가락'을 저렴하게 판매하길래,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읽어보고 당장에 질러 버렸다. '종근당 모리가락'에 대한 대체적인 평은 일단, 사람들의 불만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효과를 봤다는 사람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크게 실망한 사람도 없어서, 무난하게 한번쯤 사용해 볼만 하다고 느꼈다.


이것 역시, 샴푸와 에센스가 세트로 들어 있는데, 설명서를 보면 알겠지만, 에센스가 무스타입이다. 국내 최초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샴푸도 그렇지만, 에센스가 상당히 작다. 용량도 적고.


샴푸는 고농축이란 말답게, 소량만 손에 덜었을 뿐인데, 충분히 샴푸질을 할 만한 정도로 거품이 일어났다. 샴푸 후 머리를 말린 뒤, 에센스를 사용하면 된다.


빗을 에센스 통에 돌려 넣으면 된다.


뒤쪽을 누르면 빗쪽에 거품이 일어나게 된다.


이렇게 거품을 일으킨 후 두피에 바르기 보단 먼저 바르고자 하는 두피에 빗을 가져간 후 뒤쪽을 누르면 바로 두피에 닿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바를 수 있다. 확실히 다른 제품의 스프레이 형태보단 두피에 효과적으로 바를 수 있었다. 약간 상쾌한 느낌도 드는 것이 냄새도 그다지 역하지 않고 좋았다. 앞으로 계속 써봐야 겠지만, 현재로썬 좋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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