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큐브 테마왕에 뽑혔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함께 갈 다른 블로거들과 일정을 조율하고, 실제 한국을 떠나기까지 대략 1달여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모든 비용은 구글에서 제공했지만, 40만원에 조금 모자라는 제세공과금은 납부를 해야 했다. 그렇게 출발일 9월12일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함께 갈 일행들과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3시에 만나기로 했기에, 울산에선 새벽 7시에 출발해야 했다. 울산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공항리무진 있었지만, 하루에 3번 밖에 운행하지 않았으며, 시간도 맞질 않아, 결국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인천종합터미널로 간 뒤,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가져간 짐은 특별히 많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날씨가 흐리다길래 반팔과 긴팔 티셔츠를 적당히 챙겼고, 혹시 몰라 우산도 챙겨갔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먹어야 할 약을 챙겼다. 디카는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똑딱이로 준비했으며, 여분의 배터리와 하루 하루 찍은 사진을 옮겨 놀 PMP도 가져 갔다. 그리고 혹시 모를 여행용 영어회화 책까지.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7시에 인천행 버스를 탔다. 요금은 인천국제공항까지 한번에 가는 공항리무진보다 저렴했지만, 시간은 더 오래걸렸다. 예상 소요시간이 6시간이었다.


시간대가 이른 아침이어서 조금 일찍 도착하지 않을까 했는데, 정확히 6시간이 걸려서 인천종합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1회용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계양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인천국제공항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는 있지만, 지하철은 계양역에서 다시 공항철도로 갈아 타야 하기 때문이다.


계양역에 도착해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표를 끊고, 열차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제 30분 정도만 더 가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이때 시각이 정확히 13시54분. 인천국제공항에서 모이기로 한 시각이 15시였으니, 거의 알맞게 도착한 셈이다.


드디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여태껏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었기에, 공항이란 곳을 처음와 봤는데, 모든 것이 삐까뻔쩍한 것이, 뭔지 모르게 레벨이 한단계 고급스럽게 업된 느낌이었다.


이렇게 좋은데, 우리 가카는 왜 인천국제공항을 못 팔아서 안달일까.


두리번, 두리번. 모이기로 한 장소가 어딘지 몰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가는 리멤버 투어의 김대리님께 전화를 하니,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자기도 다 와간다고 했다. 그 때가 14시30분이었건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기에 근처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4층에 여러 식당이 있었는데, 그나마 저렴하다고 적혀있어 들어갔더니, 식당의 가격표가 후덜덜했다. 무슨 금가루를 뿌려 논 것도 아니고.


식탁 위에 올려진 삶은 계란도 1개에 무려 1,000원이나 한다.


무려 13,000원짜리 돌솥 비빔밥을 먹고, 3시가 살짝 지나서야 다른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행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블로거 5명에, 리멤버 투어의 김대리님, 구글 이부장님과 나루터님까지. 나루터님은 다른 행사를 통해 기회를 획득하셔 동행하게 됐다. 남자 넷, 여자 넷으로 비율도 딱 맞았다.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꼬날님 블로그를 제외한 다른 블로그는 이미 관심블로그로 등록이 되어 있었기에 어느 정도 느낌이란 것이 있었다. Cherry님은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블로그도 이미 구독중이며, 웹상에 공개된 사진을 통해 어느정도 얼굴을 가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님도 블로그에서 풍기는 분위기 그대로, 뭔가 몽환적이면서 오묘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snoopy님은 블로그에선 뭔가 강한 인상을 받았는데, 인상 좋은 중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82년생 대학생이었단 사실에 충격. 꼬날님은 처음 뵙는 분이지만(다른 분들도 처음 뵙지만), 뭔가 상대를 편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첫인상에서 부터 노련함이 풍겨났던 구글의 이부장님이 나보다 연상이었단 사실에 놀랐고, 딱 대학교 3학년 정도의 컴덕후로 보이던 나루터님이 아이가 있는 30대 중반의 가장이란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블로거 캐리커쳐)


연님과 함께 면세점을 잠깐 둘러 본 뒤,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구에 들어섰다.


지하철같은 것을 한번 더 타고 들어가야 했다.


여기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들어가게 될 탑승구이다. 한가지 의아했던 것은 그렇게 신종인플루로 난리난 것처럼 그러더니, 막상 공황에 와 보니, 주변에 마스크 쓴 사람이 나 혼자 뿐이었단 사실이다.


우리가 타게 될 비행기이다. 싱가폴 항공의 비행기란다.


드디어 비행기 탑승이 시작됐다.


창가쪽엔 연님이 앉고, 그 옆에 내가 앉고, 오른쪽엔 김대리님이 앉았다. 자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좁았다. 영화에선 넓직하게 앉아있더니,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앞에 달린 스크린과 리모콘은 마움에 들었다.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과 같은 것을 즐길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는데, 영화도 최신 영화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볼 만 했다. 다만, 자막은 한글이 아니었다. 그래도 한국 영화도 있었고, 한국 쇼프로도 있었기 때문에 나름 즐길 만 했다.


영화가 거의 다 본 것들 뿐이라, 그냥 음악을 들으며 테트리스를 즐겼다. 이 테트리스는 비행기 내 다른 이용자들과 멀티 플레이가 가능했는데, 방을 만들고 아무리 기다려봐도 들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드디어 이륙하는 비행기. 뭔가 바이킹 타는 기분이 살짝 들더니, 이내 편안해졌다.


구름 위로 올라선 비행기. 장관이다.


얼마되지 않아 기내식이 나왔다. 쌀밥을 먹기 위해 닭찜을 시켰다.


평범하지 않은 닭찜의 맛이, 그저 쌀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했다.


샐러드도 뭔가 평범하지 않은 맛이 났고, 빵도 어찌 그리 짜던지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었다.


그렇게 비행은 계속되었고, 중간에 스낵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서서히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따지면, 저녁이 될 때였지만,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잘 잤지만,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 시끄러운 엔진소리를 들으면 잠을 청하기란 쉬운 미션이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리는 듯한 기내식이 준비되어 나왔다. 볶음밥이 약간 짜긴 했지만, 그래도 함께 나온 과일과 먹으니 나름 먹을 만 했다. 요플레도 나쁘지 않았다.


서서히 대륙이 보이지 시작했다. 저게 바로 신대륙이다.


여기가 바로 샌프란시스코인가? 뭔가 이국적인 냄새가 난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를 마친 뒤 각자의 짐을 챙겨 공항을 빠져 나왔다.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내심 입국심사때 걱정했지만, 앞서 김대리님이 팀으로 왔다는 말을 해준 덕분에 며칠을 있다가 갈 거냐는 질문만 하고 통과할 수 있었다.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카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디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현지 시각으로 13시쯤 된 것 같았다. 샌프란시스코엔 안개가 유명하다더니, 저멀리 안개가 뿌옇게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부터 현지 가이드 오경선님의 안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를 관광하게 될 예정이었다.


우리가 묵게 될 힐튼호텔로 가고 있다. 호텔과 공항을 오가는 셔틀버스인데, 기사분께서 많은 짐을 다 옮겨 주셨다. 현지 가이드분이 팁을 주셨다곤 하지만, 거의 할아버지급 되는 기사분이 무서운 캐리어를 모두 옮기는 모습은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우리가 3박5일 동안 묵게 될 힐튼호텔이다. 공항에서 외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그런 덕분인지, 주변 경관은 오히려 더 좋았다.


방도 깨끗하고 깔끔했다. 무엇보다 큰 침대와 TV가 마음에 들었다. TV는 LG제품이었다.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냉장고가 없다는 것과 정수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인터넷도 하루에 무려 11달러를 지불해야 사용할 수 있었다. 한국의 모텔에선 냉장고와 정수기는 물론이고, PC사용까지 공짜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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