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지만 막상 기사로 보고나니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E스포츠(스타크래프트)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강의 프로게이머 최연성이 너무 빨리 은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든다. 물론 그 은퇴가 부상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본좌라인(임요환-이윤열-최연성-마재윤)에서 가장 큰 임팩트를 느꼈던 최연성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한참 스타크 방송을 보다가 안 보기 시작한 것이 최연성의 시대가 막을 내렸을 즈음이었던 것 같다. 최연성의 등장은 그야말로 쇼킹 그 자체였다. 상대가 누구든 일단 멀티부터 먹고 시작했다. 9드론 발업 저글링이 오든, 생마린 푸쉬가 오든, 투게이트 질럿 찌르기가 오든 환상적인 수비로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타이밍을 이겨낸 후 다수의 멀티를 바탕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듯한 운영과 물량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같은 자원먹고 나오는 그의 절대물량은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정도였다. 개인리그 자체가 '최연성을 이겨라'라고 불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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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하는 최연성 ⓒ fomos.kr


관광경기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줬던 선수이기도 했다. 기요틴 맵에서 전태규를 상대로 마린과 벌처만 뽑아서 드라군을 제압하는 모습이나 저그유저 변은종을 상대로 다수의 고스트를 뽑아서 디파일러를 제압하던 모습, 노스텔지아 맵에서 이병민을 상대로 다수의 레이스와 벌처만으로 골리앗, 탱크를 제압하는 모습은 당시로써는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더군다가 같은 프로의 세계에서는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홍진호를 상대로 마치 프로토스전을 연상케하는 엄청난 양의 탱크를 보여주며 온 맵을 뒤엎었고, 김정민의 배틀크루즈와 발키리를 only 레이스만으로 상대하는 모습은 아직까지 기억이 생생하다.

등장부터 본좌라인 중 가장 큰 임팩트를 주었기에 가장 빠른 은퇴 역시 충격적이긴 마찬가지이다. 언제나 임요환과 함께 게임할 것이라 생각했었고, 언젠가는 이윤열과 다시 결승무대에 설 것이라 기대했었기 때문기에 더욱 그러하다. 물론 코치로써 다시 볼 수는 있겠지만 그의 모습보단 그의 환상적인 경기가 다시 보고 싶기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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