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4년이나 묵혀놨던 영화지만, 지금 봐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만큼 포장되지 않은 사랑에 관한 현실은 너무나 냉혹하게 시공간을 초월한다. 언제나 같은 곳을 바라볼 것 같던 민석의 한마디 "내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 오랜 연인 사이의 이별은 그저 너무 오래 만나 질려서 헤어지는 듯 하지만, 민석의 이 한마디가 옳은 듯 하다. 처음 사랑할 땐 그저 나보다 너를 위해 배려하고 희생하는 것으로만 사랑의 전부라고 여긴다. 그래서, 항상 나보다 너에게 내 모든 촛점을 맞추려 노력하기 마련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가족과의 여행보단 연인과의 여행을 택했던, 그래서 미안했지만, 한편으론 행복했던 제주도 여행을 떠나는 현정을 보면, 바로 그러하다. 소위, 눈먼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점점 자신의 가족관계, 친구관계, 생활패턴, 사회생활, 자신의 목표나 가치관까지 상대로 인해 변하고 달라지게 된다. 그러다가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 자신을 잃은 것을 두려운 순간,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하지 않다는 것을 깨닳은 순간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느낀다.

영화는 여기서 상훈을 등장시켜 결혼에 관한 현실적 공감을 이끈다. 그렇게 오랫도록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좋아서 결혼하는게 아니라 싫지 않아서 하는 현정을 보노라면, 처연한 현실이 우리 혹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투명한 유리관을 통해 바라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어찌보면 민석의 이별 멘트보다 상훈의 일상적 멘트들은 오히려 현실에 가깝다. 사랑할 줄 모르는 너무나 답답하고 투박한 남자들의 특성을 그대로 모아논 상훈이 바로 현실의 남성상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대화와 이해를 요하는 여자와 달리, 여자들의 논리적 추궁을 회피하고, 상황모면을 위한 자기 의지적 행동들로 일관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현정과 상훈의 갈등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또, 이러한 갈등의 시작과 끝을 관조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네 현실이기 때문이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의 그 알싸함이란.


아직도 모르겠다. 마지막 현정의 "미안해"가 민석과의 재회에 대한 사과인지, "나는 꾸준히 사랑을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노력하지는 않은것 같아"라는 대사처럼 노력하지 않은 자신의 사랑에 대한 자책인지. 중요한 것은 사랑에도 타이밍이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만큼 날 양보하는 게 사랑임을 깨달았어"라는 민석의 말처럼 뒤늦은 깨달음은 후회만 남는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영화이며, 과연 그 사랑에 대해 되돌아 볼 타이밍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비단, 사랑 뿐만 아니다. 타이밍을 놓쳐버린 상훈의 씁쓸한 현실과 그것마저 알고 있는 상훈 자신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누구도 미워할 순 없다. 민석도 이해되고, 현정도 이해되고, 상훈도 이해가 된다. 그게 우리들 현실이고 삶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쉽다면 이런 영화는 혼자보고 싶다는 것이다. 나야 그렇다쳐도 극장 안의 그 많은 솔로부대들은 뭘 알고 온건가?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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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이란 칭호도 호화스럽다. 그 만큼 세련되지도 못하고, 그 만큼 탄력적이지도 못하다. 그저 코미디를 빙자한 조잡함이랄까. 미국 연예계를 풍자도 하고 싶고, 코미디도 찍고 싶고, 로맨스도 찍고 싶은 마음에 그저 짱뽕시켜논 것에 불과하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힘이 딸리고, 웃음의 발화 역시 너무나 원초적이고, 스토리 역시 매력적이지 못하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영국 3류잡지 회사를 운영하던 '시드니 영'이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일류잡지 회사에 스카웃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자신의 원대한 포부완 달리, 능력을 발휘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기자와 배우들과의 연대를 보며, 모두 가식이고 위선이라 평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시디니 영'의 무능하다는 결론 뿐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정신적 연대의 '앨리슨'과의 로맨스가 가해지고, '시드니 영'의 좌충우돌이 엮여지지만 한계는 곧 드러난다.

그녀만 바라보기엔 돈이 아까워!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그리 매끄럽지 못해, 에피소드가 컬트적으로 단절된 느낌이다. 배우들 서로에게 작용하는 감정의 변화선 역시, 뒤죽박죽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하기엔 억지스럽고, 버거운 느낌마저 든다. '시드니 영'의 성공가도를 그려내는 장면 역시 그 전에 나왔던 좌충우돌과 시련, 고난은 온데간데 없이, 마치 그가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였던 것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설득력을 잃어간다. 그래도, 마지막에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결론은 넣어주고 싶었던지, 갑자기 벅차오르는 냉가슴을 부여안고 '앨리슨'을 향해 내달리는 '시드니 영'의 모습에서 그저 고생많았다는 느낌만 줄 뿐이다.

6.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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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대표팀 데뷔 무대를 치룬 정성훈에 대한 평은 대체로 후하다. 여태 조재진에 대한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터라 그런 듯 싶다. 포스트 플레이를 한답시곤, 저질렀던 만행들이 자연스레 비교되며, 정성훈이 우위에 놓이게 된 덕분이다. 정성훈의 합류는 대표팀 공격 형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바로, 투톱체제이다. 높이의 정성훈과 스피드의 이근호가 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냈다. 또, 여태 수비에 비협조적이였던 공격수들과 달리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미들에서 한결 수월한 플레이를 가능케 했다. 이런 것들은 정성훈이 큰 부진만 겪지 않는다면, 유효한 가능성들이다.

▲ 루카토니가 되라! ⓒ mydaily


하지만, 정성훈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먼저, 그의 슈팅력이다. 이번 대표팀 경기에서 직접 골을 넣진 못했지만, 제몫은 해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골보다 아쉬웠던 것은 슈팅이다. 제대로 발에 갖다 댄 슈팅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K리그 경기에서 보아온 정성훈이 바로 그러하다. 분명, 발재간이 있는 것은 분명한데, 제대로 발동한 적이 없어 아쉽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자세로든, 어떤 각도에서든, 볼이 날아오면 골대를 향해 날카로운 슈팅을 날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 공격수의 미덕이것만 정성훈에겐 그게 부족하다. 흔히 말하는 슈팅 센스가 없다.

둘째는 그의 몸싸움과 헤딩력이 수비가 강한 팀을 상대로도 통하느냐는 것이다. 이번 UAE전에 나온 상대 수비들은 정성훈보다 월등히 키가 작았던 상대들이다. 그래서 정성훈을 막기엔 힘이 부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동분서주한 탓에 다른 공격수들에게 공간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만약 마토와 같은 수비가 대인방어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정성훈같은 공격수가 몸싸움하는 것만으로도 수비들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부담과 버거움은 다른 성질의 것이다. 어쩌면 정성훈의 헤딩에 이은 패스 연결이 아시아 안에서만 통할 능력일 수도 있단 얘기다.

▲ 대기만성형 괴물 루카토니


세번째는 그의 나이다. 정성훈이 한국의 루카 토니가 되어 준다면 좋겠지만, 이태리에서 루카 토니가 두각을 나타내던 때와 양상이 다르다. 대표팀 합류가 유력했던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 진출로 인한 누수였고, 정조국은 부상으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서동현과 신영록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게다가 설기현은 소속팀에서 투톱의 한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이다.즉, 정성훈에겐 그리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부진하다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대체자는 많다는 소리다.

마지막으로 국내 팬들의 조급증이다. 현재 정성훈의 대표팀 입지는 어찌보면 잉글랜드의 헤스키와 흡사하다. 주연보단 조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스키에 대한 잉글랜드 팬들의 인내심만큼 국내 팬들이 기다려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다음 경기가 사우디 전인 것을 감안하면 골 넣기 수월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UAE 경기에서 골을 넣었어야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크다. 물론, 이러한 우려들을 불식시킬 만한 능력일 갖추어야 국대 공격수로 적합하겠지만, 피기도 전에 시들어질까 우려가 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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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홍당무>는 여태 보아왔던 코미디 영화의 전형이 아니다. 그래서 문제이다. 얼마나 관객을 납득시키고, 이해시킬 수 있느냐가 흥행의 관건이 되겠다. 여타 코미디 영화에서도 독특하고, 범상한 캐릭터는 등장했었다. 하지만, '미쓰 홍당무'의 양미숙은 단순히 익살스러운 웃음의 코드가 아니다. 얼필, 처연해 보이기까지 하고, 그녀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렇게 못된 년도 또 없다. 아무튼 본격 왕따 민폐 캐릭터라 보면 무방하다. 이런 캐릭터의 범상함은 비단, 양미숙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야기의 주축을 이끌어가는 5명의 등장인물이 모두 다 독특한 캐릭터로 무장한채 준비도 안된 관객에게 노출된다.


사실 <미쓰 홍당무>의 큰 이야기 줄기는 뻔하다. 양미숙의 지랄발광을 보는게 전부이다. 여기서 지랄발광은 사전적으로 양미숙을 정확히 설명해준다. 지랄은 '마구 법석을 떨며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발광은 '미친병의 증세가 밖으로 드러나 비정상적이고 격하게 행동함'이다. 양미숙은 과대망상으로 인해 사소한 행동에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며, 마구 법석을 떨기 요란하고, 사리 분별도 못하고, 앞뒤 구분도 못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가끔 발광마저 한다.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선 마구 저질러 버린다. 시원하게 크게 소리내어 웃을 수가 없다. 그저 기가막혀 웃는다가 맞을 듯 싶다.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까지 베어나오는 웃음 코드가 그러하다.


그래도, '미쓰 홍당무'의 최대 미덕은 결말에 있다. 아무도 '왕따' 양미숙을 동정하지도 않고, 연민을 느끼지도 않는다. 관객마저 그렇다. 그녀가 사랑스럽게 느껴질 여력마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곁에 두고 싶지 않은 그런 인물이다. 그저, 왕따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의 벽을 조금씩 누그러트릴 뿐이다. 희극적 인물을 최전선에 배치함으로써 현실 속에서의 냉대와 비하를 조롱하듯 풍자한다. "세상이 공평할 거란 기대를 버려!"가 가장 큰 교훈이랄까. 아무튼, 너무 유하지도 않게, 너무 강하지도 않게 적절한 결말에 도달한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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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평가전인 우즈벡과의 경기나 이번 최종예선 UAE 경기가 상대적으로 약팀이여서 패배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았지만, 그래도 이정도의 화끈한 득점력을 기대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높은 득점력을 칭찬하고자 하는 바는 아니다. 다득점보다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은 공격의 다변화였다. 여태껏 승리하고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에는 뻔한 공격패턴에 있었다.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상대할 때, 상대가 수비지향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것이란 것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인데도 불구하고, 뻔한 패스와 뻔한 크로스로 일관하다 상대의 카운터 어택에 종종 맞아 쓰러질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물론, UAE의 수비력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긴 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공격진의 공격전술은 대체로 훌룡했다.

▲ 2경기 연속 2골의 이근호 ⓒ Xports News


먼저, 이근호의 첫번째 골은 오랜만에 나온 스루패스에 이은 득점장면이라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 역습찬스에서 기존 같았으면 사이드를 계속 파고 들다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을 법한데, 기성용은 반대편의 이청용에게 길게 내줬고, 그 공을 이청용이 받음과 동시에 이근호는 상대 수비보다 한발 빠르게 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이청용은 이근호의 들어가는 공간에 스루패스를 넣어줬고, 이근호는 지체없이 바로 슈팅을 날려 골로 만들어 냈다. 어쩌다가 공격수 앞에 떨어진 볼을 차 넣은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된 패스의 마무리로써의 슈팅이었다.

▲ 들어가는 이근호를 보고 있는 이청용 ⓒ Xports 방송 캡쳐


그리고, 다소 박지성에 의존적인 국대 공격수들에 대한 비판 중 하나가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먹을 선수가 없다는 소리였다. 그런 점에서 이근호의 두번째 골도 새로운 가능성 중 하나를 보여준 것이다. 이 역시 역습 찬스였다.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에서 박지성이 이근호에게 연결했고, 이근호는 박지성의 들어올 공간을 보고 다시 밀어준 뒤, 상대 수비보다 빠르게 상대 수비 사이로 파고 들어갔다. 그 때, 박지성을 상대 수비 두명을 이끌고 돌파하다, 오프사이드에 걸리지 않게 이근호의 앞에 밀어넣어줬고, 이근호는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두 선수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 이근호에게 밀어준 박지성의 볼 ⓒ Xports 방송 캡쳐


그 뿐만이 아니었다. 비록,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정성훈의 존재감은 확실히 무게가 있었다. 단순히 공을 머리에 갖다 대는 수준을 넘어, 왼쪽의 박지성에 연결되는 헤딩패스는 여러차례 좋은 공격장면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피지컬이 좋아 상대 수비가 반칙을 하지 않고는 막지 않을 정도로 위협적이어서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에 대한 수비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가져왔다. 특히, 빠른 발의 이근호와의 직접적인 호흡은 없었지만, 각자의 역할이 잘 분담되어 두 공격수가 겹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 최강 몸빵 정성훈 ⓒ NEWSIS


그리고, 후반에 들어온 김형범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마지막 골을 만들어냈다. 이청용이나 박지성에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크로스의 부정확성이다. 이청용이나 박지성은 사이드에서 공을 잡으면 바로 크로스를 올리기 보단, 다른 선수에게 한번 내준 뒤 받아서 들어가 중앙에 땅볼로 연결해주는 스타일이라면, 김형범은 사이드에서 직접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주거나 살짝 중앙으로 들어가 각을 만들어내 슈팅을 날리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에서 김형범의 합류는 대표팀에게 굉장한 이점이 된다. 이천수가 없는 프리키커의 공백을 메울수도 있으며, 이청용이나 박지성과는 다른 형태의 윙어로써 상대 수비를 곤란하게 만들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 역시 캡틴 박지성


그런 점에서 이번 대표팀의 선수 면면은 괜찮은 편이라 볼 수 있다. 새로 합류한 선수나 기존의 선수가 잘 유기적으로 융화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공격력이 UAE보다 강팀인 북한, 이란, 사우디를 상대로도 보여줄 수 있으냐이며, 다른 선수로 대체되었을 때도 같은 화력을 보여줄 수 있으냐이다. 그런 점에서 다소 얇아 보이는 선수진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게 느껴지긴 했다. 아무튼, 다양한 공격루트에서 다양한 득점장면을 만들어 냈다는 것에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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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사생활>을 통해 오랜만에 보는 멕 라이언은 너무나 변해버린 얼굴과 달리, 연기는 여전히 다른 영화에서 비춰왔던 그 모습 그대로여서, 그다지 신선하거나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마치, 예전 먹다 남은 빵을 다시 꺼내 먹는 느낌 같다고 할까. 그냥 허기나 채우려는 그런 심정으로 말이다. 그게, 멕 라이언의 탓은 아니다. 그렇다고, 원제가 <The Women>인 탓도 아니다. 그냥, 영화 자체가 그렇다. 그 넓은 극장 안에 나 혼자 남자였음에도 지루해하는 것은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던 것을 보면, 그다지 여자들의 흥미도 이끌어내지 못한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 포스터가 젤 적당할 듯


<내 친구의 사생활>이란 제목은 그저 영화를 지탱하주는 큰 줄기에 불과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그냥 원제 그대로 <The Women>이다. 평온해 보였던 메리(멕 라이언)의 일상에서 남편의 불륜을 시작으로, 메리의 변화된 생활과 심경을 주변인과의 관계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관객들은 그리 흥미롭거나 유쾌하지 못하다. 사건의 해결이 확실한 매듭없이 그저 어느새 시간이 다 해결해 버리니, 공감도 되지 않을 뿐더러, 이해시키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특이할 만한 점은, 남자배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남자배우를 본 기억이 없다. 고작해야 전화 통화를 통해서 등장할 뿐이다. 그마저도 음성도 들려주지 않는다. 그만큼 철저하게 여자들만을 위한 영화로 만들어내고 심정이었을 듯 하나,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마치, 공갈빵처럼 겉은 먹음직스럽게 포장해놓고는, 속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가 전부인 그런 영화이다.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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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마저 <라디오 스타>의 신정환이 게스트를 향해 어김없이 하는 질문이 있다. "누구누구에게 뭐뭐이란?"의 형태를 띈 질문으로, 가령 "이승환에게 음악이란?"과 같은 유형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에게 있어 서민이란 무엇일까.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아도 그들의 여태 보여온 행태로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금 외환 보유고가 문제가 되는데 IMF 때는 금모으기 운동을 했었다"며 "집집마다 100달러, 500달러 등이 장롱에 있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과연, 서민들 장롱 속에 100달러, 500달러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 예전 어릴 때, 장판을 들어 올리면 그 속에서 100원, 500원 발견했단 소릴 들은 적은 있어도, 장롱 속에서 100달러, 500달러 발견했단 소리는 처음 듣는 것 같다. 아무리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비행기 한번 못 타보고, 해외 한번 나가보지 못한 사람들도 넘쳐난다. 이런 사람들에게 달러를 내놓으라니, 자기들 기준에선 이런 사람들은 서민이 아니란 소리다. 자신들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장롱에 100달러, 500달러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서민쯤 되는 것이고, 나머지들은 매달 세금이나 꼬박꼬박 내주는 노예들에 불과한 것이다.


이날 오후 이틀째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국민 80%가 종부세 완화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에 대해서 "1%가 내는 것을 왜 80%에게 묻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당신, 종부세 내봤어? 안 내봤음 말을 말어~"라는 우스갯 소리로 들린다. 정부가 정책을 추친함에 있어서는 나라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정책의 방향성을 찾고,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한 방법 내에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내지도 않은 인간들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왜 들어야 한다고 따져 묻는다. 마치, 이명박 찍을 생각도 없는 사람들에게 왜 여론조사 하냔 소리로 들린다. 결국, 종부세도 못 낼 정도로 가난한 인간들에겐 물어 볼 가치도 없단 얘기다. 그들은 그저 매달 세금이나 꼬박꼬박 내주는 노예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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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리프 현상을 가져다 준 대한민국의 리만브라더스 파워가 예상보다 컸던 모양이다. 내리막 길에서 자전거 패달을 밟듯, 미친듯이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모양새가 예측 모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죽겠다고 욕만하고 있을 수는 없는 형세이다. 현 세태 속에도 리만브라더스가 가져다 준 긍정의 힘을 찾아보자.


하나. 외화유출방지 효과
언젠가 <100분 토론>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기억하기론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논설위원으로 기억된다. 노무현 행정부때 환율을 너무 낮춰놔서 기러기 부부가 늘어났고, 해외 유학생이 증가했다며, 이젠 좀 높아질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환율 정책을 옹호했다. 아무튼, 이제는 높아진 환율로 인해 기러기 부부와 해외 유학생이 유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곧 해외로 유출되는 국부가 감소함을 말해준다. 기러기 부부도 그렇고, 해외 유학생도 그렇고, 다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에서 받아 쓰는 것이기에, 견디다 못해 돌아오게 될 것이다. 게다가 해외 유학생들의 유턴은 고급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둘. 이혼율 감소와 국민 대화합 달성
기러기 부부의 유턴과 함께, 이혼율의 감소도 가져다 줄 것이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대에 혼자 벌어서 어떻게 살겠는가. 게다가 황혼 이혼이 늘어만 간다는데, 이 역시 막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본인을 위해서든, 자식을 위해서든 이혼보단 어떻게든 똘똘 뭉쳐 살아갈 것이니, 이로써 매년 증가세를 보여오던 이혼율이 감소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 나아가 그들이 그토록 부르짖던 국민 대화합도 어쩌면 이뤄낼지 모를 일이다. 단순히 부부만 뭉쳐서 될 일이 아니다. 예전 새마을 운동하던 마냥 전국민이 하나가 되어 죽어라 일만 해야 한다. 이는 지역감정 해소와 함께, 어쩌면 남북의 빈부차도 줄어들어 남북화합까지 이끌어 날 가능성도 없는 것만은 아니다.

셋. 저급 영어강사의 감소
여기저기 활개치고 다니던 싸구려 저급 영어강사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돈도 벌고, 여자도 얻어, 한국 남정네들을 열폭하게 했던 그들에게 있어서 한국은 더 이상 꿈의 무대가 아닌 것이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고국에 가져가는 순간 휴지조각처럼 취급받게 되어 있으니, 이제 다시 고국에서 하던 막일이나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추가로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슈가 되고 있는 불법체류자의 감소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넷.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증대
현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최대 수혜주는 전자와 자동차 분야이다. 환율 상승이 국내물가 상승을 통해 내수부진을 심화시키긴 했지만, 수출에서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올림픽 7위로 747공약의 세계 7위 국가 달성을 이뤄냈으니, 어쩌면 7% 성장율을 이뤄낼지도 모를 일이다. 수출로 먹고 나는 나라에서 수출 잘되면 짱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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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와 예고를 통해 그토록 궁금하게 만들었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이글 아이>는 장르를 탈바꿈하고, 동시에 영화 자체적인 매력도 잃고 만다. 그 실체가 놀랍도록 정교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거나, 예측 불변의 것이었다면 모를까. 다소, 맥빠지는 수준에 머무르기에 더욱 그렇다. 다들 어디선가 한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시시함에 이후 영화를 이끌어갈 원동력마저 잃게 된다. 물론,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보다 일찍 감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영화는 그게 끝인거다. 스릴러의 덕목을 판타지로 내팽겨 친 댓가를 톡톡히 치뤄야지 않겠는가.

물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예측 가능 범위 내에서의 현실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영화의 러닝타임 절반 이상을 그토록 꽁꽁 숨겨놨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정체가 진부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은 억지스레 첨부해논 미국적 가족주의이다. 부모, 형제가 얽혀 있는 상황 속에 모두가 행복한 자리를 찾았을 때, 비로소 미국의 평화가 찾아오는 것냥 아양을 떠는 모습이 다른 할리우드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쉴새없이 달리는 액션의 미좁은 틈바구니에 끼어든 모양새가 그리 정교하지 못해, 캐릭터의 손실마저 가져온다.


그렇다면, 117분의 시간동안 줄기차게 보여지는 액션은 어떤가. CG를 최대한 자제한 채, 실제 액션으로 대체했다곤 하지만, 그 역시 매번 봐왔던 새로운 것 없은 장면의 연속에 불과하다. 핸드폰, CCTV, 네비게이션, 전자광고판까지 모든 전자 시스템을 통제하는 시퀀스도 이제는 익숙함마저 든다. 과연, 후반부의 조잡한 논리로 들이대는 그 정체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이렇게 열심히 실제로 몸뚱아리 굴렸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기 힘든 수준이다.

즉, 처음의 시작은 그럴 듯하게 했으나,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여태껏 많은 영화에서 보여줬던 장면들을 짜집기한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동기도, 실체도, 결말도. 모두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기에,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액션물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성에 갇혀있다. 그저, 킬링타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영화다.

7.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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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비뉴를 영입하면서 빅4를 위협하고자 하는 맨시티지만, 여태까지의 경기력으로 보건데, 아직까지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포츠머스를 대파할 때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위건을 상대로 전혀 공격을 풀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까지 경기력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듯 하다. 게다가, 조, 호비뉴, 필립스로 이어지는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선발에 비해 교체자원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것도 문제이다. 그리고, 경기가 안 풀릴 때 승부를 결정지어 줄 에이스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이러한 맨시티의 문제들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여실히 들어났다.

전반엔 확실히 맨시티가 압도한 경기였다. 스코어만 봐도 리버풀을 상대로 2골을 앞서갔으니 말이다. 단순히 호비뉴와 필립스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위주의 경기가 아닌, 중원을 서서히 장악하면서 리버풀을 위협해 나갔다. 엘라노, 아일랜드, 콤파니의 맨시티는 제라드, 알론소, 마스체라노가 지키는 리버풀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공격에선 조, 호비뉴, 필립스의 끊임없는 스위칭과 돌파는 리버풀의 수비진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리버풀은 번번히 공간을 내주면서 상대에게 패스가 끊기기 일쑤였고, 이런 문제들은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 맹활약 한 라이트필립스


끊임없이 오른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필립스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올려준 볼을 조가 한번에 처리해지 못했지만, 다시 필립스에서 이어졌고, 이 볼을 호비뉴에게 연결했다. 상대 수비가 호비뉴에게 2명이나 붙어있어, 호비뉴가 골문을 향해 돌아서기엔 힘들었지만, 어설프게 밀어낸 볼이 결국 아일랜드의 발에 걸려 첫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어진 추가실점도 필립스의 발에서 시작되었다. 두명의 수비 사이를 돌파하던 필립스가 상대 파울로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고, 이를 가리도가 절묘하게 감아차서 성공시켰다.

호비뉴는 절정의 기량은 아니었지만, 상대를 귀롭히기에 충분했고, 필립스는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을 이용해 좌우를 넘나들면서 끊임없이 괴롭혔다. 조도 최전방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수비까지 가담하면서 상대 수비를 괴롭혔고, 돋보이는 키핑력으로 볼을 소유하고 있다가, 호비뉴와 필립스에 좋은 패스를 넣어줬다. 리버풀에선 고작 리에라만이 좋은 찬스를 만들어낼 뿐이었다. 특히, 쿠잇은 좋은 찬스를 여러번 놓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 리버풀의 토레신 ⓒ gettyimages 멀티비츠


하지만, 후반에 맨시티가 지키는 축구로 돌아서면서 경기는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정상급 수비력이 아님에도 무리하게 잠그려 한 탓인지, 오히려 리버풀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주면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게 된다.  이러한 전술은 수시로 리버풀에게 슈팅을 허용하면서 암울한 기운을 느끼게 했고, 결국 토레스의 발끝에서 골이 터졌다. 오른쪽 사이드에서 올라온 볼을 토레스가 발끝으로 밀어넣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까진 맨시티도 할 만 했다. 바로, 정상적인 경기 운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 사발레타가 퇴장 당하면서, 경기는 급격히 리버풀 쪽으로 기울어지고 만다. 맨시티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퇴장이었다. 위협적인 태클이긴 했지만,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스트르텔이 조에게 가한 발차기는 아무런 경고없이 조를 교체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맨시티는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수적 열세도 있지만, 리버풀의 기세에 완전 밀린 느낌이었다. 특히, 사발레타가 있던 오른쪽은 번번히 뚫리며 위기를 초래했다. 결국, 제라드의 코너킥에 이은 토레스의 헤딩골로 동점이 됐고, 추가시간에 쿠잇이 극적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 사발레타 없는 오른쪽은 그저 구멍일 뿐!


이래저래 맨시티로썬 아쉬운 경기가 아닐 수 없다. 가장 아쉬운 장면이라면, 사발레타가 퇴장 당하기 전, 필립스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호비뉴가 날려버린 장면이다. 바로 골대 앞에서 볼을 수비수가 걷어내듯 찬스를 날려버렸으니, 차라리 뒤쪽에 들어오던 아일랜드에게 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을 말이다. 맨시티로썬 빅4의 벽을 실감할 수 밖에 없는 경기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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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주의, 민족주의 자극해서 돈 벌어보냈단 수작을 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다. 하지만, 일단 투자받아서 만들기 시작했으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대충 만들어도 "이런 위대한 좆선의 후예인 우리는 짱!" 식으로 자위하면서 봐 줄 정도로 아량이 널지 않거든. 그리고, 이정도면 투자자들한테 고개를 못 들 수준인데, 미안하지도 않은가?


특히, 마지막에 자기들도 만들다 지쳤는지, 똑같은 장면은 몇차례 우려먹는 만행을 저지르고, 넘쳐나는 시체들을 처리할 여력이 없었는지, 세웠다 눕혔다는 계속하더니, 결국 업드리면 안 죽는다로 마무리하는 꼴이라니. 근데, 더 웃긴건 이걸 보고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양반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평점은 왜 이리 높아! 정재영, 허준호, 안성기. 어디서 많이 봤던 조합이다?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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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쓰리백을 들고 나왔다. 지난 컵대회에서 초반 실점에 무너진 이유가 포백 탓이라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다음 시즌을 위한 전술 테스트인지 알 수 없으나, 새로운 전술을 선보인다는 면에선 긍정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수비 전술의 변화야 그렇다쳐도, 이강진을 쓰리백의 중앙에 논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여태껏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았던 이강진이 얼마나 제대로 된 수비조율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이런 수비 전술의 변화는 지난 컵대회보다 더 이른 시간에 실점하면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사이드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성호가 달려들어 이범영과 경합했고, 이 과정에서 볼이 뒤로 흘렀고 나광현이 가볍게 차 넣었다. 경기 시작 4분만에 실점이었다. 박성호에 대한 이강진의 커버 플레이가 한발 늦은 것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강진이 박성호와 경합을 해서 키퍼의 부담을 덜었어야 했다. 물론, 이범영의 판단도 아쉬웠다. 느리게 날아오는 크로스였기에, 애초에 나와서 볼을 처리했다면 좋았을 뻔 했다.

▲ 매서웠던 대전의 공격 ⓒ 축구공화국


초반에 빠른 실점이후 경기 페이스는 대전이 가져갔다. 부산은 서동원이 나오지 않은 탓에 중원에서 무게감있게 경기를 조율해 줄 선수도 없었으며, 부실한 수비를 뒷받침해 줄 선수도 없었다. 공격에선 박희도와 김창수만이 날카로운 돌파를 보여줄 뿐,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화성의 볼처리 미스로 인해 추가골을 실점하게 됐다. 이번 실점 역시 부산 경기에서 여러번 노출되는 문제점 중 하나였다. 수비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했을 때, 뒤로 천천히 볼을 돌려 지공을 나가거나, 빠른 공격수가 달리는 방향을 향해 속공으로 볼을 보내야 하는데, 이럴 때마다 부산은 우물쭈물하다 볼을 뺏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런 문제가 다음 시즌에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부산은 이번 시즌과 같이 어이없이 실점하는 상황을 많이 맞이하게 될 것이다.

▲ 겨우 동점에 성공한 부산 ⓒ 부산아이파크 홈페이지


그래도 다행스럽게 전반 막판, 파비오의 프리킥을 대전 수비가 어정쩡하게 처리할 때 앞서 나와 있던 박희도가 몸을 날려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후반들어 황선홍 감독은 수비를 다시 포백으로 돌린다. 그러면서 어느정도 수비는 안정감을 찾아간다. 전반에 비해 어이없이 무너지는 상황도 줄어들었으며, 볼 점유율을 높여갔다. 하지만, 좀처럼 골을 쉽게 나지 않았다. 부산의 공격이 그리 날카롭지도 못했으며, 대전이 수비가 그런 무딘 공격에 당할 만큼 허술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부산엔 물이 오른 정성훈이 있었다. 도화성이 뒤쪽에서 올려준 볼을 정성훈이 기가막힌 헤딩 떨구기로 최광희에 연결시켜줬고, 최광희는 1대1 찬스에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추가시간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매번 후반 막판에 무너지던 부산의 모습이 아니었다. 만약, 초반에 쓰리백으로 인한 실점이 없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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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빅4를 위협할 팀을 꼽으라면, 첫번째가 토트넘이었고, 다음이 포츠머스, 그 다음이 아스톤 빌라였다. 물론, 현재로썬 맨시티가 최우선이 됐지만, 아무튼 토트넘은 05-06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집단 식중독으로 인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아스날에 뺏긴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 전엔 항상 기대를 하게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이전 시즌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 연출된달까. 더군다나 엄청나게 욕을 먹던 마틴 욜 감독을 경질시키고, 데려온 라모스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새시즌에서 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야 자신이 원치 않았던 선수들로 시즌을 꾸려나갔다지만, 현재로썬 그런 변명조차 통하지 않는 상황됐다.


토트넘 측에선 베르바토프가 맨유로 갑작스레 이적해버리고, 아르샤빈을 데려오지 못해 공격수 구성을 제대로 못한 탓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여전히 팀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단 반증이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의 공격 형태를 보면, 대체적으로 중원을 생략한 채, 전방의 베르바토프나 로비킨을 겨냥해서 길게 내주는 방식이었다. 둘 다 제공권도 있고, 발재간도 좋고, 골 결정력도 높았기에 그런 방식이 꽤 잘 먹혔다. 둘의 호흡도 적절했다.

▲ 이제는 남남이 된 라모스 감독과 베르바토프 ⓒ gettyimages


지난 시즌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욜 감독이 미도와 같은 선수들을 중용한 모습에서 토트넘의 전술 형태를 엿볼 수 있다. 즉, 천천히 미드필드부터 압박해서 들어가지 않고, 빠른 윙을 이용한 역습이거나, 중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방으로 넘겨주는 방식으로 공격을 풀어냈다. 하지만, 현재의 토트넘 공격진에서 그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그런 전술을 펼치고 싶어도 소화해낼 선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베르바토프와 로비킨, 데포마저 이적시켰고, 대런 벤트는 여진히 미지수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얼핏 토트넘 측의 변명이 맞는 얘기처럼 들린다. 문제가 공격수 부재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토트넘의 고질병은 훨씬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싸움닭 다비즈 ⓒ UKLife.chosum.com


PSV시절의 이영표는 오버래핑이 능한 공격적인 풀백이었다. 현재 맨유의 에브라 못지 않게, 사이드를 따라 올라가 헛다리짚기를 여러차례 보여주곤 했다. 토트넘 이적 초기까지만 해도 그런 이영표의 모습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 기간이 바로 캐릭과 다비즈가 중원을 지키던 때이다. PSV시절 이영표가 오버래핑시 이영표의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코쿠가 했다면, 토트넘에선 다비즈가 그 역할을 했기에 뒤를 맡기고 사이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다비즈가 부상과 체력노화로 예전만 못하게 되자, 결국 이적을 했고, 그 뒤론 이영표도 수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밖에 없었다. 토트넘에서 다비즈만큼의 활동량있는 선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토트넘은 캐릭까지 팔아치워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다. 이 후 제나스와 조코라, 허들스톤이 그 역할을 맡고자 했지만, 역시나 역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 사냐같은 선수가 필요한 토트넘 ⓒ gettyimages 멀티비츠


이런 사정이 현재로까지 이어진 결과이다. 지난 몇 년간 토트넘엔 중앙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서, 풀백들의 오버래핑 한 자리를 매꿔주는 굳은 일을 하는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중원을 생략한 공격행태를 취한 것이다. 물론, 그게 욜 감독의 원래 취하고자 했던 전술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현재 6라운드까지 토트넘의 득점은 고작 4골에 불과하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팀 중 꼴찌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라모스 감독은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했지만, 가장 중요한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보강은 없었다. 즉, 수비형 미드필더는 그대로 둔 채, 그나마 공격을 이끌던 두 대들도를 이적시켜 버렸으니, 공격력이 나아질리가 없는 것이다. 현대축구는 미드필드를 지배해야 승리할 수 있다. 더군다나 빅4를 따라잡기 위해선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 토트넘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에시앙이나 마스체라노, 사비 알론소, 알벨다, 세나와 같은 강력한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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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클릭은 네이트닷컴의 링크네이트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블로그 수익모델이다. 수익의 발생하는 형태는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네이트 '폰 꾸미기'에 해당되는 벨소리나 컬러링을 담은 위젯을 설치해놓고, 방문자가 해당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 벨소리나 컬러링을 구매하게 되면, 판매금액의 20%를 OK캐쉬백으로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뮤직클릭을 설치하는 방법은 네이트닷컴에서 앨범을 만들어 위젯코드를 가져오는 방법과 티스토리 플러그인을 이용하는 방법 두가지가 있다. 방법이야 어찌됐던, 며칠 간 뮤직클릭을 설치한 뒤 경과를 지켜본 결과, 과연 뮤직클릭이 수익모델이나 위젯으로써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일단, 뮤직클릭은 수익모델 포지션 중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먼저, 수익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길다. 애드센스애드클릭스와 같이 단순히 클릭을 통해 발생하는 구조도 아니며, 애드찜과 같이 방문자가 문자메시지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구조도 아니다. 가장 수익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CPA 방식으로 링크프라이스인터리치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뮤직클릭은 물품의 단가마저 워낙 낮아서 물품의 판매금액에 대한 일정수준을 적립하더라도 그 금액이 턱없이 낮다. 즉, 수익이 발생하는 과정도 길고, 그 수익마저도 낮다는 의미이다.


위 캡쳐는 링크네이트의 적립금 총액에 해당된다. 신규서비스로 오픈한지 얼마 안된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낮은 금액이다. 같은 공간을 차지하는 애드찜이나 단가 낮다고 괄시받는 애드클릭스보다 못한 수준이다. 게다가, 적립의 형태가 OK캐쉬백 번호가 있어야 가능하기에, 다소 진입장벽이 존재한다고도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익성 이외에 위젯으로써의 장점을 있을까? 그렇다고 보기에도 힘들다. 일단, 블로거에게나 방문자에게나 즐길만한 요소를 없기 때문이다. 뮤직클릭 위젯을 통해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처럼 자신이 앨범에 담아논 노래들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방문자들 역시 클릭을 통해 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겨우 미리듣기를 통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형태이다. 또, 일차적으로 방문자의 클릭을 유도할 만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조도 아니며, 애드찜의 문자메시지처럼 존재가치로써 방문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다.


이렇듯 뮤직클릭의 포지션이 굉장히 어정쩡하다. 하지만, 그래도 개선의 여지는 있다. 바로 몇가지 장점들 때문이다. 먼저, 사이드바에 보이는 것처럼 뮤직클릭 위젯의 형태가 굉장히 미려하다. 4가지 스킨 밖에 지원하지 않지만, 그 스킨들이 꽤 블로그에 어울릴법한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래서 애드센스나 애드클릭스처럼 방문자의 거부감이 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장점을 이용해 뮤직클릭 위젯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 된다. 위젯에 담겨진 노래들의 미리듣기를 연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제목을 보고 클릭해서 노래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듣다가 클릭을 통해 바로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 뮤직클릭는 핸드폰을 이용한 구매가 가능하다. 즉, 결제과정이 다른 물품을 구매할 때에 비해 간소하기 때문에 구매 접근성이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은 수익에서의 메리트만 높인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일단,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변경할 수 없으니, 수익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방문자 수에 따른, 즉 위젯의 노출 횟수에 따라 벨소리나 컬러링의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기존의 위젯 노출 횟수를 분석해서 그에 따라 벨소리와 컬러링의 가격이 책정된다면, 방문자들은 더 낮은 가격으로 벨소리와 컬러링을 구매하기 위해 위젯의 노출도가 높은, 물품의 가격이 낮은 블로그에 방문할 것이고, 이런 구매자의 증가가 위젯의 노출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게되면, 블로거는 더 많은 노출을 위해 양질의 포스팅을 할 것이다.

현재의 모습으로썬 뮤직클릭은 이래저래 블로그의 모조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장점을 더 개선시켜 굳이 높이 수익이 아니더라도, 위젯 자체만으로써 매력을 높인 후 차츰 낮은 수익성을 보완해 나간다면, 기존에 존재했던 모델들과는 다른 형태의 위젯형 수익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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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하나. 슈바
시합 전부터 전남은 부산의 상대가 아닌 듯 했다. 그나마 위협적인 선수라곤 슈바 한명 뿐이었기에, 슈바 정도라면 파비오가 충분히 상대해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실점 걱정보단 요즘 상승세의 경기력을 얼마의 득점력으로 보여주질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얼마 전 전남과의 리그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한 기억이 있기에 그 기대는 당연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된 이후 슈바의 몸놀림은 예상보다 좋았다. 몸싸움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스피드도 수비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컨디션이 올라 있었다.


그 결과물은 경기 시작 직후에 바로 나타났다. 수비수가 3명이나 지키고 있었음에도 기습적인 슈바의 슈팅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위치에서 그 자세에서 찰 것이란 예상을 아무도 하지 못했는지, 아무런 대처없이 당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두번점 실점 역시 그랬다. 물론, 역습 상황에서 패스가 차단된 실수가 크긴 했지만, 키퍼의 선방이 있었기에 슈바보다 앞서서 볼을 걷어냈다면 추가실점은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슈바를 마크하는 선수는 없었다. 그 이후에도 부산이 경기를 장악하고 있었음에도 수비에선 슈바에 꽤 고전했다. 이 날만큼은 슈바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놈둘. 염동균
가끔 기퍼들이 신내림을 받는 경기가 있다. 이날 염동균이 바로 그러했다. 최근 물이 오른 부산의 공격력이었지만, 신내림을 받은 염동균이 지키는 골대 안으로 골 넣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이건 골이다 싶은 장면들을 속속 막아내는데 질릴 정도였다. 물론, 정면으로 향했던 여러번의 헤딩슛이야 그럴 수 있겠다지만, 정성훈의 발리슛과 안정환의 중거리슛을 막아내는 모습은 정말 어떻게 공격을 해야 들어갈까 싶을 정도였다.


후반들어서도 공격이 풀리지 않자, 황선홍 감독은 공격수를 대거 투입할 정도로 공격에 열을 올렸지만, 염동균은 견고했다. 공격에서 슈바가 원맨쇼를 보여줬다면, 수비에선 염동균이 원맨쇼를 보여줬다. 물론, 부산 입장에서도 좀더 골 결정력을 높일 방안을 연구해야 할 듯 싶다. 때리는 슈팅수에 비해 득점이 너무나 부족하다. 전남은 7개의 슈팅 중 3골이나 성공시켰으나, 부산은 15개의 슈팅이 모두 빗나가 버렸다.

놈셋. 고금복
매번 경기장에 갈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심판이 나를 보고 경기장에 오지 마라하네'. 이날 경기도 그러했다. 심판의 판정이 항상 옳을 수 만은 없다. 어느정도의 치우침은 언제든지 존재한다. 오심마저 경기의 일부이기에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일정 수위를 넘어가버리면 그것은 심판에 대한 불신과 부정이 되어 버린다. 이날 고금복 주심은 전남의 웬만한 반칙에 옐로우 카드 한장 꺼내지도 않고, 그저 반칙이 아니라는 듯 양팔을 앞으로 내밀어 인플레이를 명령했다. 전남 선수들이 어떠한 반칙을 하든 저 멀리서 와보지도 않았다. 바로 앞 관중석 가까이서 봤음에도 그저 저 멀리서 자신이 더 잘 안다는 듯한 제스쳐만 취했다. 경기 내내 심판에 대한 욕설은 끊이질 않았다.


이날 심판에 대한 불만은 비단 부산쪽만이 아니었으리라 생각된다. 비록 한 두번의 판정에 시비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 있어선 치우침이 없이 원활한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판정과 더불어 운영면에서도 제로점에 가까웠다. 후반에 들어 양팀 선수들이 흥분하여 감정적으로 상대를 대할 때에도 적절히 끊어주질 못했고, 뻔히 드리누워 일어나지 않는 모습에도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덕분에 추가시간은 9분이나 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제 다시는 경기장에 오지 않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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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뜩 <미녀는 괴로워>가 떠올랐다. 제대로 보지도 않은 영화지만, <아름답다>와 대비되는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뚱뚱하고 못생겨서 비난과 조롱을 받던 김아중이 맡았던 그 역할의 그녀를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된다. 아마도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아름답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얘기를 꺼내고 있다. 너무 아름다워서, 그 아름다움 때문에 남들의 시기와 질투 혹은 편견과 불편을 겪는다면? 이러한 문제제기가 터무니없어 보일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공감있고 현실성있게 다가온다.

너무나 아름다운 은영은 시종일관 남자들의 시선에 묶여 있다. 어딜가나 남자들은 오직 은영의 외모만을 소비하고, 여자들은 그런 은영을 질투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십년지기 친구마저도 은영의 그런 외모가 달갑지 않다. 그래서 은영은 외롭다. 혼자 산책을 할 수도 없으며, 조용히 음악을 들을 수도 없다. 아름다움이 자신의 족쇄가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이 아름다움은 파멸을 가져온다.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강간을 당하고 마는 은영과 강간 당하는 모습마저, 울부짖는 모습마저 아름다워서 그랬다는 성민은 바로 그러하다. 또, 그녀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자신을 먼저 강간했다고 얘기하는 성민의 말처럼, 점점 그녀의 아름다움에 빠져 결국 같은 길을 가게되는 은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은영 역시, 강간이후 폭식증과 거식증, 피해망상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져 간다. 이처럼 영화는 아름다움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다.


예부터 '미(美)'을 두고 하는 말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만큼 아름다움은 원초적인 욕망이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당연한 것이다. 미의 기준은 학습이 되었을지언정, 그 미의 향한 욕망은 시대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가 주를 이루는 현시대에선 그 미의 소비가 당연시 여겨지고, 그 아름다움이 지향점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모두가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이 시대에 아름다움이 과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인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영화 속 남자들에 있어서 은영의 아름다움은 그저 쾌락의 도구일 뿐이다. 경찰서에서 나오는 은영을 도와준다고 달려드는 남자들이나 은영의 너무 아름다워 머리를 만져주고 싶다는 미용실 원장이나 아파서 쓰려진 은영을 바라보는 의사마저도 그저 은영의 외모에 구속됐을 뿐이다. 은영의 내면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아름다움에 자신의 쾌락을 소비하면 될 뿐이다.

은철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마치 은영의 아름다움을 지켜주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은철도 마찬가지다. 그 아름다움을 간직해 자신이 소유하고 싶을 뿐이다. 그 소유의 결과물은 역시 섹스이다. 그저 아름다운 은영을 한번 품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게 그토록 은영을 지키려했던 이유이다. 영화에 나오는 남성상은 대체로 이러한 모습으로 그러져고 있다. 하지만, 다들 지극히 정상이다. 아름다움을 쫒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자, 이래도 과연 아름다워지고 싶은가라고 되묻고 있다. 아름다워져서 남성들의 딸감이되고 싶은가? 물론, 영화는 지극히 극단적인 단면의 단편만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이러한 방향성있는 문제의식은 충분히 공감된다. 너무나 아름다운 나머지 전혀 아름답지 않은 운명에 처하게 된 은영을 보는 씁쓸함이란, 그리 쉽게 가시지 않는다.


<아름답다>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아님에도 포스터부터 김기덕 감독의 냄새가 풍겨난다. 포스터 뿐만 아니라 영화 전반이 그러하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색채나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긁어 들춰내는 듯한 감성은 <아름답다>를 참으로 김기덕스럽게 만드는 장치들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아쉽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아님에도 김기덕스럽다면, 그것은 감독이 자신만의 색채를 제대로 우려내지 못했단 의미이다. 물론, 원작이 김기덕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원래 김기덕 영화는 펜보단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아름답다>는 너무 시나리오에 의존한 느낌이다. 그저 주제만을 던져놨을 뿐 진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 <영화는 영화다>처럼 좀더 감독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전반에 눈에 띄는 건 이천희보다 차수연이다. '미'의 절대적 상징을 의미하는 은영의 역할을 탁월하게 소화해 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영화 내적으로 외적으로 모두 빛났다. 약간은 이영애를 닮은 외모가 기억이 남는다. 그리고, 강간 당한 후의 그녀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깊은 잔상으로 다가온다.

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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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의 경기가 그리 맨유답지 못한 경기였다면, 이번 볼튼과의 6라운드는 지난 시즌 맨유가 잘 나갈때의 모습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퍼거슨은 이번 경기에서도 베르바토프에게 기회를 줬다. 아직까지 공격과 미들사이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탓에 호흡을 맞출 시간을 주는 듯 했다. 호날두 역시 아직 부상 전의 몸상태로 돌아오진 않았지만, 서서히 회복하는 모양새였다. 비록 자주 막히고, 자주 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었다. 슈팅도 예전만큼 날카롭고 발랄하지 못하지만, 타이밍 만큼은 제대로 맞추고 있었다.

▲ 찬스를 놓친 박지성 ⓒ NEWSIS


박지성은 지난 경기에서 골을 넣어서인지, 유난히 슈팅을 아끼는 듯 했다. 비록 정면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슈팅을 때려도 될 만한 각도에서 중앙에 너무 넘겨주는 인상이 강했다. 때론 예상치 못한 슈팅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법인데, 그런점에서 아쉬웠다. 교체로 들어온 나니가 연속으로 3개의 슈팅을 날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크로스의 정확성에서도 안타까웠다. 사이드에서 여러차례 크로스를 올렸지만, 세기나 각도 모두 그리 정확하지 못해, 볼튼의 장신 수비수에게 여지없이 막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몸놀림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볼튼의 선수들이 대체로 피지컬이 좋고, 활동량이 왕성하기 때문에, 그런 팀이 앵초에 수비지향적으로 나온다면 제아무리 기량이 좋은 선수들로 무장된 맨유라해도 뚫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볼의 점유율은 맨유가 높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쫓기는 쪽은 맨유가 되기 때문이다. 볼튼의 입장에선 맨유 원정에서 승점 1점도 성공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공격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몇번의 역습에서 골만 성공시키면 되는 것이었다. 맨유는 전반 내내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볼튼의 역습이 더 날카로웠다. 그만큼 맨유는 단단한 볼튼의 수비진을 무너트리지 못했다.

▲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호날두 ⓒ gettyimages 멀티비츠


하지만, 후반들어 맨유의 공격 전술에 변화를 가져왔다. 바로, 베르바토프를 최전방에만 놓지 않고, 좀더 아래쪽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지시한 것이었다. 토트넘에서 로비킨과 베르바토프가 자유롭게 위치를 바꿔가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던 그 움직임을 찾아내려는 듯 말이다. 그러면서 맨유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내내 고립되었던 베르바토프는 서서히 제 기량이 선보이기 시작했고, 호날두와 테베즈와의 호흡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끊임없이 돌파를 시도하던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후반에 교체되어 들어온 루니 역시 감각적인 슈팅으로 시즌 첫골을 신고했다.

경기는 2대0의 승리로 승점 3점을 얻어냈지만, 더 큰것은 예전 부상에 시달리던 선수들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고, 새로 팀에 합류한 베르바토프 역시 선수들과의 호흡이 점점 맞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좀더 정확한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을 수만 있다면 지난 시즌의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선보일 날도 멀지 않을 듯 하다.

[08/09 EPL 6R] 맨유 vs 볼튼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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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 입장에서 보면  부산 축구는 정말 재미있다. 경기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 '똥줄햄'이라 불렸던 토트넘의 모습이랄까. 종료 휫슬이 울리기 전까지 어떠한 반전이 나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을 응원하는 입장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매번 다 이겼다고 생각한 경기에서, 막판에 허무하게 골 먹고 무너지면,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이번 인천과의 경기도 그렇다. 전반은 완전 인천을 압도했다. 상무만을 아래에 두고 있는 리그 13위 팀의 경기력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리그 막판에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 했다. 전반에만 박희도의 골과 안정환의 골로 2대0으로 앞서 갔으니 말이다. 전반 막판에 인천의 코너킥 찬스에서 한골을 내주긴 했지만, 경기의 주도권은 분명 부산이 쥐고 있었다.

▲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안정환 ⓒ mydaily


하지만, 후반이 되면서 경기 양상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전반만큼의 날카로운 공격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미들에서 완전히 밀리기 시작했다. 이전 경기처럼 서서히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려지는 모습이었다. 한번씩 오는 공격 찬스가 무산될 때마다 선수들의 발이 서서히 무거워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골을 넣어서 점수 차를 벌려야 할 때 벌리지 못하니, 선수들의 마음이 초조해진 탓인지 아니면 이대로 이기겠지하는 안일한 마음인지, 전반만큼의 날렵한 몸놀림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후반 중반이 되서는 수비수를 투입하면서 점수를 지키는 작전으로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주도권만 더 내주는 꼴이 됐다. 그래도 골만 먹지 않으면 되는 거였다. 몸을 날려서라도 막으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수비가 늘어나니 오히려 미들과의 공간은 더 벌어지기 시작했고, 그 공간을 인천 선수들이 찾아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경기는 서서히 인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인천은 위험 지역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라돈치치를 마크하지 못해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 승리가 아쉬웠던 황선홍 감독 ⓒ sportalkorea


다 잡았다고 생각한 경기에서 또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특히, 골을 먹은 상황이 세트피스였단 것이 더 아쉽다. 조그만 집중해서 선수를 마크했더라면 실점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전의 경기의 재방송을 보는 듯 했다. 벌써 몇차례인가. 경기 초반에 넘치는 체력에 확 몰아치기는 하는데, 후반이 되면 체력 안배가 안되서 빌빌대는 꼴이다. 볼을 돌리면서 지공으로 풀어가는 방법을 모르는 듯 했다. 경기 운영능력이 떨어진다고 할까. 아무튼 갑자기 전반과는 전혀 다른 팀으로 변하는 모습이 매번 되풀이 되고 있다. 지키는 축구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전반에 압도하던 팀을 상대로도 지키지 못한다면 이것은 큰 문제이다. 정말 지못미 부산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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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여행이랄 것도 없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찍어놓고 인화하지 않은 사진이 꽤 된다. 마침, 아이모리에서 '여행 포토북' 쿠폰을 얻게되어, 사진을 한데 모아 포토북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아이모리에선 '여행 포토북'이란 주문 메뉴가 있어 사용자가 테마에 맞게 주문하기 쉽도록 해놓았다.


해당 메뉴는 클릭하면, 여러가지 형태의 상품이 나온다. 크게는 겉지가 소프트커버와 하드커버로 된 상품으로 나뉘고, 다음으론 여행지에 따른 스킨으로 나뉜다. 여행지에 따른 스킨엔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고, 소프트커버와 하드커버의 가격은 만원정도 차이난다.


내가 선택한 제품이다. 페이지를 40페이지와 60페이지, 두가지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생긴다. 인화할 사진의 수를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선택한 후 주문하기를 누르면, 사진편집을 위한 프로그램이 구동된다.


처음 구동된 포토북 만드기 프로그램에선 선택한 제품의 앨범 표지 선택하기가 나온다. 딱히 선택할 것은 없다. 선택한 제품에 대한 표지가 하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가령,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여행 컨셉에 맞게 계절별 표지가 여러가 준비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표지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 선택할 부분은 내지이다. 내지에 어떠한 형태로 사진을 구성해 넣을 것인지에 대해, 스킨을 선택하는 부분이다. '스킨더보기'를 클릭하면 다른 스킨들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그리 많이 제공되는 부분이 아니다. 좀더 자유도를 높여서 여러 종류의 페이지 중 원하는 것들을 가져와, 사용자가 템플릿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즉, 기본 선택의 단위가 내지 전체 스킨이 아닌, 개개의 페이지가 되는 것이다.


스킨까지 선택하고 나면, 자신의 컴퓨터에 있는 사진을 선택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 때, 앞서 선택한 스킨에 따른 필요한 사진의 수가 나타나는데, 이 부분을 앞서 스킨을 선택할 때, 보여준다면 스킨 선택에 더 도움일 될 것 같다.


사진을 선택하고 나면, 페이지 별로 들어가게 될 사진의 순서를 정할 수 있다. 물론, 편집화면에서 정할 수 있지만, 대략적인 순서를 잡고 가는 것이 작업 시간을 단축하는데 도움을 준다.


자, 이젠 표지와 속지에 들어갈 사진들을 채워 넣고, 꾸미는 작업만 남았다. 사진의 크기나 위치, 그리고 색톤을 정할 수 있다. 그림이나 글씨도 자유롭게 넣을 수 있다. 꽤 오랜 작업시간이 널리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 때,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편집이 완료되면, 사진과 편집 정보를 서버 측에 전달하게 된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리니,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는 것이 좋다. 모든 작업을 마치게 되면, 이제 주문만 하면 된다. 주문에서 제작, 배달까지 최대 7~8일이라 나와있지만, 그것보단 일찍 도착한다.


총 3일정도 걸린 것 같다. 배달기간까지 생각한다면 제작기간이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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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은 주문대로 하드커버가 도착했다. 하지만, 표지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비해 재질이 쉽게 손톱자국이 나는 그런 재질이었다. 아마도 코팅이 되지 않아서 그런 듯 하다. 소프트커버에 비해 1만원이나 비싼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포토북의 내지는 꽤나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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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나비효과도 아니고, 손가락에 생겼던 작은 물집 하나가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릴적부터 피부가 지랄맞긴 했지만, 그래도 아주 몹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예 가져다 버릴 정도 밉상이다.

어느 피부과를 가도 속시원이 대답해주는 이는 없다. 그저 습진이란다. 게다가 만성이라. 대개 만성은 불치병이라 보는게 옳다. 불치병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현대 의약으로 못 고치면 그게 불치병이다. 그저 죽을 때까지 애인마냥 소중히 옆에 끼고 있다가 죽을 때 같이 죽으라 이 말이다. 답답한 마음에 대충 검색해보니 한포진으로 사료된다.

[한방피부이야기] 손과 발에 생기는 습진 - 한포진
한포진의 개요 및 증상
수족부위에 모두 있는 한포진
한포진 음식과 생활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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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흥업에서의 <고고80>에 대한 평이 좋았던 터라, 내심 기대가 컸다. 장르가 장르이니 만큼 자세한 리뷰보단 즉흥적인 감상이 오히려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가슴 깊이 느껴지는 감흥이 없다고 할까, 살짝 맥 빠지는 느낌이다. 일단, <고고70>은 전체적으로 심심했다. 전혀 알지 못했던 그룹임에도, 이렇다 할 특징지을 만한 부분이 없어서 그런지, 얘기들이 너무 예상범위 안에서 흘러갔다. 그저 그들의 촌스러움과 유치한 상황적 아이러니에 잔웃음만 내뱉을 뿐, 임팩트있게 다가오는 무언가가 없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고고70>은 전체적으로, 70년대 로큰롤 1세대 밴드 '데블스'를 중심으로, 그룹의 결성과 서울 상경, 그리고 부흥과 해체 위기까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데블스의 흥망성쇠를 담고 있기보단, 그 당시, 코미디보다 못한 공권력의 무개념적 억압과 폭력을 데블스의 음악적 열정과 맞물려 담고 있기에 보는 맛이 있다. 하지만, 그게 다다. <고고70>의 전체적 맥락이 그러한 교차적 편집에 맡기고 있기에 금세 익숙해지고, 지루해진다. 그래도 배우들의 열연은 칭찬할 만하다. 조승우의 보컬이나 연주실력은 역량의 출중함을 증명하기 충분했고, 신민아의 몸매는 역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차승우 역시 <고고70>이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맡은 바를 훌룡하게 소화해 냈다.


이런 열연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면, 누구탓일까? 무게감 없는 시나리오 탓인가? 밋밋한 연출 탓인가? 아무튼 이래저래 아쉬운 영화가 됐다. 너무 큰 기대는 오히려 실망만 가져 올 뿐. 그저 흥겨운 음악과 시대적 감상에 젖다오면 될 듯.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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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는 유지태의 <거울 속으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물론, <거울 속으로>를 보진 못했다. 하지만, 분명 그리 훌룡한 작품은 아니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러>를 보니 그러하다. 애초에 기대를 달리해서 그런지, 영화의 흐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전체적으로 플롯의 이음새가 그리 정교하지 못하다. 물론, 이것은 원래 오컬트였다라고 항변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하기엔 앞에 뿌려논 떡밥이 너무나 무안하다. 차라리 심리호러로 갔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다.


처음 시작은 하드고어였다. 시작부터 여성 관객들의 비명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장면의 새로움은 없었지만, 거울을 매개로한 그 공포의 형체가 모호했기에 집중할 수는 있었다. 거울에 대비되어 나타나는 몽롱한 시퀸스나 웅장하고 묵직한 음향과 교차되어 나오는 유리를 긁는듯한 소리는 고전적이지만, 시기적절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백화점의 망령들이라던가, 피범벅 된 자해장면으로 대변되는 거울의 공포는 반복될수록 그 빛을 발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 미스터리한 거울의 정체를 벤 카슨(키퍼 서덜랜드)는 젝 바우어가 된 듯,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그 흔적을 뒤쫒는다. 마치, 형사 스릴러물처럼 말이다. 여기까지도 봐 줄만 했다. 이제, 그 실체를 밝혀 주인공이 그것과 대면하는 일만 남았다. 이러한 위기를 감독은 어떻게 할까 기대했지만, 아예 영화의 체질을 개선시켜 해결해 버렸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여태까지 힘들게 이끌어오던 긴장감이 맥없이 풀려버린다. 갑자기 엑소시스트적 결말을 맞이할 때의 쌩뚱함이란. 원작을 봐야 좀더 세밀한 비교가 되겠지만, 그리 보고 싶은 흥이 나지 않은 탓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라는 평가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말이다. 그리고, 장면 설정의 엉성함도 곳곳에서 드러나 아쉬웠다. 마네킹은 탔는데, 그 위에 밀짚모자는 멀쩡하다니.


그래도, 고어 매니아들 사이에 길이 기억될 이 장면은 칭찬해주고 싶다. 다들 비명을 지르는데, 난 왜이리 흐뭇한지. 좀더 강한 장면이 뒤따라 나오길 내심 기대했다고 할까. 하지만, 딱 여기까지만 좋았다. 요즘은, 웬만한 장면은 공포로 다가오질 않는다. 왜 이러지? 그냥 킬링타임으로 즐기기에 적당한 듯 하다. 요즘 평점은 왜이리 뻥튀기가 심한지.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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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사는 남자 '수타'와 현실 속에 사는 남자 '강패'가 있다. 이 둘은 같은 몸짓을 하고 있지만, 그 경계가 극명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수타'는 따라하기에 불과하고, '강패'는 카메라 앞에서 진짜을 해도 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 그게 영화와 현실의 경계이다. <영화는 영화다>라는 이 훈계조 혹은 명령조의 제목은 영화 속에 그대로 거칠게 드러난다. 영화 속 허구성과 현실 속 사실성이 영화 곳곳에 여과없이 노출되며, 아직도 덜 여문듯한 두 배우 소지섭과 강지환의 매력이 날것으로 잘 녹아있다.


처음 두 배우의 이름을 접했을 때, 스크린에서 만나기엔 다소 아쉬워보였던 느낌은 온데간데 없다. 그들의 거칠음은 오히려 생동감으로 다가와, 영화에 절묘하게 매치된다. 수타와 강패를 비추는 장면 장면은 마치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반영하듯 뚝뚝 끊기게 편집되어 매력을 발한다. 이 경계의 접점의 양극단에 있는 수타와 강패가 리얼을 가장한 허구속에서 만난다. 바로 영화이다. 처음 영화를 제안하는 옥상에서 둘이 대면할 때, 의상에서 드러나듯 강패와 수타는 흑과 백의 모습이다.


하지만, 영화 촬영이 진행되고, 서로 상대의 영역에 선망을 드러내면서, 서로가 상대에게 투영됨과 동시에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수타는 자신의 영역을 공고히 해주던 현실의 벽들이 하나 둘씩 허물어져감을 느끼고, 강패는 영화 속 대사를 읊어대며 영화 속 수타 흉내를 내다, 현실의 잔인성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결국 그 둘은 영화와 현실의 교차점에서 부딪힌다. 뻘밭에서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주먹질을 해대고 뒹굴며, 처음 만났을 때의 흑과 백의 색채는 보이지 않는다. 그 둘이 동일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후, 그 둘은 자신의 위치, 양극단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현실과 맞이한다. 마지막 장면, 현실을 영화같이 바라보는 수타의 눈빛과 영화같았던 순간을 뒤로한 채 현실을 맞이하는 강패의 눈빛을 통해,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라 항변한다.


<영화는 영화다>는 자기 고백적 영화이다. 김기덕 감독이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장훈 감독을 빌어 얘기한다. 김기덕 각본이 그러하다. 어차피 이것도 영화임에도, 영화 속에서 영화와 현실을 구분짓고 관객에게 얘기하는 참으로 독특한 구성이다. 관객 역시, 이것을 영화라 인지하면서도, 감독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영화 속 액션을 리얼로 찍자는 제한 역시, 아이러니다. 합의된 리얼이기 때문이다. "컷"소리와 함께 액션은 멈춰질 것이 뻔하며, 죽음에 이르지는 못하고, 죽여서도 안된다. 그리고, 그러한 액션에 이르는 과정 역시 시나리오에 얽매여 있다. 이러한 합의된 리얼을 통해 영화는 영화일 뿐임을 보여준다. 김기덕 감독은 자신을 얽매여왔던 평단의 이중적 비판을 얘기하는 듯 하다.

8.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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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컵대회라지만, 이런 경기력이면 차라리 무료관중으로 해야 한다. 티비로 보면서 내심 부산 구장에 들어선 관중들이 안쓰럽단 생각까지 했다. 개막전엔 그래도 꽤 많은 관중이 있었다. 가변석을 가득 메웠고, 서포터석마저 붐빌정도 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롯데의 상승세와 최근 부산의 경기력이 맞물려, 현재는 가변석도 다 채우지 못하는 현 상태에 이르렀다.

부산은 그나마 없는 관중마저 내쫒고 싶지 않다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 현재는 점점 경기력이 나아지고 있지만, 한번 떠난 관중을 다시 불러들이기란 쉽지 않지 않은 일이다. "재미없다"란 고정관념이 생기버리면 티비로도 안 쳐다보기에, 구장을 가고자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요즘같아선 경기장에 한번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오늘같은 경기를 보면 안 가기를 잘했단 생각이 든다.


정규리그에선 플레이오프는 이미 물건너 갔기에, 컵대회에 주력하고 있는 부산의 입장에선 수원을 꼭 이겨야만 했다. 이번 경기만 이기면 컵대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에 홈경기에서 결정짓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 상태가 좋지 못한 안정환을 제외하곤, 베스트가 나왔다고 무방할 멤버를 출전시켰다. 경기 초반엔 이전 경기들처럼 주도권을 가져가며, 좋은 슈팅을 몇차례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구아라가 부상으로 나가면서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대신 들어온 안정환을 구아라와 직접 대비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확실히 활동반경이나 스피드에선 구아라에 밀려서 인지, 안정환이 들어오면서부터 뭔가 몰아부치는 느낌이 적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정성훈한테 로빙으로 넘겨준 패스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전반 막판에 양상민과 김창수가 몸싸움으로 인해 둘다 퇴장 당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다운되었다. 양상민과 김창수가 볼 경합과정 이후, 양상민이 김창수를 손으로 쳐버린 것이다. 이에 김창수는 따지듯 달려갔다. 이에 양상민에겐 레드카드가, 김창수에겐 옐로우카드가 주어졌지만, 김창수도 카드누적으로 함께 퇴장당했다. 과연 김창수의 반응이 옐로우카드를 줄만한 것인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결국, 후반에 들어선 10명대 10명으로 경기를 치룰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선수들의 활동량은 많아지고 지치다보니, 경기 스피드가 점점 느려지고 루즈해졌다.

▲ 결국 무승부로 끝난 경기 ⓒ SEN


게다가 수원은 비기기만 해도 플레이오프에 진출이기에 무리할 필요가 없었고, 부산은 안그래도 수비가 좋은 수원을 쉽게 뚫어내지 못했다. 마토와 이운재가 지키는 골문은 그야말로 철벽이였다. 웬만한 볼은 마토가 다 걷어냈으며, 마토를 피해 슈팅을 때릴지라도 이운재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러한 지루한 공방전은 후반 내내 계속되었다.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관중이 집중하고, 주목할 만한 장면은 한차례도 없었다. 마치,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족구를 하는 듯 했다. 그렇게 평화롭게 양팀은 경기를 마쳤다고 생각했겠지만, 관중에겐 이보다 최악은 없었다. 이로써 부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여부를 수원과 경남과의 경기 결과에 맡겨야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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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보지 않으려 마음먹었는데, 다시 또 낚이고 말았다. 그놈의 예매율 1위가 뭔지. 아무튼, <맘마미아>는 좋은 뮤지컬임에는 틀림없겠지만, 영화로써의 <맘마미아>는 글쎄올시다이다. 뮤지컬은 뮤지컬로 봐야 한다고, 예전 <시카고>가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다들 재밌다고 칭찬하던 그 영화가 왜 그리 원망스러웠던지, 그 시절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못 볼 영화는 아니다. 단지, 나의 취향에 맞지 않을 뿐이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흥겹게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이니, 일단 부담은 없다. 무엇보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노래와 율동들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이 이렇게 노래를 잘 불렀던가 싶을 정도로 압권이였으며, '로지'와 '탄야'역의 그녀들도 괜찮은 호흡을 보여줬다.


다만, 남자 주인공 격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노래 실력은 아쉬웠다. 그리고 원래 원작이 그러한지 모르겠으나, 3명의 남자의 비중 배분이 적절하지 못했던 것도 아쉽다. 너무 노골적으로 샘(피어스 브로스넌)을 위주로 엮어갔으며, 후반이 되어선 해리(콜린 퍼스)와 빌(스텔란 스카스가드)은 존재감조차 없었다. 그러다가 대뜸 해리와 빌은 다른 인연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맥빠지는 스토리는 여러곳을 가위질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너무 억지스레 해피엔딩으로 끌고 가려는 자학은 아니었는지.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냥 뮤직비디오 본다는 생각으로 자리에 앉았다면, 그다지 불만을 없을 것이다. 누구나 들어봤을 아바의 노래가 너무나 흥겹기 때문이다.


작고 귀여운 외모에 출중한 몸매를 소유한 그녀는 영화 내내 돋보였다. 뭐, 다른 여배우들이 고연령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매력적인 처자임엔 틀림없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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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세로 보아, 전남과의 승부를 해볼만 할 것 같아서, 경기장에 가볼까하다가 결국 귀차니즘을 이겨내지 못하고 집에서 봤다. 보면서 내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2대0 승리에 정성훈의 연속골까지 들어가며, 홈팬들은 그야말로 광분의 도가니탕이었다.

무엇보다 안정환의 투입과 동시에 기세를 타면서 골을 성공시켰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울산의 박동혁에 당한 부상의 후유증이 꽤나 오래되고 있지만, 그래도 교체출장을 해서라도 제몫을 해주고 있다는데 만족한다. 수원과의 컵대회 경기도 보고 싶은데, 병원 날짜랑 겹치는 것이 아쉽다.

[2008 K리그 18R] 전남 vs 부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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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맨시티의 경기력을 기대했었는데, 아직은 그 기대가 이른감이 있었던 듯 하다. '첼시에 있던 놈' 숀라이트필립스, '첼시에 갈 뻔한 놈' 호비뉴의 가세로 아직 첼시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멤버들 네임밸류를 갖춘 맨시티가 첼시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직력 면에선 첼시에 완벽하게 밀린 경기였다. 개개인의 능력은 출중하나 그걸 하나로 뭉쳐내지 못하니,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달까. 승부의 차이는 역습에서 갈렸다.


볼 점유율 면에선 맨시티가 그렇게 밀리는 경기가 아니었다. 경기 초반에 호비뉴와 라이트 필립스의 빠른 발을 이용해 첼시 수비진을 유린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딱 초반만 반짝했다. 호비뉴가 프리킥으로 골을 성공시킨 후 바로 동점골을 먹은 탓인지, 다시 활기찬 공격은 나오지 못했다. 매끄럽고, 유기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도 부족했다. 확실히, 눈에 띈 것은 첼시에 비해 확연히 많은 패스미스였다. 그나마 호비뉴와 조는 제몫을 해줬지만, 라이트 필립스는 전혀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를 전혀 성공시키지 못했다. 물론, 첼시의 공격력을 막아내기 힘겨웠던 수비진의 탓도 있었겠지만, 공격에서 무산시킨 찬스들이 더 아쉬웠다.

첼시는 포츠머스는 격침시켰던 그 당시 화력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풀백들의 과감한 오버래핑은 무링요와 다른 축구를 하겠다는 스콜라리의 의지가 담겨있는 듯 했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테리와 카르발료까지 올라오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전원 공격인 셈이다. 특히, 보싱와는 맨유가 땅을 치고 후회할 만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이었다. 미켈 역시, 마케렐레와 에시앙의 공백을 메우기 충분했다.

▲ 최고의 경기력 램파드 ⓒ LST Media


그래도 MVP는 램파드였다. 두번째 골은 램파드만이 연출할 수 있는 판타스틱한 장면이었다. 이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날카로움이 무뎌진 아넬카의 발끝을 얼마나 드록바가 메워주느냐이다. 맨시티도 3대1의 스코어가 걸리지만, 그래도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호비뉴-조-라이트 필립스-페트로프-엘라노-하만-아일랜드-벤자니-보지노프까지 여전히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맨시티가 다듬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도 재밌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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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과 이상호가 부상으로 빠진 울산의 현시점에서 해결사라곤 알미르 밖에 없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멋진 골로 경기를 알미르 원맨쇼로 만들었다. 알미르는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부드롭고 간결한 볼터치로 수원 선수들을 사이를 요리조리 돌파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더니, 2골이나 성공시키며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특히, 김대희를 살짝 돌아 제치면서 때린 두번골은 이운재를 꼼짝도 못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슈팅이었다.

▲ 필사적으로 에두를 막는 울산 ⓒ SEN


전반은 내내 답답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마토가 지키는 수비진은 너무나 견고해보였고, 좀처럼 틈이 보이지 않았다. 공간을 보고 볼을 밀어주면, 어김없이 마토가 앞선에 나와 걷어내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수원의 공격력이 시원시원했던 것도 아니다. 에두와 이천수의 호흡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했다. 에두의 존재감은 있었으나,  이천수의 날카로움은 예전만 못했다. 아직 예전의 폼이 나오지 않는 모습이 분명한데, 차붐은 왜 이천수를 무리하게 기용하는지 알 수가 없는 부분이다.


지루하던 경기 양상은 후반이 시작되면서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갑자기 쏟아진 폭우가 톡톡히 한몫했다. 빗물이 흥건히 고여있는 그라운드는 좀처럼 볼의 방향과 세기를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게다가 빗물은 선수둘의 시야도 방해했다. 이런 측정 불가능한 변수들은 모두 고려하며, 볼을 차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였을까, 이 때부터 수원이 살짝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알미르는 니어 포스트쪽을 향해 오는 볼을 살짝 방향만 바꾸면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울산은 공세적인 자세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결국 알미르가 추가골까지 성공시켜며, 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호락호락한 수원이 아니었다. 특히, 에두의 상대 수비에 대한 압박은 굉장했다. 전방으로 날아온 볼을 에두와 수비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볼을 잡은 현영민이 급하게 볼을 뒤로 돌린다는 것이 자책골로 연결시키면서 경기가 이상하게 꼬여갔다.

▲ 최고의 활약 알미르 ⓒ SEN


여기서 김정남 감독은 승부수러 우성용을 투입시켰다. 수원 공격이 매서웠지만, 그 만큼 빈 공간도 많았다. 키퍼 김영광이 올라준 볼은 죄다 우성용이 따낼 정도로 제공권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점유율은 수원에 밀렸지만, 위협적인 역습 장면을 몇차례 만들어냈다. 우성용은 최다골 기록을 경신할 만한 장면이 나왔으나, 아쉽게 이운재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수원도 경기가 잘 안풀리는 듯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난사했지만, 김영광의 선방에 무위로 그쳤다. 이후, 추가골은 나지 않았다.

수원은 조원희가 다시 부상을 당한 듯 해서 앞으로 일정이 그리 녹록치 않을 듯 하다. 오랜만에 나온 배기종은 그다지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천수는 경기 내내 친정팀 관중들의 야유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천수가 공을 잡을 때면 어김없이 "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인지, 이천수는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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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혹성>은 좀 아쉬운 작품이다. 초반의 흥미로움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한 탓도 있지만, 너무 짧게 끝내버려 좋은 소재를 빨리 휘발시킨 느낌이 강해서다. 스토리는 대충 이렇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의 모든 사람이 잠들어 버리는 현실에, 주인공 준페이가 놓이게 되면서 시작된다. SOD의 AV 중 스톱워치와 같이 남자라면 해봤을 법한 상상과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스톱워치는 스스로 동작시킬 수 있지만, <잠자는 혹성>은 그 시작과 끝이 알 수 없는 컨트롤 부재의 현실이란 것이다.


이 난감한 상황에 혈기 왕성한 사내가 할 짓이 뭐가 있겠는가. 붕가붕가 밖에 없다. 카페에 들어가서 이쁘장한 종업원을 잡고 붕가붕가를 시작했는데, 글쎄, 이 붕가붕가가 잠들었던 사람을 깨우는 열쇠였다니. 아무튼, 붕가붕가로 깨어난 여성에 의해, 텅빈 거리에서 자동차 운전한다던지, 자신이 좋아했던 여학생을 찾아 나서는 행위에 약간의 제약이 가해지고, 무분별한 붕가붕가보단 필요에 의한, 친분이 있는 사람(여자)들과의 붕가붕가가 시작된다. 아무래도 첫 붕가녀가 연상이다보니.

1권만 보고서는 많은 여성을 거느린 붕가남의 스토리로 흐르려나 싶었으나, 잠자는 사람들을 깨우기 위한 실험이 시작되면서 예상과 다른, 다소 지루한 얘기로 흐르게 된다. 실험은 붕가붕가가 아닌, 정액 투여로도 잠자는 사람이 깨워질까? 붕가붕가로 깨어난 여성이 남성과 붕가붕가를 한다면? 따위가 된다. 여기에 불면증이란 요소가 첨가되면서 초반의 흥미로움 대신, 비설득적 요소들이 많이 부여된다. 물론, 애초에 설정 자체가 비과학적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어렵게 끌어오던 스토리는 4권에서 대충 마무리 짓는다. 아무래도 작가 스스로 길게 끌고 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듯 싶다. 뭐, 역량 부족이라 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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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취업준비라 하면, 이력서에 채워넣을 한줄을 위해 학점과 토익, 자격증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다음이 자소서 준비나 면접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준비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이것들 못지 한게 중요한 것을 놓칠 수가 있다. 바로, 신체검사이다. 이 사소해 보이고, 누구나 통과할 것 같은 신체검사에 떨어져 후회할 수도 있기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20대 중, 후반의 젊은 사내가 자신의 몸이 허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다.

때는, C모 회사에 최종면접까지 마친 뒤, 신체검사를 앞둔 시점이었다. 서울 S모 병원에 8시까지 모이기로 했는데, 지하철 환승하는 과정에서 헤매는 바람에, 미친듯이 뛰어서야,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신체검사를 위해 옷을 갈아입고, 차례를 기다렸다. 신체검사라 해봤자 별거없다. 시력검사, 색맹/색약검사, 청력검사, 혈압검사, 소변검사,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등 정도이다. 당연히 별 걱정없이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시력검사와 청력검사를 마친 후 혈압을 재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 놀랍게도 혈압이 무려 180/140이 나왔다. 정상이 120/80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이전까지 이런 수치를 본 적이 없기에, 놀란 가슴을 감추기 위해 검사한 간호사한테 "아가씨가 너무 이뻐서 긴장했나봐요^^;;"라며 썰렁한 농담을 날린 뒤, 다른 검사 후 다시 재보기로 했다. 다른 검사에서 다들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소변검사에서도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단백뇨가 나온다는 것이다. 단백뇨는 일시적으로 나올 수 있기에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안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되긴 마찬가지 였다. 그리고 다시 혈압을 재봤지만, 그대로였다. 결국 의사와 면담 후, 다음날에 다시 한번 검사해 보기로 했다.
다음날엔 좀 까다롭게 검사가 진행되었다. 바로, 24시간 혈압검사와 24시간 소변검사였다. 24시간 혈압검사는 혈압계를 손목에 차고 있으면, 기계가 시간 주기로 혈압의 변화를 체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평균을 보고 이상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24시간 소변검사는 소변을 눌 때, 소변주머니에 채워넣어서 하루 동안의 소변 평균의 단백량을 체크하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나올 수 있는 단백뇨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아, 이승환 노래처럼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다더니, 우려했던 결과가 그대로 나와 버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다. 친구의 경우, 간수치가 높게 나와 약을 먹어 낮춰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신체검사도 대비가 필요하다. 생각치 못한 곳에서 몸의 이상징후가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 작은 병원에 가면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할 수 있다.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결과가 나쁘다면, 미리 약을 먹어서라도 낮출수 있는 수치는 낮춰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색약의 경우라면 색약렌즈를 착용이라도 해야 하고, 소변검사에 이상이 보인다면, 다른 사람의 소변을 대신 받을 각오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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