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사생활>을 통해 오랜만에 보는 멕 라이언은 너무나 변해버린 얼굴과 달리, 연기는 여전히 다른 영화에서 비춰왔던 그 모습 그대로여서, 그다지 신선하거나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마치, 예전 먹다 남은 빵을 다시 꺼내 먹는 느낌 같다고 할까. 그냥 허기나 채우려는 그런 심정으로 말이다. 그게, 멕 라이언의 탓은 아니다. 그렇다고, 원제가 <The Women>인 탓도 아니다. 그냥, 영화 자체가 그렇다. 그 넓은 극장 안에 나 혼자 남자였음에도 지루해하는 것은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던 것을 보면, 그다지 여자들의 흥미도 이끌어내지 못한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 포스터가 젤 적당할 듯


<내 친구의 사생활>이란 제목은 그저 영화를 지탱하주는 큰 줄기에 불과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그냥 원제 그대로 <The Women>이다. 평온해 보였던 메리(멕 라이언)의 일상에서 남편의 불륜을 시작으로, 메리의 변화된 생활과 심경을 주변인과의 관계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관객들은 그리 흥미롭거나 유쾌하지 못하다. 사건의 해결이 확실한 매듭없이 그저 어느새 시간이 다 해결해 버리니, 공감도 되지 않을 뿐더러, 이해시키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특이할 만한 점은, 남자배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남자배우를 본 기억이 없다. 고작해야 전화 통화를 통해서 등장할 뿐이다. 그마저도 음성도 들려주지 않는다. 그만큼 철저하게 여자들만을 위한 영화로 만들어내고 심정이었을 듯 하나,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마치, 공갈빵처럼 겉은 먹음직스럽게 포장해놓고는, 속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가 전부인 그런 영화이다.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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