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최근 논란이 되었던 된장녀 문제와는 별개로, 전체적으로 앤드리아 삭스(앤 해서웨이)가 사회 초년생으로 겪게 되는 성장담에 집중한다. 앤드리아가 자신과는 무관해 보였던 패션잡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메릴 스트립)의 어시스턴트가 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가 영화의 전체이다.


외형적으론 발랄함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단순히 웃는데만 집중하기엔 현실의 쓴맛이 웃음의 이면에 담겨있다. 현실에선 전혀 이뤄낼 수 없을 것 같은 미란다의 가학적 요구에 뒷맛이 씁쓸하다. 그래도 영화니까, 앤드리아를 보며 대리만족을 할 수 있다. 미란다의 가학이 심해질수록 거기서 얻어지는 쾌감도 높아지며, 앤드리아의 지위가 상승할수록 관객들도 대리욕구를 통해 자신의 권위를 상승해 간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앤드리아와 미란다의 대면만이 존재할 뿐 단순한 이야기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캐릭터에 힘을 줌으로써 이를 잘 극복해 내고 있다. 모든 면에서 다른 듯 닮은 두 캐릭터를 통해 단순한 이야기 구조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그리고 시종일관 눈과 귀를 자극시키는 각종 볼거리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특히 여자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아름다운 옷과 구두가 넘쳐나며, 아름다운 파리를 배경으로 한 경쾌함과 발랄함이 영화 내내 유지된다. 여자끼리 보기엔 제격이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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