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원맨쇼를 펼치며 아스날은 침몰시켰다. 홈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난 뒤, 누 캄프에서 스코어를 뒤집고자 했던 아스날로썬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의 공백이 아쉬웠다. 사실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이 있었다한들, 과연 메시를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 경기였다. 그 만큼 메시는 압도적이었다. 1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를 의식이나 한 듯,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더니 무려 네 골이나 뽑아냈다. 이로써 메시는 호날두를 제치고 챔스리그 득점 선두에도 올라 섰다.

▲ 다소 부실한 양 팀의 선발 라인업 ⓒ UEFA.com 캡쳐


돌아올 것이라던 이니에스타와 '급'부상으로 빠진 즐라탄의 공백으로 인해 바르샤의 공격은 다소 초라해 보였다. 메시가 최전방 톱이긴 했지만, 좌우의 보얀과 페드로보단 다소 쳐진 위치에 있었으며, 메시를 사비와 케이타가 보좌해 주는 형태였다. 수비적인 임무는 부스케츠에 맡겼다. 경고 누적과 퇴장으로 인한 풀백의 공백은 마르케스와 밀리토가 대신했으며, 부상에서 돌아온 아비달은 선발 출전했다. 바르샤의 선발 라인업도 부실해 보였지만, 아스날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기 까지 했다. 벤트너를 최전방으로 좌우에 로시츠키와 월콧을 배치했고, 파브레가스의 역할은 나스리로 대신했다. 그리고 데닐손과 디아비를 투 보란치로 뒀다. 갈라스의 부상 공백은 실베스트르가 대신했다. 공격과 미들, 수비에 주요 선수들이 다 빠진 상태였다.

▲ 벤트너의 선제골로 좋은 시작을 보인 아스날 ⓒ 스카이스포츠


아스날은 여러가지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1차전 경기 양상도 그랬고, 선발 라인업도 그렇고, 원정 경기이다 보니, 어떻게든 이기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벤트너와 월콧 정도만 공격적으로 앞선에 위치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압박을 통한 수비에 치중했다. 특히, 디아비는 패스의 출발점인 사비를 적극적으로 마크했다. 덕분에 1차전과 마찬가지로 볼 점유율은 바르샤가 앞서고 있었으나, 1차전과 같은 결정적인 슈팅 찬스는 내주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압박은 선제골이라 결과로 나타났다. 상대로 부터 볼을 뺏어난 뒤, 빠르게 월콧에게 연결했고, 월콧은 반대편에서 들어오던 벤트너에 연결했다. 벤트너의 첫번째 슈팅은 반데스에 막혔지만, 재차 슈팅하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 어느새 메시가 역전골을 ⓒ 스카이스포츠


아스날은 선제골을 넣으며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었지만, 너무 쉽게 그리고 너무 빨리 동점골을 허용하며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그 중심엔 메시가 있었다. 메시는 페널티 라인 밖 정면에서 드리블을 하다, 빠져 들어가는 사비에게 준 패스가 수비를 맞고 자신 앞에 떨어지자, 직접 왼발 슈팅을 가져가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렇게 첫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완성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두번째 골도 자신의 발 끝을 시작으로 해서 마무리까지 했다. 메시가 왼쪽 빈공간으로 침투해 들어오던 아비달에게 패스를 넣어줬고, 아비달은 보얀과 페드로가 있는 중앙으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볼이 뒤쪽으로 연결되자 페드로가 다시 돌아가 뒷선으로 내줬고, 쇄도해 들어오던 메시는 볼을 받아 침착하게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세번째 골은 후방에서 헤딩으로 연결해준 패스를 받아 단독으로 치고 들어가 알무니아의 키를 넘기는 로빙 슈팅으로 마무리 했다.

▲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완성한 메시 ⓒ 스카이스포츠


두 골이나 뒤진 채 후반전을 맞이 한 아스날은 좀더 공격적으로 나섰어야 했지만, 사실 그럴 수 없었던 것이 세번째 골이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수비 라인으로 끌어 올렸다가 얻어 맞은 역습에 의한 골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련한 바르샤는 스코어에서 앞서다 보니, 무리해서 공격에 나서지 않고, 패스를 통해서 볼 소유권만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부상을 입은 아비달을 빼고 막스웰을, 보얀을 빼고 야야 투레를 투입하며, 중원을 더 두텁게 했다. 결국 아스날은 두 골을 만회하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좀처럼 슈팅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모처럼 얻은 기회들도 만들어 풀어가기 보단 이기적인 슈팅으로 인해 무산시키고 말았다.

▲ 팀을 챔스리그 4강에 올려논 메시 ⓒ 스카이스포츠


그런 점에서 파브레가스의 공백이 아쉬웠다. 분위기에 휩쓸렸을 선수들을 잡아줬야 했는데, 그럴 선수가 없었다. 결국, 아스날은 에보우에의 투입도, 에두아르도의 투입도 효과를 보지 못한 채, 경기 막바지에 메시의 개인기에 수비진이 농락 당하며, 추가골마저 허용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사실, 천하의 웽거 감독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실베스트르가 수비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다곤 하나 상대는 메시였다. 그 자리에 갈라스가 있었다고 한들 막을 수 있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냥 메시가 너무 강했을 뿐이었다. 아무튼, 바르샤는 주요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챔스리그 4강에 진출하며, 주말에 있을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09/10 UEFA CL] 바르셀로나 vs 아스날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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