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맨유의 경기가 결국 1대1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맨유는 홈 경기에서 아스톤 빌라에 패한데 이어 빌라 파크 원경 경기에선 무승부로 끝나며 승점 1점 밖에 챙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아스톤 빌라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는데, 팀 스피드가 떨어진 이후 아스톤 빌라의 역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커 보였다.

▲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맨유의 선발 라인업 ⓒ SBS스포츠 캡쳐


맨유는 박지성 대신 긱스가 선발 출장한 것을 제외하곤 지난 아스날 전과 같은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아무래도 최근 아스톤 빌라의 수비력이 좋았기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노리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탓인지, 맨유는 최근 나니에 집중한 공격 대신 미들에서 부터 천천히 볼을 돌리며, 서서히 상대 진영으로 전진해 나갔다. 하지만 아스톤 빌라 수비도 만만치 않았기에 좀처럼 슈팅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거기에 프리델의 선방까지 더해졌다.

반면 아스톤 빌라는 아그본라허, 다우닝, 애슐리 영의 빠른 발을 이용해 맨유의 뒷공간을 공략해 나갔다. 에반스와 브라운은 아그본라허를 상대하는데 있어 버거워 보였고, 하파엘과 에브라도 상대의 빠른 발에 이은 크로스를 완벽히 차단하지 못했다. 결국, 전반 19분 만에 아스톤 발라에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오른쪽 크로스 이후 리바운드 된 볼이 케아르가 구석을 보고 헤딩한 것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 버렸다. 반 데 사르가 방향은 잡고 있었으나 크게 뜬 볼이 반 데 사르의 키를 넘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맨유의 동점골도 곧바로 터졌다. 나니가 오른쪽 돌파 이후 올린 크로스를 긱스가 논스톱으로 슈팅한 것이 콜린스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되어 버렸다. 물론 콜린스의 발에 맞지 않아더라도 쇄도하던 스콜스의 골로 이어질 만한 상황이긴 했지만, 아스톤 빌라로썬 득점 이후 바로 실점한 상황이 아쉬울만 했다. 맨유로썬 아스날 전부터 계속된 상대 자책골이 3경기나 이어진 행운이었다.

▲ 다시 망나니로 전락하고 마는가? ⓒ 스카이스포츠


하지만 이러한 맨유의 행운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볼 경합 과정에서 나니가 상대에게 깊은 태클을 가하면서 바로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해 버렸다. 전반 29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판이 바로 앞에서 보고 있는데 양 발이 모두 들어간 태클이라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맨유는 10명이 된 상황이었지만, 차분히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쳐 나갔다. 아스톤 빌라는 이런 맨유를 상대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세트 피스 상황에서 캐릭에게 강력한 슈팅을 허용했다. 프리델의 선방이 없었다면 실점할 뻔한 상황이었다.

맨유는 후반들어 스콜스 대신 발렌시아를 투입해 루니와 발렌시아를 이용한 역습 공격에 주력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무리한 공격 가담보단 수비에 우선했다. 이런 전술은 한명이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경기의 주도권을 맨유가 갖게 해줬다. 여기에 긱스의 패스와 플레처의 공격 가담이 더해지며, 아스톤 빌라는 맨유에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며 맨유의 페이스에 끌려 갔다. 맨유에게 아쉬웠던 점이라면, 긱스가 무리하게 볼을 끌거나 패스 타이밍을 늦게 가져가 공격 타이밍을 놓쳤다는 점이었다.

▲ 언제나 제 몫은 해주는 루니 ⓒ 스카이스포츠


하지만 이런 긱스가 부상으로 나가고 베르바토프가 들어오면서 맨유의 공격은 더 무뎌졌다. 베르바토프가 들어오자 루니가 긱스 자리로 옮겨갔고, 베르바토프가 최전방에 나섰는데, 루니가 최전방에 있을 땐 좌우로 많이 흔들어주면서 수비를 많이 끌어내 공간을 만들어 줬는데, 베르바토프는 정적으로 자리만 지키고 있다 보니, 오히려 아스톤 빌라에 주도권을 내주며, 루니는 애슐리 영을 수비하는데 주력해야만 했다. 차라리 박지성이나 오베르탕이 나왔다면 더 나았을 상황이었다. 결국 양팀 모두 승점 1점에 만족하며 경기를 마쳐야 했다.

심판은 나니에게 결단있게 카드를 꺼낸 것은 좋았으나 이후 판정은 너무 안일했다. 에반스의 추가 반칙을 불지 않았단 것과 발렌시아에게 가해졌던 애슐리 영의 태클을 그냥 넘어간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나니의 퇴장이 후 카드를 너무 아끼는 모습이었다. 어쨋든 맨유는 첼시를 따라갈 수 있는 상황에 아쉬운 결과였지만, 에버튼이 첼시를 잡아줌으로써 승점 차는 1점으로 좁혀졌다. 아스날도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하며 다시 우승 경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첼시 58점, 맨유 57점, 아스날 52점이 됐다.

[09/10 EPL 26R] 아스톤 빌라 vs 맨유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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