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라운드에서의 활약때문인지,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장할 수 있었다. 교체로 나와 활약하다 선발을 꿰찬 아주 좋은 케이스였다. 볼튼은 케빈 데이비스를 최전방에 놓고, 테일러, 가드너, 이청용이 그 밑에서 받치도록 했다. 포지션상 이청용은 케빈 데이비스의 아래에 위치해 있었지만, 실질적으론 오른쪽 사이드에서만 활약했다.


토트넘은 지난 라운드에서 번리를 5대0으로 대파하긴 했지만, 유리몸 수비수들의 이탈로 인해 포백은 불안요소였으며, 모드리치가 부상으로 빠진 중원도 뭔가 허전해 보였다. 게다가 데포마저 부상으로 인해 나올 수 없어 로비킨과 크라우치가 투톱으로 나와야 했다.

첫골은 의외로 이른 시간에 나왔다. 볼튼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파상공세로 몰아부쳤고, 그 여세를 몰아 선제골까지 터트렸다. 스로인 상황에서 토트넘 진영 깊숙히 볼이 투입되자 가드너가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볼은 이청용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이청용은 지체없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쿠디치니는 갑작스런 슈팅을 쳐내긴 했지만, 볼은 가드너 앞에 떨어졌고, 가드너는 침착하게 왼발로 첫골을 뽑아냈다.

▲ 선제골을 뽑아낸 가드너 ⓒ 스카이스포츠


이후에도 경기의 주도권은 가드너를 필두로 한 볼튼이 가져가고 있었다. 왼쪽에 비해 이청용이 출전한 오른쪽을 이용한 공격이 잦았다. 가드너는 이청용과 좋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전방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부족해 추가골을 넣는데는 실패했다. 토트넘은 허들스톤를 대신해 나온 제나스가 팔라시오스와의 좋은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크란차르도 모드리치만큼의 좋은 패스를 전방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상황에서 공격활로를 뚫어줄 수 있는 선수는 레논이었으나 무리한 돌파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크란차르는 직접 패스대신 직접 골로써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물론 그 전엔 크라우치의 좋은 패스가 있었다. 팔라시오스는 전방의 크라우치를 향해 길게 패스를 내줬으며, 크라우치는 중앙으로 쇄도하던 선수를 향해 볼을 내줬다. 이 때 볼튼의 수비 2명은 크라우치를 마크하고 있었고, 1명은 로비킨을 쫒고 있었다. 결국 크란차르가 쇄도하던 상황에선 제대로 마크하는 선수가 없게 되었고, 크라차르는 손쉽게 동점골을 뽑아냈다. 애초에 잿 나이트가 크라우치를 마크했어야 했고, 크라우치에 붙어있던 2명의 선수가 각각 로비킨과 크란차르를 마크했어야 할 상황이었다.

▲ 이청용의 감각적인 힐패스 ⓒ SBS스포츠 캡쳐


동점골을 넣은 이후엔 토트넘이 서서히 볼 점유율을 높여갔다. 볼튼은 길게 길게 전방으로 투입하며 공중볼 경합만을 시켜줬지만, 토트넘은 볼을 돌리면서 볼튼 선수들을 끌어냈다. 이청용은 인상적인 몇번의 터치는 있었지만, 공격의 주축이 되어서 볼튼의 공격적인 면모를 주도하진 못했다. 하지만 인상적인 몇번의 터치 중 한번이 역전골의 중요한 시발점이 되어 이청용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볼을 가드너가 가슴 트래핑으로 코헨에게 연결했고, 코헨은 볼을 이청용에 내주고 공간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청용은 상대 수비 2명이 몰린 상황에서 감각적인 힐패스로 다시 코헨에게 내줬으며, 코헨은 골문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케빈 데이비스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케빈 데이비스는 쿠디니치가 각을 좁힌 상황에서도 감각적인 헤딩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골이 연결되는 과정이 전혀 볼튼답지 않는 정교한 과정이었다.

▲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낸 촐루카 ⓒ 스카이스포츠


하지만 볼튼의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토트넘이 코너킥 찬스에서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크란차르가 올린 볼을 촐루카가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기세는 토트넘이 우세했다. 데포가 투입되면서 레논과 함께 개인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 냈으며, 크라우치가 결정력만 높았다면 토트넘이 충분히 역전할 수 있었을 정도로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끝내 역전골을 뽑아내지 못한 토트넘은 볼튼 원정에서 아쉽게 승점 1점을 보태는데 만족해야 했다. 후반에 교체되어 나간 이청용은 볼튼이 기록한 2골에 모두 기여한 덕분인지, 홈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09/10 EPL 7R] 볼튼 vs 토트넘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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