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이 볼 만한 영화라는 평가는 어디까지나 저예산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만 유효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근 유명 배우로 돈떡칠만 한 한국 영화들에 대한 실망을 감안한다면 <오프라인>이 월등히 낫다는데 이견은 없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번쯤 봤을 법한 배우들의 열연 속에, 현실적인 소재가 영화 내내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해 준다. 물론 세세한 짜임새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충분히 봐 줄만 한 매력적인 영화이다.


사건의 시작은 마치 범죄 재연 드라마처럼 흥미롭게 다가온다. 중국집 배달원 현수(연제욱)는 친구와 함께 음란 화상채팅을 하던 중, 다른 접속자가 음란 채팅녀에게 예고 살인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보통의 경우라면 그냥 장난으로 대수롭게 여길 테지만, 배달원이었던 현수는 그 음란 채팅녀가 자신이 배달했던, 그리고 내심 흠모의 마음을 품고 있었던 상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그녀의 옥탑방으로 향한다.

하지만, 현수가 도착했을 때 이미 그녀는 살해된 상태였고, 패닉 상태의 현수는 그녀의 컴퓨터 캠을 통해 자신의 모습이 온라인 상에 공개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결국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직접 범인을 찾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현수는 몇가지 단서로 서서히 범인 곁으로 다가가게 된다.

<오프라인>은 얼추 <추격자>를 닮았다. 그렇다고 중심 사건이나 인물들이 얽혀 있는 관계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인공 현수가 처해 있는 답답한 상황에서 오직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추격' 밖에 없다는 것이 닮아 있다. 그런 추격 속에 <추격자>와 비슷한 뉘양스로 경찰의 무능력과 답답함을 살짝 드러내기도 하고, 출성 신분에서 오는 사회적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도 언급한다. 이런 나름의 요소들이 영화 속에 무리하지 않게 녹아 있어 저예산 영화로써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7.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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