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피의 중간고사>의 흥행 성적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리 흥행할 수 있었는지, 영화를 봐도 도무지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과속스캔들>처럼 시기를 잘 만난 것인지, 아니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영화적 매력이 있었던 것인지, 아무튼 굳이 찾아본 <고사: 피의 중간고사>는 영화 전반의 스토리를 이어 나가는데도 힘들어 보였다. 그저 마지막 깜짝쑈를 힘겨운 사투였다고나 할까.

차라리 첫장면이 그러했던 것처럼 좀비영화로 그려냈으면 좋았을 것을, 아니 그렇게 했어야 이후 학교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상황들과 자행되는 범죄의 향연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고, 논리적 오류없이 진행되었을 텐데, 도대체 어떠한 이유에서 앞의 내용들을 깡그리 무시하게 되는 그러한 반전같지도 않은 반전을 마지막 결론적 요소로 집어 넣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쏘우>와 같이 범인이 만들어 놓은 공간 안에서 방황하고 있는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통제하기 버거워 보이는 꽤 넓은 학교라는 공간을 모두 제어한다고 하기엔 너무 터무니 없어 보이며, 각각의 인물들이 어떠한 행동을 취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모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설정도 말이 되질 않는다. 이렇게 그려낼 것이었다면 차라리 그들 내부에 공포적 상황으로 유도할 만한 인물이 추가되었으면 모를까 말이다.

게다가 문제를 풀지 않으면 학생들을 차례로 죽인다는 설정 또한 <쏘우>의 트랩과 비슷한 컨셉이긴 한데, 입장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일지 몰라도, 죽음을 목전에 둔 친구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초조함과 긴박감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게다가 주어진 문제들 또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말 그대로 그저 컨셉만 차용한 꼴이 되어 버렸다. 근데, 도대체 그들이 행한 짓거리에 대한 범인의 분노는 알겠는데, 그 문제를 왜 다른 학생들보고 풀라고 한거야.

배우들의 연기도 그다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지만, 연기를 둘째치고, 앞서 말했던 공포적 장치의 첫번째 요소에서 가장 큰 오류를 범하고 나니, 상황적 공감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렸고, 이러한 무리한 설정 속에 억지스럽게 이야기를 이끌고 가다보니, 결국 이도저도 아닌, 내용이 산으로 가버리는 결과를 초래해 버렸다. 이런 영화를 마지막까지 보고 있는 버거움이란 학생들이 느꼈을 공포감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6.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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