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최근 몇 년간 내 입맛을 충족시켜 준 작품은 없었다. 예전 고시원에서 생활할 때 심야로 보고 나오던 그 맛을 잊지 못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탓인지 원작을 리메이크 한 제시카 알바 주연의 <디 아이>는 밋밋한 드라마 수준에 머물렀다. 예전 <기담>류의 사연이 있는 기묘한 이야기 정도의 수준이었다.

뇌리에 각인될 만큼 충격적 영상들이 즐비했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잠에 취할 때까지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고, 눈 앞에 영상들이 펼쳐져 잠을 뒤쳐길 정도로 괴롭혀야 하겠지만... 기억에 남는 건 제시카 알바의 이쁜 얼굴과 착한 몸매 뿐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제시카 알바를 주연으로 내세운건 미스 캐스팅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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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쁘다+_+


영화의 소재는 충분히 섬뜻하지만, 영상적이 그리 충격적으로 다가오진 못했다. 각막이식을 한 시드니(제시카 알바)는 기증자의 기억까지 이식되면서 혼란스런 상황을 겪게된다. 이러한 혼란은 단순히 기증자의 기억을 떠나 기증자가 가졌던 특별한 능력. 즉, 죽음을 보는 능력마저 이식되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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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관객을 시드니와 함께 자신에게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 공포감을 느껴야 한다. 단순히 방 안의 벽이 변한다던지, 귀신이 보인다던지 하는 평면적 화면보단 좀더 시드니에게 자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천장에서 바닥에서, 심지어 침대에서까지. 자신의 눈을 뽑아낼 기세로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해주었야 했다.

하지만 이쁘고, 착한 우리의 시드니는 기증자에게 뭔가 사연이 있을 것이란 추측으로 사건해결에 나서고, 결국 원한을 해결해 주고서야 마음의 짐을 덜어낸다. 더군다나 마지막 장면은 여러 영화에서 나왔던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이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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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인상적인 장면이었다면 시드니의 눈에 기증자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장면이다. 샤워 후 거울 앞에 마주한 두 사람. 기증자와 수혜자. 시드니는 기증자의 눈에서 기증자가 말하는 기억을 뒤짚으며 무언가가 있음을 인지한다. 그 때 제시카 알바가 눈알을 뒤집어 까는(?) 연기는 탁월했다.

원작을 보지 않은 탓에 어느 정도의 선에서 어떤 스타일로 각색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름 특색있는 공포가 아닌 드라마라고 생각된다. 결국 공포영화추천 목록에 들기는 힘들 것 같다.

예고편이 지나치게 무섭다는 이유로 특정 장면을 삭제 한 후 재편집해서 심의를 겨우 통과했다고 하던데, 내 입장에선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다.

6.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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