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레이서>는 딱 조카녀석에게 보여주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영화이다. 먼저 영화와 만화를 믹스시켜 논 화려한 색상이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다. 인물을 제외하곤 모든 사물과 배경이 CG로 떡칠해 놨다. 실사에 가까운 CG가 아니라 마치 포스트 칼라처럼 색감이 진하다.

보여지는 것만이 아니라 스토리의 전개 역시 만화적 가치를 우선한다. 레이스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회상씬이나 일상적 행동, 대화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마치 뮤치컬마냥 과장된 모션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배우들의 연기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도 정지훈은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처음 보여지는 어수룩한 모습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영화 속 태조에 제대로 체화된 모습이었다. 단순한 얼굴 마담이 아닌 극 중 비중도 꽤 된다. 박준형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예상치 못한 장면에 불쑥 티어나와 웃음을 터틀여 준다. 그의 오바된 얼굴 표정은 극적 상황에 높은 싱크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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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적 수준은 성인이 보기엔 고루하다.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정의사회 구현에 그친다. 전체 이야기를 너무 많은 대화들로 이끌어가 지루함을 더해준다. 그로 인해 러닝타임은 130분에 달한다. 레이싱 장면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긴박감은 찾아 볼 수없다. 사실 장면 장면에 심각함도 없다. 관객들은 보면서도 편안하다. 주인공이 잘못되리란 생각을 전혀 생각지 못한다. 그래서 내 취향에선 유치하기까지 하다.

<스피드 레이서>는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하지만 전체 관람가로 해야 수익이 날 것 같다. 아니, 오히려 12세 이하만 보라고 권하고 싶다. 성인이 보기엔  워쇼스키 형제남매의 명성을 감안한다면 그리 높은 완성도는 아니다. 첫 개봉일은 5월8일이 아닌 5월5일이어야 했다. 결론은 애니덕후의 로망.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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