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주일이나 지난 이야기이다. 지난주 부산아이파크와 수원삼성의 리그 경기가 있었다. 부산까지 가는 수고스러움을 고사한 채 경기장으로 향했다. 수원삼성이 꽤나 강팀이기도 하고, 안정환이 전 소속팀과의 경기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경기는 수원삼성의 막강한 화력을 확인 채 그나마 분전한 부산아이파크의 저력을 발견한 경기였다. 2%의 골 결정력만 추가되었더라면 어떻게 될 지 모를 정도로 후반전엔 그야말로 박빙이였다. 결과는 0-2 수원삼성의 승리로 끝났지만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를 보는 내내 부산아이파크의 관객 모독에 대해 불쾌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부산아이파크는 부산아시아드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산아시아드경기장은 2002한일월드컵 경기장으로 쓰이긴 했지만 축구 경기장 주변에 육상경기를 치룰 수 있는 트랙을 설치하다보니 전혀 축구전용구장답지 못하다.

즉, 전혀 축구 볼 맛이 안 나는 구장이다. 그래서 부산아이파크는 임시방편으로 가변석을 설치해 놓았다. 전용구장을 바로 만들지 못하기에 가변석을 설치해 좀더 가까이서 선수들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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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놈의 가변석의 좌석이 너무 적어서 문제이다. 총 좌석이 몇 석이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경기 시작 한시간 전부터 이미 다 차버려서 같은 돈을 내고 들어온 사람들도 늦게 왔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곳에 앉아야만 한다. 하지만 다른 좌석이라 하면 아예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선수들 얼굴도 식별이 안되는 그런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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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수 없이 골대 쪽 가변석에 서서 봐야 했다. 빌어먹을 입석이다. 가까이서 보려면 감수해야 하는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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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보는 것도 잠시라고 90분 넘게 서서 볼려니 다리도 아프고 왜 이짓을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게다가 반대 진영에서 경기 전개가 이루어지면 딴 나라 얘기처럼 보이지도 않고 답답한 노릇이였다.

즉, 터치라인쪽 가변석에 앉은 사람만이 제대로 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그런 구조이다. 그 자리에 앉기 위해서 최소 한시간 이상 전에는 경기장에 와서 기다려야 한다. 이럴바엔 차라리 입석표를 판매하는 것이 옳은 일 아닌가.

왜 같은 돈을 내고 입장했는데 늦게 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느냔 말이다. 사실 늦게 온 것도 아니다. 경기 시작 전에 왔으니. 일단 가변석은 종전과 같은 가격에 입장하고, 가변석이 다 차면 가격을 내려 받아야 한다. 최소 1,000에서 2,000원은 내려 받아야 한다.

울산문수구장만 하더라도 특별석과 일반석, 서포터석을 따로 판매하고 있다. 당연히 서포터석은 골대 뒤편으로 일반석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부산아이파크도 어서 빨리 합리적인 가격 결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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