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래 전에 <미스 리틀 선샤인>을 보았을 때의 그 느낌과 비슷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행운이 찾아 온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그러고 보니 스티브 카렐은 두 영화에 다 나온다. 사실, 영화 제목은 <Dan in Real Life> 원제 그대로 했어야 했다. 자칫 그저 그런 뻔한 사랑 영화로 치부해 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터에 적어논 글귀만 봐도 사랑 영화로 착각케 하는데, 억지스럽고 운명적인 만남을 담보로 한 남루한 사랑 얘기를 하고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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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해지는 유쾌함이랄까, 딸만 세명을 키우는 고지식해 보일 정도로 FM적인 싱글 파파의 현실 얘기를 담고 있다.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독자들을 충고하는 상담 칼럼리스트의 가족적 일상이다. 실상 사랑 얘기보단 가족 얘기가 더 많다. 하지만 억지스레 가족애로 엮으려는 과오를 범하지도 않는다.

시종일관 시트콤스러운 상황들과 대사들 그리고 행동들이 관객들을 유쾌하게 만든다. 전혀 오바스럽지 않고,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가볍게 터치하는 그 맛이 제대로 살아 있다. 일상적인 얘기들로 채워진 스토리도 전혀 지루하거나 지겹지 않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주는 교훈은 전혀 가볍지 않다. 특히, 결정적 장면에서의 관객들의 외침은 유쾌하게 들려온다. 관객 모두가 그 상황에 동화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아마도 여자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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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바로 음악이다. 컨츄리한 음악들이 영상에 제대로 묻어난다. 영화 상 주인공에게 의미있는 장면에서 나오는 Pete Townshend의 'Let My Love Open The Door'이 특히 좋았다. 다른 영화에서도 많이 쓰이곤 했지만 역시 좋다. 다른 음악들도 youtube에서 얻을 수 있다.

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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