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모니터에 불량화소가 생긴건 꽤나 오래 전 일이다. NACO라는 중소기업 제품인데 불량화소는 A/S를 안해준다는 것이다. 구입한지 오래되서 그런지 아니면 귀찮은건지 유상으로도 안된다기에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처음엔 점처럼 작았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커졌고, 마치 창문에 빗방울 흐르듯이 모니터를 타고 내려가 모니터 중간을 갈라놓았다. 흡사 듀얼모니터를 연상시키듯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에도 꽤나 오랜시간을 잘 써왔는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며칠 전에 모니터를 뜯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마음 먹은 것도 아니다. 그냥 즉흥적으로 다분히 감정에 치우쳐 액정에 뭐가 끼었길래 저렇게 되었나 궁금해 직접 뜯어보기로 한 것이었다.

작업은 꽤나 고되었다. 모니터 받침은 나사 몇개를 풀어서 쉽게 분해할 수 있었지만 모니터를 감싸고 있는 뚜껑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자 드라이버를 모니터 틈새에 끼고 망치로 몇번을 두드렸다. 그렇게 사면을 다 뜯어내고서야 뚜껑을 열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LCD 모니터를 구입할 당시 대기업 제품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 났고, 중소기업 제품 중게 가격이 저렴하면서 괜찮은 걸로 산다고 산건데 꽤나 튼튼하게 구성되어 있다. 뒤쪽으론 바로 액정에 도달할 수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쪽을 봐도 마찬가지다. 뭘 그리 꽁꽁 싸매놨는지 나사를 또 풀어야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뒤쪽의 뚜껑을 한번 더 제거하니 회로들이 보인다. 이것들 마저 제거해야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쯤되니 다시 조립하기는 불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홧김에 그냥 다 뜯어내어 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사가 또 나온다. 너무나 정교하게 조립된 나사이다. 집에 있는 드라이버로는 도저히 안된다. 그냥 힘으로 뜯자는 생각에 틈새에 일자 드라이버를 집어 넣고 위로 올려 뜯어 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입 당시 LG필립스 패널을 쓴다고 하더니 진짜다. 흐리하게 MADE IN KOREA가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디어 나왔다. 액정이다. 얇은 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얇은 막이 두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 안에 불량화소가 보인다. 이것마저 벌려 뜯어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분리되었다. 한장은 짙은 색으로 되어 있고, 다른 한장은 반투명한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사진에 불량화소의 흔적이 보인다. 저 부분을 휴지로 닦아봐도 없어지지 않는다. 그냥 서로 맞붙어 있던 부분에 있던 끈적한 액체같은 것만 묻어날 뿐이다. 결국 불량화소는 어떻게 해도 없앨 수 없단 말인가?

꽤나 오랜 시간을 뻘짓 했다. 얼른 모니터나 질러야 겠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