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만화의 인기만큼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호가 자주 만들어지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치고 만화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를 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만화가 가지고 있던 명성을 깎아 내릴 뿐이었다. 만화 <데스노트>를 보다가 말았지만, 영화 <데스노트>와 <데스노트 - 라스트 네임>을 케이블을 통해 간간히 본적이 있어, 무엇이 이야기의 중심이며, 어떠한 캐릭터들이 나오는지에 대해선 알고 있다.

하지만 만약 <데스노트 - L: 새로운 시작>을 원작과 전작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아무리 만화가 원작이라 해도 이러한 연출을 했어야 했나 의문이 든다. 과장된 캐릭터 설정은 물론이고, 개연성 없는 장면들의 연속은 이게 코미디 영화였나 하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특히 등을 칼로 찔렀는데, 입에서 피를 토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마치 고등학교 영화써클의 졸업작품 수준의 어설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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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하게 말해서 <데스노트 - L: 새로운 시작>은 만들어지지 말았어야 했다. 특히 <데스노트>라는 이름으론 말이다. 전편 <데스노트>와 <데스노트 - 라스트 네임>의 감독과도 다를 뿐더러, 특히 <데스노트>에 관한 얘기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L'을 위해, 그리고 매니아들을 위해 'L'이 죽기까지를 억지로 짜낸 스토리에 불과하다. <데스노트> 팬들을 유혹하기 위해 'L'은 미끼였을 뿐이다. 즉, 원작의 요소는 아무것도 없고 그저 다른 곳에 'L'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만든 스토리도 이미 많이 우려먹은 식상함이 물씬 묻어난다.

포스터에 나와 있는 '새로운 사신'이란 문구도 만화 본 사람이 생각하는 그런 사신이 아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사신은 없다. 그저 <데스노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켜 줄 하나의 미끼일 뿐이다. 굳이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면 극장용이 아닌 매니아들을 위한 특별 한정판 정도로 나옸어야 맞다. 'L'이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데스노트>는 아닌 것이다.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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