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원에게도 폭력을 휘두른 바 있던 김은경이 다시 한번 김수연한테 카운터 어택을 날렸다. 영상을 보면 이건 생각이고 뭐고 할 찰나도 없이 감정이 격해짐과 동시에 바로 주먹이 나갔다. 효도르도 울고 갈 반사 신경이다. 한국 스포츠를 보면서 가장 추악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경기 중에 선배가 후배 나무라는 것이다. 같은 편 선배가 후배를 독려하는 의미로 몇 마디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배를 권위를 이용해 경기 중 상대 후배 선수에게 강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짓은 정말 쓰레기같은 짓이다. 새까만 후배녀석이 어디 감히 하늘같은 선배에게 함부로 덤비냐는 그런 생각이 머리 속에 박혀있는 것이다. 경기 후에 서로 안 볼 사이도 아니고, 전쟁처럼 죽여야 할 원수도 아니다. 프로근성과 분명히 차별되어야 할 한국에서만 있을 법한 더티 플레이인 것이다.

이 기사와 영상을 보면서 생각나는 예전 경기가 하나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 만한 이영표와 이임생의 사건이다. 이영표가 이임생한테 맞고서도 나중에 깍듯이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인사 한 뒤, 악수를 하고서야 사건이 마무리 되었다. 사실 이영표가 맞은 시점에서 이임생은 퇴장 당해야 마땅했다. 그 전에 이영표의 태클이 거칠었다면 심판이 옐로우 카드를 줬어야 했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임생은 심판에 어필했어야 할 문제였다. 정말 자신의 부상까지 염려될 정도의 위협스러운 태클이 들어왔었다면 경기 후에 부상의 염려를 얘기하며 파이팅도 좋지만 동업자 의식을 갖고 경기에 임하라고 선배가 후배에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먼저 때리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멀찌감치 가는 이영표를 와 보라면서 부르고 있다. 그것도 경기 도중에 말이다. 무엇보다 캐스터 역시 두 사람 다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무엇보다 이영표가 새까만 후배임을 강조한다. 이 사건에서 선배, 후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경기에서는 선배, 후배로 만난게 아니라 동등한 선수로써 위치를 같이 할 뿐인데 말이다.

이번 사건은 단지 김은경에 대한 징계로 끝날 것이 아니라 한국 스포츠 선수들의 전반에 깔려있는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 프로라는 이름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 개개인이 갖고 있었던 선배이니까, 후배이니까 하는 생각이 아니라 진정한 스포맨십을 경기장에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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