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안정환이 친정팀 부산으로 왔다. 환영한다. 하지만 이번 이적과 동시에 그동안 수원삼성의 언론 플레이에 놀아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 글에서 썼듯이 난 안정환이 돈 때문에 갈팡 질팡하고 있고, 높은 연봉때문에 다른 팀에서 영입을 꺼리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포털 사이트 기사의 댓글에도 돈벌레라면서, 돈만 밝히고 프로의식이 없다는 악플이 넘쳐났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이적료였다.

K리그의 경우 2005년 이전에 입단한 선수들이 계약 기간이 끝나 FA 자격을 획득해 국내 타구단으로 이적할 때 원 소속구단의 이적 동의가 있어야 하고, 영입 구단은 원 소속구단에 FA 보상금(이적료)를 줘야 된다. 만약 해외 타구단으로 이적할 경우에는 이적료가 없지만, 만 33세 이전에 국내 타구단으로 복귀할 때는 영입 구단이 해외진출 직전 구단에 이적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적료의 지급 이유는 K리그에 있었던 계약금 제도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은 구단의 재원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규정을 만들었었다.

안정환의 경우에는 뒤스부르크에서 나올 당시 자신의 6개월 봉급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이적료 75만유료(약 9억원)을 서로 쌤쌤이 하면서 퉁쳤다. 그리고 6개월 후 수원에 입단하면서 수원은 이적료, 계약금 없이 연봉만 지급하면서 안정환을 영입했다. 수원과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다. 당연히 이적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안정환의 생각과 달리 수원은 이적료로 발목을 잡은 것이다.

수원은 계약금, 이적료 한푼 내지 않아놓고, 규정에 따른 이적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적 전까지 차붐은 인터뷰에서 언제든지 안정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나 연봉이 문제이다면서 언론 플레이를 했다. 타 구단과의 접축 얘기에서도 이적료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모두 안정환의 높은 연봉을 부담스러워 한다고만 기사에 났다.

만약 삼성 구단과 차붐이 안정환을 선수로써 위했다면 그런 결정을 했을까? 안정환은 이적료 문제로 이적이 불가했다면 은퇴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황선홍 감독과 부산 구단은 안영학을 내주는 대인배적인 결정으로 안정환을 구해냈다. 연봉도 안정환이 백지위임하면서 6억원 정도로 협상되었다. 결국 문제는 연봉이 아닌 이적료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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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수가 전남에서 대전으로 이적할 때 선수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이적료 한푼 받지않고 보내줬다. 수원도 어차피 자기들이 지불하지 않은 이적료이기에 충분히 포기할 수도 있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수원은 부산에 이적료를 받는 대신 안영학을 받아냈다. 김남일의 이적으로 인한 빈자리를 안영학으로 대신하겠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다.

2002년 페루자에서 쫒겨난 후 안정환의 이적이 쉽지 않았던 이유가 이적료였다. J리그로 가야 했던 이유도 이적료였다. 그놈의 이적료때문에 그렇게 고생한 안정환이었건만 자신들은 이적료를 내지도 않았으면서 선수 생명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그렇게 받고 싶었나 묻고 싶다. 특히 그 전까지의 언론 플레이는 정말 삼성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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