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필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17라운드 경기는 레딩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한 리버풀로써는 우승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베네테즈 감독의 맨유 징크스 또한 이겨야 할 이유였고, 다음 경기가 포츠머스이기에 자칫 3연패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분위기 쇄신을 위해선 리버풀로써 총력을 다해야 했다. 하지만 긱스-루니-테베즈로 이어지는 한방에 리버풀은 무너졌다.

축구는 경기 양상에 따라 여러가지 묘미가 있다. 서로의 골 공방전 끝에 승부가 결정되거나 강팀이 약팀의 골문을 열심히 두드리지만 번번히 막히다가 역습 한방에 무너지거나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리한 쪽으로 추가 약간 기우는 경우 등 다양하다. 이번 경기는 강팀끼리의 경기답게 정말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이였다. 어느 한쪽이 길게 볼을 소유할 틈을 주지 않고 압박을 가했고, 패스 차단 역시 여러번 나왔다. 양팀 다 미드필드에서 공격수한테 패스를 찔러줄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전반전에 찬스는 리버풀이 많았다. 게다가 반 데 사르와 수비수와의 의사 소통이 잘 안되었는지 실수로 인한 행운이 리버풀에게 두번왔었으나 안데르손과 에브라에 막히고 말았다. 특히 이번 경기에 에브라의 활약은 결승골은 넣은 테베즈와 함께 최고 평점을 주고 싶을 정도였다. 왼쪽을 완벽하게 차단함은 물론이고 빠른 발을 활용해 공격을 물꼬까지 트는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중원에서 밀리지 않은 하그리브스와 안데르손도 나름 선전했다.

골은 전반이 다 지날때쯤 터졌다. 코너킥 찬스에서 마치 약속된 듯한 긱스의 땅볼 연결을 루니가 달려오면서 바로 슈팅을 날렸다. 그게 테베즈의 발로 이어졌고, 좋지 못한 자세임에도 테베즈는 골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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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인 슈팅수를 보여주는 리버풀 ⓒ MBC ESPN 방송 캡쳐


후반전에도 여러차례 리버풀은 맨유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많은 프리킥 찬스도 다 무위로 돌아갔고, 사이드에서 올린 크로스는 맥 빠지게 하는 연결들이 대다수였다. 리버풀은 바벨을 투입하면서 왼쪽이 열리기 시작했고, 결정적인 슈팅도 날리긴 했지만 아쉽게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마지막엔 크라우치까지 투입했지만 퍼디난드와 비디치가 지키는 중앙을 뚫어내진 못했다. 맨유는 테베즈와 안데르손을 빼고 캐릭과 오셔를 투입하면서 수비를 탄탄히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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