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마음회관이 재개관했단 얘길 듣고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도중 어떤 여자가 "저기..."하길래 당연히 길을 묻는 줄 알고 멈춰섰더니 "얼굴에 근심이 많아 보이는데..." 이런... 바로 눈치채고 대꾸도 없이 그냥 자전거 타고 가버렸다. 비단 이번 일뿐만이 아니다.

시내에 나가서 걷다보면 그런 인간들 마주치는건 다반사이다. 심지어 비가 와 빨리 집에 갈려고 뛰어가는 도중에도 잡아서 "얼굴이 참 선해보이시네요" 장난쳐? 우산이나 좀 씌워주던지..쩝; 아무튼 유독 이런 인간들 많이 접하는 사람이 있을텐데..딱 내가 그렇다. 한 달에 한 두번은 꼭 접근해 온다. 요즘은 워낙 짜증이 나서 "시베리아 벌판에서 얼어죽을~육개장 사발면"이라고 욕을 하고 지나친다.

내가 아는 바 이들의 목적은 백이면 백 '돈'이다. 한번은 뭐하는 인간들인지 궁금해서 따라가 본적이 있었다.

수능이 끝나고 한가하던 시절, 낮에 집에 있는데... 아리따운 여자들이 "목이 말라서 그러는데 물 한컵만 주실 수 있으세요?" 하길래 당연히 줬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이 "요즘 하시는 일이 잘 안 풀리시지요? 참 좋은 기운을 타고 나셨는데... 조상님을 잘 못 모신 것 같으세요.." 이딴 말을 하길래.. 속아 주는 척 "그럼 어떻게 하면 되죠?"라고 물었던니 조상님께 정성을 드리면 된단다.

자기들이 정성 들일 준비는 다 해놨으니 따라만 오면 된단다. 그 인간들 따라가 봤다. 가던 도중 조심스럽게 묻는다. "저 혹시 현금 얼마나 갖고 계세요?" 당연히 "없는데요!" 했더니 곤란한 표정으로 얘기한다. "그럼 정성이 부족한데..." 그러곤 "통장에도 돈 없어요"하길래 "네~ 아직 용돈 받을려면 멀었는데요" 했다. 그 인간들 결국 내 통장에 돈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려고 하길래 확인 시켜줬다. 당연히 있을리가 있나...

결국 빈 몸으로 따라가서 건물에 도착했다. 나 같은 사람들 몇 명 더 보였다. 이상한 옷 입히더니 절을 하라고 하곤 그 상에 있던 음식들을 주길래 맛있게 먹었다. 그러곤 무슨 수업을 한다면서 데려가선 이상한 책을 펼쳐놓고 뭔가를 가르친다.

신의 레벨이라면서 제일 위에 유일신이 있고, 그 밑에 하느님, 예수님, 석가모니가 있고, 그 밑에 단군이 있고, 그 밑에 조상신이 있고, 어쩌고 하면서 교리가 어쩌고, 모든 종교가 다 통합되어야 한다는 소리를 지껄였다. 내가 알 바 있나...난 음식 먹으러 온건데....그냥 대충 둘러대고 나올려고 했더니....이름이랑 전화번호 주소를 적으란다. 당연히 거짓말로 적고 나왔다. 그러곤 다음에 올 땐 현금 가지고 오란다. 오늘 들인 정성으론 부족하면서....

뭐하는 인간들인지 궁금했고, 할 일도 없어서 따라가봤었지만 역시나 목적은 돈이였다. 당연히 다시는 얼씬도 안했고, 연락처도 가짜였기에 연락도 없었다.

아, 그리고 몇가지 금기를 가르쳐 주었다. 뒷짐 지지마라. 문지방 밟고 서지 마라. "..해서 죽겠다."라는 말 쓰지 마라. 이런거 주의 할 점이라고 알려주었다.

참, 재밌는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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