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의 아스날이 미들즈브러에 패하다니,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이번 라운드 빅4의 경기는 승패가 뻔히 보이는, '양민 학살 데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였는데, 리버풀이 레딩에 패한 이변에 이어 아스날이 미들즈브러에 패하고 말았다. 아스날의 주전들이 좀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스날이 루니나 호날두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맨유와 같은 팀 컬러가 아니기때문에 경기에 큰 지장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 밖으로 흘러 갔다. 미들즈브러의 미친듯한 압박으로 인해 아스날은 특유의 패스를 살라지 못하고 계속해서 공격이 막히기만 했다. 미들즈브러는 마치 단체로 '뽕'을 맞은 듯한 체력을 보여줬다.

미들즈브러는 경기 시작부터 기선을 제압해 나갔다. 아스날 입장에선 약간은 억울할 수도 있는 페널티킥을 알리아디에르가 얻어냈고, 다우닝이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1대0으로 앞서 갔다. 그런 공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다. 아스날의 공격은 호쳄박과 보아텡에 막혀 전혀 제대로 나아가질 못했다. 이런 아스날의 공겨 흐름 속에선 득점 선두 아데바요르도 어쩔 수 없었다. 볼이 연결이 되야 어떻게든 슈팅공간을 만들어서 골을 성공시킬텐데, 제대로 연결된 공격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반면, 미들즈브러는 날카로운 역습을 아스날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몇번의 찬스를 놓치던 미들즈브러가 결국 두번째 골도 성공시켰다.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볼을 아스날 선수가 걷어낸다는 것이 미들즈브러 선수에게 걸렸고, 곧바로 골대를 향해 강하게 찬 슈팅은 키퍼의 펀칭에 막혔으나, 볼이 툰자이 쪽으로 오자 각도가 없는 불안정한 자세에서 멋지게 골을 성공시켰다. 레딩과의 경기에 이은 연속골이다.

아스날과 미들즈브러 모두 선수 교체를 통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으나, 여전히 주도권은 미들즈브러가 가져가고 있었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아스날의 답답함은 계속 되었다. 리버풀이나 맨유와 경기를 무승부로 만들었던 경기 마지막의 열정은 이번 경기에서 나오질 않았다. 추가시간에 로시츠가가 골을 성공시키긴 했지만, 대인배 미들즈브러가 이겼다고 생각하고 그저 한골 헌납한 듯한 느낌이 강했다. 결국 미들즈브러가 2대1로 승리하며 오랜만에 도깨비 팀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동국은 선발로 나온 알리아디에르와 툰자이가 모두 교체되어 나갔지만 들어오지 못했다. 아무래도 앞으로 이동국의 경기 출장은 보기 힘들 것 같다. 알리아디에르만큼 빠르고 공격적이지도 못하고, 툰자이만큼 결정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이동국만의 장점을 찾아보려 해도 이 둘의 능력이 이동국보다 앞서는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미도마저 돌아온다면 이동국은 교체 명단에도 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쉽지만 국내로 복귀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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