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급 살인>은 10년이 더 된 영화지만 다시 봐도 많은 걸 느끼게 해준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은 몰입도를 높여주는 좋은 도구가 된다. 범죄자를 교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교도소가 살인자를 만들었다. 만약 나라면? 내가 헨리 영이라면 이런 물음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살인자도 흉악범도 아니다. 단지 어린 여동생의 곪주린 배를 달래주고픈 오빠였을 뿐이다. 단 5불을 훔친 죄가 그를 살인자로 만들었다. 몇 억을, 몇 천억을 횡령하고도 휄체어에 몸을 실은채 법정을 나오는 그들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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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적 줄거리는 빈약하고 진부한 스토리이다. 헨리 영(케빈 베이컨)은 3년간 알카트라즈(영화 '더 록'으로 유명한) 교도소의 독방에 갇혀있다가 다른 죄수들과의 첫 식사시간에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의 변호를 맡게 된 사회 초년생 변호사 제임스 스탬필(크리스찬 슬레이터)이 있다. 친구가 필요했던 헨리에게 제임스는 친구가 되어주고, 제임스는 헨리를 위해 알카트레즈와 연방정부에 맞서 싸운다. 독방에 3년이나 갇혀있던 헨리 영은 제임스 스탬필에게 친구이길 원한다. 독방에선 거미가 친구였고, 혼자 야구놀이를 하거나 구구단을 외우는게 고작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죽음을 좌우하는 재판보다 살아 있는 동안에 야구 얘길하고, 카드 놀이를 해줄 친구를 필요로 한다. 그는 살인자가 아닌 알카트라즈의 살인무기 였을 뿐이다. 결국 헨리와 제임스가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이 승리는 단순히 법정에서의 무죄, 유죄가 아니다. 외압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껏 행동한 그들만의 VICTORY인 것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건 케빈 베이컨의 연기이다. 독방으로 정신착란을 보여준 모습과 처음 여성과 관계를 갖은 후의 그의 표정. 그리고 재판장에서의 그의 절규. 마지막 교도소 부조상 글렌을 향해 던지는 말들.

"당신은 나를 구타할 수도 독방에 감금할 수도 있어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상관 안해
행동(action)에서 난 이겼어
반응(reaction)도 내게서 뺏어갈 수 없어"

9.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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