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 / The Lives Of Others)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출연: 울리쉬 뮤흐(비즐러), 마티나 게덱(크리스타), 세바스티안 코치(드라이만), 울리히 터커(그루비츠)

"인간의 신념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아" 영화 속 햄프 장관의 대사이다. 과연 그럴까?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통일 이전의 동독이다. 국가의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주민감시는 극에 달한다. 주인공 비즐러는 냉혈안 같은 인물로써 일말의 감정도 배제한채 인질을 신문하고, 그런 신문에 대해 의문을 갖는 학생을 표시해두는 인간미 없는 사람이다. 극작가 드라이만과 연극배우 크리스타가 비밀경찰 비즐러가 감시, 도청해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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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혈안 비즐러,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흘릴 것 같은 비즐러는 타인(드라이만, 크리스타, 예르스카, 하우저...)의 삶을 통해 자신이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신념과 이념이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드라이만이 갈망하던 자유와 위험을 무릅쓰고 동독의 현실을 알리려 했던 용기, 드라이만과 크리스타 사이의 진실한 사랑, 그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지켜보며 서서히 변화한다.

드라이만의 집에서 브레히트 시집을 가져와 읽는 행동을 한다거나, 드라이만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나타'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냉철한 이성에 감춰져 있던,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성을 드러낸다. 그와 함께 도청의 기록들은 각색되고, 심지어 그들의 삶에 개입해 그들을 변호하기 까지 한다. 결국 주어졌던 임무는 실패하고 비즐러는 그 댓가로 우편물을 감시하고 배달하는 말단 직원으로 좌천되고 만다.

하지만 그는 정말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진정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추구해야 할 것이 무언인지를 그들(타인의 삶)을 통해 깨닫게 된다. 오로지 국가적 신념만을 위해 살았고, 그것에 대해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그에게 큰 변화가 온 것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드라이만은 비즐라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드라이만은 비즐리에게 그만의 방식의 보답한다.

사회주의 체제하의 동독의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공감되는 영화이고, 많은걸 깨닫게 해주는 영화이다. 감시와 도청을 하고 그걸 기록해 안보국에 보고하는 비밀경찰 비즐러. 인터넷의 게시판과 블로그 글들을 감시하고 그걸 캡쳐해 선관위에 보고하는 그들.

비즐러가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를 지켜보며 변화했듯이, 그들도 수없이 많은 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며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신념과 가치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그들의 삶이 변화되길 바라면서...

9.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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