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 '빼빼로 데이'는 이제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만큼 연인들 사이에선 모르고 지나치면 안되는 날이 되었다. TV에서도 11월11일 다가옴에 따라 '빼빼로 데이'을 재인식 시키는 광고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 날은 한 제과업체가 단순히 11월11일에 1이 4번 연속적으로 들어간 것이 자기회사의 제품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상품명을 그대로 사용하여 빼빼로 데이를 만들어 버렸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화이트 데이'에 사탕을,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를...이런 넘쳐나는 'XX 데이'의 기원도 모른채, 연인들 사이에선 모르고 지나치면 원망스런 소리를 듣기 일쑤다. '발렌타인 데이'의 기원에 관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얘기가 로마의 성발렌타인(St. Valentine)의 처형 날짜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당시 황제 클라디우스 2세는 젊은 청년들을 군대로 보내기 위해 '금혼령'을 내렸고, 예외로 자신의 허락이 있을 때에만 젊은이들이 결혼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발런타인 사제가 황제 몰래 젊은 남녀를 결혼시켰고, 결국 이 사실이 들통나 그는 269년 2월 14일 처형당했다.


특히 처형을 당하기 전 간수의 딸에게 "love from Valentine"이라는 편지를 남겼는데, 이는 '발렌타인 데이'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풍습의 기원이 되었다. 암튼 발렌타인 신부를 기리기 위해 2월 14일 성 발렌타인 축일로 정해졌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선물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성 발렌타인 축일이 지금처럼 여자가 남자에게 초컬릿을 주는 날처럼 인식되게 된 것은 일본 초콜릿 회사의 상술 때문이다.


3월14일, '화이트 데이'는 서양에는 없고, 동양에만 있는 날이다. 일본에서 '발렌타인 데이' 상술로 큰돈을 번 일본의 제과회사 모리나가에서 "2월 14일에 초콜릿으로 받은 사랑을 3월 14일에 머쉬멜로우로 보답하라" 는 내용의 TV광고를 했다. 원래 화이트 데이의 이름은 '머쉬멜로우 데이'였는데, 머쉬멜로우가 하얀색인데 착안해서 '화이트 데이'라고 바꿔부르기 시작했다.


혹시 11월8일, '브라 데이'를 아는가? 11이 브라끈, 8이 브라컵을 닮았다는 데 착안해 2004년 란제리업체 르페가 국내에 도입된지 4년째이다. 부부나 연인들끼리 평소 하기 힘든 속옷 선물을 자연스럽게 나누라는 속옷업체의 '속보이는 상술'이다. 업체들이 자기회사의 제품을 더 효과적으로 쉽게 팔기 위해 '사랑의 심리'를 악용한 상업적 전략에 휩쓸려 'XX 데이'라고 의무감에 사로잡혀 선물을 주고받는건 의미없는 일이다. 뻔한 상술에 알면서 당하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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