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시야 이치>는 꽤 오래 전에 봤던 일본 만화이다. 완전한 19금 만화이기에 정식발매는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될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장면 장면의 묘사도 그렇지만, 전체적인 내용 자체가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어둠의 경로로만 구해서 볼 수 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고어물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류의 혐오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비추이다. 총 10권인가, 11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화 좀 봤다는 사람들이 알 만한 <호문쿨루스>의 작가 야마모토 히데오가 <호문쿨루스> 이전에 그린 작품이다.


일단 내용부터 상당히 독특하다. 여기서 독특하다는 것은 변태적이고 폭력적이란 것을 말하는데, 여러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변태적인, 그리고 폭력적인 수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 '이치'의 정신세계와 행각들이 이전에 접할 수 없었던 그런 수준에 범접해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봤던지라, 정확히 내용들을 기억해 내긴 힘들지만, 자신의 트라우마를 폭력과 살인으로 정당화하면서, 성적 욕구까지 배설해내는 내용들이 전체를 관통한다.


그리고 일본에선 만화가 흥행하는 경우 영화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고로시야 이치>의 경우도 그렇다. 제목은 <이치 더 킬러>이다. 영화는 그다지 재밌다기 보단, 만화를 어떻게 영화로 그려냈을까 하는 궁금증에 집중해 본 경우였다. 역시나 원작보다 나은 영화는 없다고, 그다지 만족스런 결과는 아니었다. 게다가 영화의 경우 주인공 '이치'보다 두목 '카키하라'에게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이치'의 심리 상태를 어떻게 그려낼까 하는 궁금증을 하나도 해소되지 못했다. 그저 '카키하라'를 연기한 아사노 타다노부의 카리스마만 돋보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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