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9일.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다가 '김장훈 미니콘서트'라 적힌 무대가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 날짜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바로 얼마 후 였다. 그리고 안내 방송에서도 조금 후에 김장훈의 미니콘서트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마련된 객석엔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냉큼 앞쪽으로 가서 먼저 자리를 잡았다.


김장훈에 대한 첫 기억은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장훈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4집 '나와 같다면'과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겠지만, 내가 처음 접한 김장훈의 노래는 3집에 수록됐던 '노래만 불렀지'라는 곡이었다. 고운 미성의 가수들이 다수이던 그 때, 김장훈의 거친 음색이 알게 모르게 매력적으로 들렸다. 그리고 그 후부턴 김장훈의 새 음반이 나올 때마다 구입했다.


아무튼 그런 김장훈을 실제로 볼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드디어 김장훈이 등장했고, 1시간 30분이란 짧지 않은 시간에 몇곡을 불렀을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함께했다. 노래 듣느라, 폰카로 찍느라,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지만, 어느 한 순간도 놓치지 싫었다. 그렇게 김장훈은 연말에 있을 부산 공연에 많이 와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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