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큰녀석이 변명을 하는것 만큼이나 꼴사나운건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여기서 변명을 하게되는군. 일단 나름 공식적인 상황에서 반말을 쓰는건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자리가 자리-디씨, 디씨안에서도 코갤-이니
존대말썼다간 심하게 무시당할것 같아서 나름 말투를 정리해봤어.
그리고 이 글은 상당히 기니까, 즉 스크롤의 압박이 심하니 아니다 싶으면
지금 백스페이스 누르시고..
아 참, 나는 라인업 1회때 정환이 몰카에 등장한 바로 그 피디고,
주로 편집, 자막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지금 4회 방송분 편집(종합편집)을 다 끝내고 지금 들어와서 이 글을 쓰고 있어.
사실, 3회보다는 좀 더 나은것 같아서 기분은 나쁘지 않아.
지난주-라인업 3회-때 정말 뜨거운 반응을 보여줘서 고마워.
사실, 주위사람들은 괜찮다는 반응들을 보여주긴 하지만,
지인들의 코멘트라는건 나와의 친분을 전제한다는 면에서 100퍼센트
신뢰할 수 없으니까. 사실, 그런 의미에서 코갤에 와서 눈팅질을 하는거야.
맘에 안드는 부분이나 재미없는 부분은 명확하게 까주니까.
이 부분은 조금 있다가 다시 언급하겠지만, 그런면에 있어서
많이 감사하고 있고 많이 부탁할것도 있어.
자, 그러면 본격적인 변명을 시작해볼게.
맘에 안들면, 그냥 읽지 않는게 좋을거야.
일단, 첫회의 번지점프와 천국과지옥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게.
뭐 워낙에들 말이 많았으니까.
피디라는게, 알다시피 직장인이잖아. 영화감독이나 예술가들과는
전혀 다른거라고.
삼성이나 엘지에서 핸드폰을 하나 디자인한다고 생각을 해봐.
그걸 일개 디자인 팀장이 전부 결정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디자인해서 제작했을때의 제반 비용, 그 비용으로 제작했을때
팔릴수 있을지의 여부, 그 디자인이 트렌드의 맞는지의 여부,
역시나 그 디자인과 기존에 나와있는 디자인들과의 충돌여부,
광고부의 의견, 영업부의 의견등을 거쳐 사장의 결재를 받겠지.
누군가 파격적으로 옥수수 디자인의 핸드폰을 만든다고 해도
-물론 나역시 그런 핸드폰은 안살거야- 절대 위에서 결재가 나지 않겠지.
역시 피디도 마찬가지여서, 무언가 강하게 해보고 싶은것들이 있어도
사실 위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어느정도 따르지 않으면 안돼.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늘 생각하는 “마이클조던”론,
즉 초등학교 농구팀과 대학교 농구팀이 농구를 하더라도
마이클조던이 초등학교 농구팀에 한명 있다면 대학교 농구팀을 이길 수 있다는
논리야. 즉, 이 논리를 따르자면 피디가 잘만 한다면 아무리 출연자가 후져도,
아무리 제작비가 적어도, 아무리 스테이션 이미지가 안 좋다고 해도,
아무리 시간대가 안 좋아도, 아무리 무한도전이랑 붙더라도 시청률이
잘 나올 수 있겠지.
같은 맥락에서, 출연자가 너무나 훌륭하다면(원빈, 장동건, 김태희등이 나와서
연애편지나 당연하지를 한다고 생각해봐), 피디가 아무리 후져도,
아무리 기획이 후져도 잘 될 수 있을거야.
즉, 내가 고만고만한 피디기 때문에 위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어느정도 따르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물론, 김태호 피디라고 위에서 행사하는
압력이나 간섭이 없었겠냐고, 그걸 잘 이겨내고 막장컨셉을 잘 살려서
(유재석이 KBS에서 외인구단 말아먹고, SBS에서 감개무량 말아먹고, 결국
MBC에서 성공하게 된건 김태호피디의 공이 크다고 봐)
결국 김태호 피디가 지금의 무한도전을 만들었듯이 훌륭한 피디가 잘 만들면
아무리 조건이 어려워도 잘 되겠지만, 나처럼 고만고만한 피디는 이래저래
간섭들을 잘 조율해서 어느정도는 절충해야만 프로그램 런칭이 가능한거야.
물론 내가 병진인 탓도 있겠지만, 너희들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것도 생각안하고
프로그램을 시작할만큼 병진은 아니야. 아니 그러기 전에, 그정도로 병진으로
기획을 올리면 윗선에서 OK가 나지 않겠지. 번지점프도 원래는 번지를 뛰기전
뛰기 싫은걸 어떻게 피해나가느냐에 컨셉을 잡았었고.
사실 가위바위보 부분으로만 20분정도 낼까도 생각을 했었지.
뛰는 부분은 “국내 최초 리플레이, 슬로우 걸지 않고 번지방송내기”로 하고
말이지. 하지만 그런 어찌보면 과격한 시도들을 첫방부터 하는게
부담이 되는거야. 나도 그렇고 윗선도 말이지. 물론 첫방이기 때문에 그런
과격한 시도들을 해봐야 하는게 아니냐-라고 말하면, 아니 그게 정답일수도
있겠지만, 1년 가까이 어려운 시간을 보낸 SBS의 토요일 여섯시 시간대에서는
좀 그렇단 말이지.
결국, 애매한 첫회가 나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토크”, “야외물”,
“스튜디오 몸게임”이라는 어찌보면 아주 도식적인 패턴을
우리 멤버들로 시험해봤다고 생각해줘.
그리고 너희들이 씨ㅂ는, 자막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 하자면.
사실, 라인업 자막이 좀 구린건 사실이야. 하지만, 이건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무한도전의 걸출한 자막 스타일 때문에 우리로서는 상당히 운신의 폭이 좁아.
아주 대표적인 예로, PD 코멘터리 스타일의 자막은 이미 요즘 방송에서는
없어서는 안될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잖아. 실제로 여러 프로그램에서
아주 대놓고 하고 있는것이고... 그러나, 무한도전과 완전히 맞붙어서 방송을
내는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 좀 껄끄러운건 사실이야.
(예를들어 "광채야... 제발 적응좀 해..."라는 자막을 보고 무한도전을
카피했다고 하는 인간도 있더라고)
그래서 의도적으로 자막의 양도 적고, 가급적이면 다른 스타일로 가자고
생각을 했지만, 뭐 결국 주말 버라이어티-활기차게 가야만 하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걸 느꼈어. 지금 스스로 자신을 납득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런 코멘터리 스타일은 원래 링컨에도 있었던거고-아! 김태호 피디가
카피했다고 말하는거 아니야 절대로, 원래 링컨의 코멘터리보다
김태호 스타일이 훨씬 나아- 굳이 내가 그 스타일을 쓰던 안쓰던
남들이 신경이나 쓸까?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이번 4회의 자막 스타일은 많이 나아졌을거야.
고민을 버려버리니 훨씬 편하더라구. 아참. 빨간줄 긋는 자막은 계속할거야.
뭐, 씨ㅂ을테면 씨ㅂ으시고... 그 자막이 후지다는,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는 이상
계속 할래. 사실, SBS의 자막 심의 기준은 타 방송에 비해 상당히 심해.
민영방송이라 더 민감한 공격의 대상이 되는것도 있고...
무한도전의 “친해지길 바래”같은 자막을 제목으로 계속 박고갔다간
경위서 제출해야할걸. 아참, “올바른 맞춤법은 ”친해지길 바라“야.
어감 웃기지? ”바라“라니..
어쨌든 이 빨간줄로 이용할 수 있는것들은 예상외로 많이 있을테니까
기대해도 좋을거야. 예를들면 좀 더 격한 표현이나(재미 흐름상
꼭 필요한것이나 일물일어설에 의해 꼭 써야하는 표현들) 재미있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에 쓸수 있을걸.
그리고, 물론 낚시라고 생각하지만, 알바를 풀었네 어쨌네에 관해.
코갤애들이 알바가 올린글을 읽으면서 그대로 따라가는 성향의 애들이
아니잖아? 대강 보더라도 재미없는 프로그램의 옹호글을 올리면 까대던지,
그냥 생까는 부류 아니야? 그런 의미에서 내가 코갤의 글들을 모니터하는거고...
근데 우리가 미쳤다고 알바를 풀겠어? 쪽팔리게?
게다가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코갤하는애들이 시청률 집계기가
집마다 달려있는것도 아니고, 보통 게시물의 조회수가 100정도 밖에 안되는데
알바를 풀어서 여론을 호도한들 무슨 도움에 되겠어? 반감만 사지.
아무리 낚시라도 너무 유치하니까 제발 그런 글은 안봤으면 좋겠네.
그리고, 이번주 방송의 이스터에그에 대해.
사실 이번주 4회 “학교에 가다”에는 두 개의 이스터에그가 있어.
저번주 신문에 있는건 너무 쉽게 발견해줘가지고, '아 글씨를 좀더 작게 해놓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
어쨌든 이번주에는 두 개의 이스터에그가 있으니까 발견해주길 바라.
(바래라고 쓸려다가 바라라고 쓴다)
힌트를 주자면, 하나는 발견할 수 있을것이고, 다른 하나는 발견하지
못할것이다라는거.
일단 하나의 문장은 “코갤 닥본사”이고, 두 번째는 “코갤 악플좀 달지마”야
우리 프로그램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참, 이걸로 내가 인증이 되겠지?
분명히 가짜피디네 어쩌네 이런 리플이 달릴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역시 낚시라고 생각되지만 작가를 사칭하면서 글을 올리는 사람에
관해.
그런일은 없었고, 그럴일도 없고, 아마 나도 글을 앞으로 올리는 일은 없을거야.
그러니까 누구든 제작진을 사칭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충 생까시면 되겠어.
물론 이 글도 제작진을 사칭하는 글이긴 하네.
게시판에 흘러나온 글들 중에 다음에 누가 탈락이네, 제작진에게 들었네 하는
글을 읽으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즐거운걸까 하고.
코갤 여러분들은 스스로 변방 코갤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 디씨라는 커뮤니티 자체가 그렇듯이,
의외로 숨은 고수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래서, 사실 여기 글들이 많이
도움이 되기도 해. 많은 의견 올려주길 바라고, 재미없는건
많이 비판해주길 바라.
재미없는 자세한 이유나 이렇게 하면 재미있을것 같다라는 의견 올려주면
정말 고맙게 받아들일게.
아참, 누군가 무한도전 녹화장에 가면 재밌겠다라는 의견 올린거 읽었는데.
물론 막장 버라이어티 라인업에서 그걸 생각 안했을 리가 없잖아.
사실, 찔찔한 멤버 몇 명 모아서 김태호피디 만나러 가는 아이템도 생각해봤고,
멤버중 한명에게 매니저를 통해 무한도전에서 섭외왔다고 몰카칠생각도 했어.
사실, 이런건 좀 과격한 아이템이어서 아직까지 묵혀두고 있지.
물론 그쪽에서 달가워하지도 않을것이고, 우리 회사내에서도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해서 말이지.
어쨌든, 이런 잡스러운 문제들을 판단하는건 우리 직장인인 피디의 몫이니까.
만약 너희들이 많은 의견 올려주면 많이 참고할게.
아!! 그래서 좋은 의견 올려준 사람은 한명씩 뽑아서 스태프 스크롤에
닉을 올릴 예정이야 혹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고정닉으로 좀 의견
올려주길 바라.
그리고, 점점 재미있어질테니까 시간남으시면 닥본사도 좀 해주시고,
블로그 하는 사람 있으면 블로깅도 좀 해줘.
이래저래 이야기하다보니 말이 길어졌는데,
마지막으로 진심을 담아 한마디 하자면...
“우리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시청해주시는
코갤 시청자 여러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라는거야. 감사.
후일담.
1. 김경민의 초드립은 그냥 별생각없이 나온거래. 어처구니 없게도...
이번 녹화때 물어봤더니 기억도 못하더군.
“국장 된장”발언은... “아... 그거요? 그냥 별생각 없이 나온건데요...”
그러고보니 초드립 맞네.
좀전까지 라인업 피디들끼리 낄낄대면서 시바이 치면서 술마셨어.
“니가 방금 친 그 멘트 때문에 수천년전 유비가 그 멘트를 한거다
그게 바로 초드립이지”어쩌구 하면서 말이지.
2. 김경민에게 코갤에서 이슈가 되었으니 코갤을 한번 가보라고 했더니,
집에 컴퓨터도 없고 인터넷도 할줄 몰라서 못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하더라고. 이번 녹화때 김경민이
마이클 잭슨 춤을 추는 일이 있어서 미리 연습하라고 했더니,
인터넷에서 다운받아볼수 없어가지고, 직접 시내까지 나가서
마이클잭슨 뮤직비디오 비디오테입을 사다가
집에서 사흘간 연습했다고 하더군. 어째 좀 아이러니하지?
3. 아참, 누군가 "초드립 작렬" 썼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애드립은 "애드리브"라고 쓰지 않으면 안된다는거.
어쨌든 "초드립"을 장기적으로 써보기 위해
이번주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애드리브"라는 자막을 써봤어..
시간나면 봐도 좋을듯.
4. 진짜로 끝. 담에 봅시다
라인업 PD, 코갤에 글 남기다
2007. 10. 13. 08:16
디시인사이드 코갤(코미디 갤러리)에 <라인업> pd가 글을 남겼다. 변방 코갤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13일 새벽 5시에 올라왔다. 총 책임자는 아니고 그 아래 있는 pd정도로 보인다. 1회에 욕을 먹었던 번지점프에 대한 변명부터, 김경민에 관한 얘기를 비롯한 <라인업>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을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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