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의 나이에 현역으로 뛰는 개그맨은 많지 않다. 매번 변하는 트랜드를 쫒아가기도 쉽지 않고,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노출된 식상함을 참신함으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켠에선 이제 그만 쉬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얘기까지 들려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경규는 아직까지 건재하며, 현역 중에 이경규만큼 웃기는 개그맨도 드물다. 아직 그는 죽지 않았다. 웬만한 버라이어티나 토크쇼에서 게스트로 나와 실망시킨 적이 없다. 그만큼 아직까지 그의 능력은 대단하다. 그런 점에서 일밤의 간판코너였던 <이경규의 돌아온 몰래카메라>의 폐지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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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이경규가 개그맨들 사이에서 톱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몰래카메라와 같은 관음증을 기초로 한 프로그램들이었다. 원조 몰래카메라를 비롯해서 양심냉장고, 야생동물 찾아다녔던 프로그램, 전부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숨어서 지켜보던 프로그램들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명성과 능력을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돌아온 몰래카메라를 다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예전에 했던 프로그램을 재탕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가. 하지만 sbs의 <x맨>에 밀리던 시청률을 어떻게든 만회해보고자 했던 고육지책이었다.

다시 일밤이 일요일 저녁시간 시청률 1위를 복귀한 시점에서 몰래카메라 폐지는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11월 개편을 맞아 다른 코너들도 새롭게 선보였으면 한다. <경제야 놀자>는 이미 스타들의 진품명품으로 변해 버렸고, <동안클럽>같은 의학상식 프로는 이미 식상해졌기 때문이다. 몰카가 폐지된 만큼 이제 식상함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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