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스가 버저비터 골을 성공시키며, 맨체스터 더비를 승리로 이끌었다. 시티 오브 맨체스터에서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는 더비 경기라는 중요성도 있었지만, 맨유는 첼시와의 우승 경쟁을 위해, 맨시티는 토트넘과의 리그 4위 경쟁을 위해 꼭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특히, 맨유는 지난 라운드 블랙번과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내며, 첼시와의 승점 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에 이번 경기 만큼은 꼭 승점 3점이 필요했다. 맨시티도 비록 4위이긴 하지만 위태위태 했기에 꼭 승리가 필요했다.

▲ 돌아온 루니 ⓒ skysports.com 캡쳐


맨유는 루니가 돌아온 것이 반가웠다. 루니를 최전방으로 좌우에 긱스와 발렌시아가 출전했고, 플레처-스콜스-깁슨을 중앙에 배치해 수적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박지성이야 부상 때문이라지만, 깁슨이 캐릭을 대신해 선발로 나선 것은 의아했다. 포백은 퍼디난드를 대신해 에반스가 출전한 것을 제외하곤 변화가 없었다. 맨시티는 4-4-2 전형으로 포백과 배리, 데 용을 수비적으로 배치하며, 좌우 측면의 벨라미와 아담 존슨, 투톱의 아데바요르와 테베즈만이 공격적인 배치였다.

맨유는 경기 시작부터 중원의 수적 우위를 앞세워, 미들에서 부터 압박해 나갔다. 몸 상태가 좋지 못한 루니에 적절한 패스가 연결되는 경우는 적었지만, 측면과 중앙으로 볼을 돌리며 점유율을 높여 갔다. 아쉬웠던 것은 발렌시아와 네빌의 측면 공격 횟수에 비해 긱스의 측면에서의 활약이 아쉬웠다. 플레처만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노장들의 부족한 체력적 부담을 분담하고 있었다. 좀처럼 기회가 나지 않자, 플레처와 스콜스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 별다른 활약을 못한 루니 ⓒ skysports.com


그만큼 맨시티는 안정적인 수비 아래 역습을 통한 공격을 시도해 나갔다. 테베즈와 아데바요르가 중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이드로 빠지며 수비진의 틈을 만들어 줬고, 벨라미와 아담 존슨을 빠른 발을 통해 측면 공격을 시도해 나갔다. 네빌은 벨라마의 스피드에 고전했지만, 협력 수비를 통해 막아낼 수 있었고, 맨시티가 서로 약속된 플레이나 호흡을 통해 플레이 하다기 보단, 개인 기술을 통해 해결하려다 보니, 좋은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리기도 했다. 여기에 반 데 사르까지 활약하며, 맨유의 골문을 지켜 나갔다. 특히, 테베즈의 구석을 노리는 프리킥을 막아낸 것은 대단한 선방이었다.

양 팀 서로가 승리는 필요했지만, 상대의 공격력을 알기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경기는 점점 지루한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맨유는 전반 마지막에 연이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발렌시아가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루니가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슈팅을 때렸지만 아쉽게 빗나가고 말았다. 평소 루니라면 충분히 성공시킬 만 한 기회였지만 아쉽게 날리고 말았다. 긱스도 발렌시아의 땅볼 크로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방향을 바꾸며 득점을 노렸지만, 기븐 골키퍼의 정면을 향하면서 결정적 득점 기회를 날려 버렸다.

▲ 테베즈의 복수도 실패 ⓒ skysports.com


후반에도 선수 교체가 있기 전까지 경기 양상은 전반과 다를 바 없었다. 맨유는 볼 점유율만 높았을 뿐 이렇다 할 슈팅 기회도 만들지 못했고, 맨시티는 역습 상황에서 벨라미 쪽만 고집하다 보니, 맨유의 협력 수비에 번번히 막히고 말았다. 네빌은 어떻게 뚫을 수 있었지만, 연이어 들어오는 협력 수비까지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담 존슨도 오른쪽 측면에서 활기를 불어 넣기는 했지만, 에브라가 크로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지루한 공방전에서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든 쪽은 맨유였다. 잉여였던 깁슨을 빼고 나니를 투입하며 4-4-2로 바꿨다. 나니가 왼쪽에 배치됐고, 긱스는 루니 밑에 배치됐다. 맨시티도  아담 존슨을 빼고 비에이라를 투입하며 4-3-3으로 바꿔줬다. 이후 테베즈가 아래까지 내려와 볼을 돌려주고 들어가며, 맨시티의 역습에 힘이 실어줬고, 여기에 배리와 비에이라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맨유의 골문을 노렸다.

양 팀 모두 측면 돌파까진 좋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중앙으로의 연결과 이후 슈팅까지 이어지질 않았다. 결국, 맨유는 루니를 빼고 베르바토프를, 발렌시아를 빼고 오베르탕을 투입했고, 맨시티는 아데바요를 빼고 라이트 필립스를, 데 용을 빼고 아일랜드를 투입했다. 교체 이후의 공격은 맨시티가 더 날카로웠다. 특히, 라이트 필립스는 지친 에브라를 상대로 좋은 돌파를 보여줬다. 맨시티는 계속해 코너킥과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공격수들의 머리에 맞추질 못했다. 반 데 사르가 골문을 비우는 실수에도 맨시티는 득점하지 못했다. 오누오하가 돌아서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디치가 몸으로 슈팅을 막으며 실점을 막아냈다.

▲ 추가시간에 나온 스콜스의 헤딩슛! ⓒ skysports.com


한차례 위기를 넘기자, 추가시간은 맨유의 공격 타임이었다. 크로스 이후 헤딩 슈팅만을 노릴 수 밖에 없었던 맨유는 베르바토프와 긱스가 헤딩 찬스를 날려 버리자, 승부는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경기 시간이 1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에브라가 왼쪽 측면에서 여유롭게 크로스를 올리자, 스콜스가 쇄도해 들어가며 수비수의 방해없이 뛰어 올라 헤딩 슈팅을 성공시키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지난 더비 전에 이어 또 다시 버저비터 골이 었다.

극적인 승리로 맨유는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맨시티는 경기에서도 패하고, 앞으로 있을 토트넘과 맨유의 경기에서 맨유를 응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맨시티로썬 심판의 판정이 아쉬울 수도 있었겠지만, 대체적으로 심판의 판정이 깔끔하지 못했다고 본다. 강한 태클에 너무 관대했으며, 의도적인 배리의 핸드링이나 배리를 향한 네빌의 태클을 불지 않은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아쉬운 판정이었다.

[09/10 EPL 35R] 맨시티 vs 맨유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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