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드록국'이라 불리는 코트디부아르에 얼마나 처절하게 발릴까만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과 2대0 으로 이겨 버렸다. 물론, 코트디부아르가 정상적인 전력은 아니었다. 일단, 코트디부아르 미드필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코라와 야야 투레는 아예 명단에도 없었으며, 수비의 핵 콜로 투레와 공격수 칼루도 경기에 나오지도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의 코트디부아르이기에 칭찬할 것은 해야 겠다. 이동국의 첫 골이 좋았다. 상대 실수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뜬금 선제 득점을 올려 버렸다.

▲ 수비 실수를 틈 타 이동국의 발리 슈팅 ⓒ 연합뉴스


사실 이때부터 코트디부아르는 말렸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이 4-4-2로 나오긴 했지만, 수비라인과 미들라인의 간격을 좁힌 상태에서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쳤기에 좀처럼 공간이 없었다. 게다가 풀백으로 나온 이영표와 차두리의 수비가 좋았다. 여기에 박지성과 이청용의 수비가담이 더해지니, 천하의 드록바도, 발 빠른 코네도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드록바의 활약이 나쁘진 않았다. 직접 공격적인 슈팅을 시도한 횟수는 적었지만, 중앙까지 내려와 수비 가담해주고, 좌우로 볼 뿌려주고, 다시 전방에 올려가서 공격 흐름 연결해주는 모습은 공격수가 골이 전부가 아니란 것을 확인시켜 줬다.

▲ 드록바에 대한 철저 봉쇄 ⓒ 연합뉴스


한국의 공격은 확실히 해외파가 돋보였다. 박지성-기성용-이청용의 역습 흐름은 상당히 빠르고 매끄러웠다. 경기 내내 공격에 박주영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 진했다. 이근호는 확실히 예전만 못했다. 월드컵 예선까지만 해도 박주영과 부동의 투톱으로 보였는데, J리그 진출 이후 공격적인 폼이 많이 떨어진게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 단순히 스피드나 돌파의 문제가 아니었다. 경기를 보는 눈이 너무 좁아져 있었다. 활동량은 좋아서 많이 휘젖고 다니긴 했지만, 볼이 오는 족족 뺏기거나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주는 모습은 실망적이었다. 이동국은 박지성이 왼쪽 사이드에서 연결해준 패스를 넣었다면 오늘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겠지만, 너무나 좋은 패스를 놓치고 말았다.

▲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던 차두리 ⓒ 연합뉴스


후반들어 한국은 4-5-1로 포메이션을 바꾸고, 이근호와 이동국을 대신해 안정환과 김남일을 투입했다. 원톱엔 안정환이 섰다. 그리고 기성용을 좀더 공격적으로 배치했다. 안정환이 좌우로 빠지며 수비를 끌어내, 공간을 만들어 줬고, 박지성, 기성용, 이청용은 전반보다 더 매끄러운 역습을 전개해 갔다. 기성용의 두 차례 슈팅은 아쉬우면서도 가능성을 본 장면이었다. 안정환은 한박자 빠른 연결이 아쉬웠다. 물론,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 첫 경기인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역시 기대치란 것이 있으니. 그리고 욕심 안 부리고, 골 기회를 만들어 준다더니, 이동국을 골을 넣어서 그런지 욕심내는 모습까지. 뭐, 홈런볼은 아니었다만, 김재성에게 연결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 곽태휘의 헤딩 추가골로 2대0 승리 ⓒ 연합뉴스


코트디부아르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역시 수비는 수비수만 하는게 아니라고. 해외파라 그런지 수비시에 압박이 강하다 보니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기 한결 수월했다. 여기에 이운재가 몇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해주니, 코트디부아르도 어쩔 수 없었다. 결국 후반 막바지게 가선 프리킥 상황에서 곽태휘의 헤딩 슈팅이 추가골로 연결되면서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2대0 승리를 하게 됐다. 그나저나 이정수는 큰 부상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리고 허정무는 왜 박지성과 이청용을 교체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리그의 강행군을 생각한다면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치친 두 명을 교체해줬어야 했다.

대한민국 vs 코트디부아르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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