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 팀이긴 하나, 맨유가 헐 시티를 맞아 오랜만에 대승을 거뒀다. 최근 리그에서나 컵대회에서나 재미없는 축구로 볼 맛나지 않게 했는데, 이번엔 그나마 골이 좀 나면서 다른 경기보단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물론, 어디까지나 상대는 헐 시티란 것을 기억해야 하지만.

▲ 헐 시티를 상대한 맨유의 포메이션 ⓒ SBS스포츠 캡쳐


맨유는 다음 칼링컵을 대비한 선발 라인업이었다. 아무래도 FA컵도 초장에 탈락한 상황이다 보니 칼링컵도 아쉬운 상황이고, 게다가 맨시티에 무너진 자존심도 있고 하니 말이다. 오랜만에 퍼디난드가 돌아와 에반스와 짝을 맞췄고, 측면 미들엔 박지성과 나니가 선발 출장했다. 맨시티를 대비해 긱스와 발렌시아에 휴식을 주는 듯 했다. 최전방엔 루니와 오언이 선발 출장했다.

아무래도 상대가 상대다보니, 맨유는 초반부터 볼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강하게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선제골은 이른 시간에 터졌다. 코너킥 찬스에서 걷어낸 볼이 박지성에 오자, 박지성은 뒤쪽에 쳐져 있던 스콜스에 살짝 내줬고, 스콜스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키퍼 보아즈 마이힐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보아즈 마이힐은 볼을 살짝 쳐냈지만, 빠르게 쇄도한 루니 앞에 볼이 떨어지면서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 전반 8분에 터진 루니의 선제골 ⓒ SBS스포츠 캡쳐


최근 맨유 경기를 보면, 초반에 선제골을 넣지 못하면 점점 분위기를 내주면서 좋지 못한 흐름으로 가는 경기를 보여주곤 했는데, 경기 시작 8분만에 득점에 성공하고 나니, 맨유는 경기를 장악하면서 헐 시티 골문을 자유롭게 공략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오랜만에 호날두급 활약을 펼친 나니가 있었다. 원래 나니에 대한 기대가 호날두 정도의 잠재력이었는데, 어느정도 발재간은 있으나 뇌가 없는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잉여가 되곤 했으나 이번 경기만큼은 달랐다. 플레쳐, 오언, 루니와 볼을 주고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오른쪽 측면을 공략해 나갔다.

반면, 박지성은 이번 시즌 불규칙적인 경기 출장으로 인해 그다지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개인 돌파는 고사하고, 루니나 에브라와 주고 받는 패스는 번번히 상대에게 차단 당하면서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간헐적으로 기회를 잡긴 했지만, 프리킥 찬스를 얻어낸 것을 빼곤 그다지 칭찬받을 만한 플레이는 아니었다. 그나마 수비적인 측면에서 상대 볼을 몇 차례 뺏어내긴 했지만, 헐 시티의 공격력을 감안한다면, 이번 경기는 수비적인 측면보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더 기여했어야 할 경기였다.

▲ 마무리가 아쉬웠던 오언 ⓒ SBS스포츠 캡쳐


맨유는 전반에 여러번의 공격 찬스에서 많은 슈팅을 기록했지만, 전반 초반에 나온 득점이후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많은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원터치 패스 속에 좋은 슈팅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특히, 오언은 여러번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흐름을 후반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흐름이 이어질 경우, 맨유가 주도권을 갖고 있더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뜸금슛 한방에 경기 분위기가 헐 시티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기에 맨유로썬 추가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 실망스러운 박지성의 마무리 ⓒ SBS스포츠 캡쳐


박지성의 활약은 전반보다 더 미비했다. 그나마 한번 잡은 결정적 기회에서도 부정확한 슈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수라고 하기엔 욕 먹을 만한 마무리 슈팅이었다. 오히려 나니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박지성에 이어졌던 패스도 그렇고, 추가골의 시발점이 되었던 프리킥 찬스에서의 무회전 킥도 그렇고, 루니의 세번째 골을 만들어줬던 크로스도 그렇고,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이었다. 아무튼 맨유는 후반들어 수비들의 실수로 인해 실점 위기가 있긴 했지만, 헐 시티의 공격력 덕분에 후반 80분이 되도록 1대0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 세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루니 ⓒ SBS스포츠 캡쳐


그리고 프리킥 찬스에서 드디어 추가골이 터졌다. 프리킥 찬스의 혼전 상황에서 나온 루니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추가골로 이어졌다. 상대 수비가 쓰러져 있던 상황에서 이어졌던 공격이었지만, 어쨌든 득점은 인정되었다. 이후 루니는 86분, 93분에 연이어 득점을 성공시키며 득점왕 타이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특히, 네번째 골은 베르바토프의 절묘한 패스가 있기도 했지만, 이미 상대 수비 3명이 둘러싼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슈팅을 날리며 득점에 성공시키는 모습은 역시 루니다운 모습이었다. 어쨌든 이번 승리로 맨유는 오랜만에 리그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물론, 아스날은 1경기, 첼시는 2경기나 덜 치룬 상황이지만.

[09/10 EPL 23R] 맨유 vs 헐 시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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