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2라운드 스토크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 리버풀의 주전 선수들이 대거 결장한데다 홈에서 강한 스토크 시티인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하긴 했지만, 이렇게 졸전 끝에 무승부로 경기를 끝낼 줄은 몰랐다. 장지현 해설 말대로 경기력이 막장이라도, 승점 3점을 챙겼다면 그나마 위안이 됐을텐데, 그러지도 못했으니 리버풀의 자존심이 말이 아닌 경기였다.

▲ 교체로 모습을 보인 막시 ⓒ skysports.com


토레스, 제라드, 베나윤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버풀의 경기력은 너무나 무기력했다. 스토크 시티야 원래 그런 방식으로 경기를 펼친다곤 하지만, 리버풀은 그런 스토크 시티의 롱볼 축구에 끌려다니며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최전방의 은고그는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며, 중원에서도 전방으로 세밀한 패스를 연결해줄 선수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경기 초반 스크르텔의 실책이 나오면서 실점 위기에 몰리기 까지 했다. 경기 상황은 스토크 시티에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중요한 전술 중 하나인 롱 스로인을 해줄 델랍이 경기 초반에 교체 아웃되면서, 코너킥 상황을 제외하곤 제대로 공격적 슈팅을 날려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루카스가 페널티 라인 안에서 넘어진 것이 헐리웃 액션으로 판정된 것도 어느 정도 행운이었다.

▲ 키르지아코스의 선제골 ⓒ skysports.com


그렇게 지루한 공방전 속에 후반들어 키르지아코스가 프리킥 상황에서 우겨넣기로 선제골을 작렬했다. 아우렐리우의 프리킥이 날카롭기도 했고, 수비수들과 함께 몸을 던져 우겨넣은 키르지아코스의 쇄도도 좋았다. 이후 리버풀은 공격보단 수비에 치중하며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예전의 리버풀이라면 막강한 중원 장악력과 수비력으로 지키는 축구가 가능했을 텐데,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번번히 사이드에서 공간을 내주며 크로스를 허용했다. 스토크 시티 선수들의 연결이 세밀하지 못한 탓에 다이렉트로 공격적 슈팅이 이어지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코너킥 찬스를 내주며 위험한 상황은 이어졌다. 이런 패턴은 경기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베니테즈도 덴겐과 은고를 빼고, 막시와 아퀼라니를 넣으며 스토크 시티의 공격을 막는데 치중했다. 계속되는 스토크 시티의 공격은 번번히 레이나의 선방에 무산되고 말았다.

▲ 극적으로 터진 후트의 동점골 ⓒ skysports.com


이렇게 경기가 끝나겠구나 하는 순간 후트의 발끝에서 동점골이 터졌다. 왼쪽에서 차 올린 코너킥이 반대편에 있던 디아오까지 이어졌고, 디아오는 헤딩으로 반대편으로 볼을 떨궈졌다. 이에 후트는 볼을 툭 차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이런 극적인 상황은 경기 막판까지 이어졌다. 추가 시간이 5분인 상황에서 스토크 시티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감행해 좋은 프리킥 찬스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공격 실패는 바로 리버풀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승리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상황에서 1분 남기고 역습이라니. 승점 1점도 아쉽게 된 상황이었다. 리버풀은 마지막 공격 찬스에서 수적 우위 속에 사이드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렸다. 중앙엔 오히려 리버풀 선수가 더 많은 상황이었다. 카윗은 몸을 날려 다이빙 헤딩을 시도했다. 하지만 볼은 카윗의 머리에 맞고 날아갔으나,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오고 말았다. 그 즉시 경기는 종료. 그야말로 리버풀 극장의 새드버전이었다.

▲ 골포스트를 맞춘 카윗의 헤딩 ⓒ skysports.com


그나마 리버풀이 위안 삼을 만한 것은 토트넘은 헐 시티와 비겼고, 맨시티는 에버튼에 졌다 사실이다. 첼시와 맨유가 대승을 거두긴 했지만, 어차피 우승은 물 건너간 상황에서 현실적 경쟁자는 토트넘, 맨시티, 아스톤 빌라니깐 말이다. 아직까지 4위 토트넘과의 승점 차는 4점에 불과하다.

[09/10 EPL 22R] 스토크 시티 vs 리버풀 골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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