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탬포드 브리지에서의 리그 12라운드 첼시와 맨유의 경기 결과는 1대0으로 첼시 승으로 끝났지만, 예상보다 맨유가 선전했으며, 첼시로썬 상당히 고전한 경기였다. 심판의 도움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그런 경기였다. 맨유는 공격과 수비에서 전력 누수가 있었다. 공격에선 베르바토프가 나오지 못했으며, 수비에서도 퍼디난드와 비디치가 빠진 채, 4-3-3 전형으로 경기에 임해야 했다. 루니를 최전방으로, 좌우에 긱스와 발렌시아가 배치됐고, 중앙엔 캐릭, 플레처, 안데르손이 배치됐다. 포백엔 에브라, 에반스, 브라운, 오셔가 나왔다. 반면, 첼시는 드록바, 아넬카 투톱에, 데쿠를 꼭지점으로 발락, 램파드, 에시앙이 미드필더를 구성했다. 수비에도 애슐리 콜, 존 테리, 카르발료, 이바노비치로 최정예 멤버로 구성하고 나왔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전혀 반대 방향으로 흘러 갔다. 이바노비치의 선제 슈팅이 있긴 했지만, 탄탄한 첼시의 미들 라인은 맨유를 상대로 상당히 고전했다. 캐릭, 플레처, 안데르손에 루니와 발렌시아까지 수비적으로 가담해주니, 촘촘한 압박 속에서 첼시의 미들은 전혀 패스 라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에시앙이 분전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에시앙 뿐이었다. 아넬카가 좋은 움직임으로 사이드로 빠지면서 볼을 잡아주긴 했지만, 동료를 이용한 연계 플레이 없이 단독적인 슈팅으로 이어질 뿐이었다. 드록바도 슈팅 욕심만 앞선 채, 무리한 시도만 할 뿐 이전 경기에서 보여줬던 환상적인 경기력은 온데간데 없었다.

오히려 공격적 날카로움은 맨유가 한발 앞섰다. 루니, 발렌시아, 오셔가 오른쪽을 잘 공략해 나갔으며, 안데르손이나 플레처의 발끝에서 시작된 패스도 꽤 날카로웠다. 반면, 긱스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좀더 정교하게, 좀더 세밀하게 패스를 연결했거나 슈팅을 시도했으면 좀더 좋았을 텐데, 꽤 좋은 기회를 긱스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중반 이후 계속 맨유가 역습을 통해 좋은 기회를 잡아 나갔는데, 예전 호날두가 있던 시절 같으면 그런 상황에서 좀더 효과적인 공격을 펼쳤을텐데, 확실히 스피드로 떨어졌지만,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횡으로 넓게 바라보며 날카롭게 연결되는 플레이없이 그저 한쪽 라인에서만 주고 받다 좋은 기회들을 계속 무산시켰다.

▲ 맨유의 공격을 잘 차단한 존 테리 ⓒ 스카이스포츠


후반에도 쉽게 골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을 통해 치열한 점유율 싸움과 함께 빠른 공수 전환으로 경기의 열기는 만만치 않았다. 최근 맨유가 보여줬던 밍숭맹숭한 경기가 아니었다. 맨유는 결정적인 슈팅이 연거푸 골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루니가 발렌시아와 주고 받으며 날린 슈팅은 살짝 골대를 빗나갔고, 우측 상단을 바라보면 날린 슈팅도 체흐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첼시는 맨유를 상대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여러번 무산시키더니, 결국엔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 에반스를 상대로 고전했던 드록바 ⓒ 스카이스포츠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심판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뒷말의 여지를 남기게 됐다. 앞선 드록바와 에반스의 충돌 과정에서 에반스의 발에 드록바가 차였지만, 오히려 드록바가 옐로우 카드를 받게 된다. 여기까진 실수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리플레이를 보기 전까지 분명, 에반스가 발로 차는 것보단 드록바가 무리하게 경합하는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램파드의 볼을 따낸 플레처를 향한 경고는 확실히 보상 판정이었다. 모든 경기에서 오심에서 오심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 반한 보상 판정은 정말 최악인 것이다.

결국 이러한 오심은 이 치열한 경기의 허망한 결승골로 연결됐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번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존 테리의 헤딩 연결이 될 시, 드록바의 위치가 오프사이드 위치였고, 존 테리의 머리를 떠난 볼이 드록바 발 부근에 있을 당시, 드록바가 공격적 행위에 가담했음에도, 주심은 그냥 득점으로 인정해 버렸다. 리플레이를 보면 알지만, 반 데 사르는 드록바의 위치를 감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드록바가 슈팅 모션을 취할 때, 그 동선을 잡고 있는데, 결국 드록바가 헛발질을 하면서 반 데 사르가 뒤늦게 볼 방향으로 몸을 날려보지만, 이미 골망에 들어간 뒤였다.

▲ 수비에 이어 골까지, 역시 존 테리! ⓒ 스카이스포츠


결국 계속된 심판의 뻘짓의 이어지고, 찝찝한 골이 들어가다 보니, 양팀 선수들은 필요 이상으로 흥분해 있었다. 고의적인 잡아채기나 상대 다리를 노리는 깊은 태클, 계속된 신경전으로 경기는 옐로우 카드가 남발되었고, 결국 몸싸움이 일어 날 수도 있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었다. 무능한 심판 하나가 경기를 망친 셈이었다. 맨유는 뒤늦게 오웬과 오베르탕을 투입해 봤지만, 높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여러번의 크로스를 무위로 날려 버렸다. 결국 첼시는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승점 5점 차로 리그 1위 자리를 고수하게 됐다.

[09/10 EPL 12R] 첼시 vs 맨유 골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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