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북런던 더비지만, 현재 리그 3, 4위에 랭크된 양팀이기에 첼시와 맨유를 따라 잡기 위해선 꼭 승점 3점이 필요했다. 특히, 토트넘은 빅4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빅4팀을 잡았어야 했는데, 이미 맨유와 첼시한테 대패했던터라, 어떻게든 아스날과의 경기는 잡아야 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전술은 뻔했다. 크라우치를 최전방에 배치에 후방에서 길게 볼을 연결해주면, 크라우치가 떨궈주는 볼을 2선에서 잡아 찬스를 잡는 방식이었다. 벤틀리나 제나스의 선발 투입도 정확한 롱패스를 연결시켜주기 위해서 였다.

전반부터 토트넘 수비는 좀처럼 전진하지 않은 정적인 상태에서 아스날 선수들의 공간만을 잡고 있었다. 그런 탓에 아스날은 특유의 패스를 살리지 못했고, 토트넘의 전술에 끌려다녔다. 여기에 고메스의 결정적인 선방까지 이어지면서 토트넘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렇게 아스날의 토트넘의 속도에 이끌려 가다보니, 토트넘 수비들이 적극적인 압박이 점점 약해졌고, 이 틈을 타 한번의 연결이 바로 선제골로 이어졌다. 다소 경기 흐름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스로인이 연결됐고, 사냐가 반 페르시가 쇄도하는 곳을 향해 크로스를 올려줬고, 반 페르시는 킹이 마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감각적인 슈팅으로 첫 득점을 연결했다.

▲ 돋보였던 반 페르시의 움직임 ⓒ 스카이스포츠


토트넘 선수들이 이제 전반이 끝나겠구나 하는 시점에 허용한 실점이라 더욱 뼈아팠다. 그래도 1골 차이는 어떻게든 극복 가능한 스코어였다. 하지만, 연이은 팔라시오스의 실책과 파브레가스의 미칠듯한 드라블이 콤비로 나오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했고, 경기 승패는 이미 전반에 기울어진듯 했다. 팔라시오스는 전반 내내 아스날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었는데, 아차 하는 순간에 파브레가스에게 볼을 뺏겼고, 파브레가스는 무려 3명이나 개인 돌파를 제친 후 직접 골까지 만들어냈다.

▲ 인크레더블한 드리블 돌파를 보여준 파브레가스 ⓒ 스카이스포츠


전반을 어떻게든 무실점으로 막고 난 뒤, 후반에 카운터 어택을 먹일 생각이었던 토트넘은 이제 꼬일대로 꼬여버려서인지, 후반 내내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제대로 된 공격 한번 보여주지 못했다. 무리하게 전방을 향한 롱패스만을 고집했고, 이러한 패스가 차단될 때마다 어김없이 아스날의 역습에 추가실점 상황을 허용했다. 아스날 선수들의 슈팅이 조금만 더 정교했다면, 더 많은 실점을 허용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결국 부심으로 인해 아쉬운 상황이긴 했지만, 반칙인 줄 알고 잠깐 머뭇하는 사이에 반 페르시가 세번째 쇄기골까지 만들어내며 북런던 더비를 완승으로 마무리지었다.

▲ 답답한 경기만을 반복했던 토트넘 ⓒ 스카이스포츠


최근 아스날의 공격적 상승세가 무섭긴 하지만, 토트넘은 너무 뻔하고도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물론, 모드리치의 공백이 크긴 했지만, 대놓고 크라우치 머리만 쓰겠다는 전술을 아스날 수비들이 모를리도 없고, 그렇다고 크라우치의 머리를 향해는 패스가 정확했던 것도 아니고, 레논이나 데포로 맞불을 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이들의 공백이 아쉬웠다. 리버풀을 2대1로 꺾긴 했지만, 맨유, 첼시, 아스날에 연이어 대패한 토트넘은 이번 시즌도 빅4 진입이 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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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EPL 11R] 아스날 vs 토트넘 후반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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