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치면서, 이번 시즌을 절치부심 기다렸던 리버풀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맨유 우승을 이끌었던 공격의 핵인 호날두가 레알로 이적함으로써, 맨유의 전력 약화가 예상됐기에, 이번 만큼은 우승 도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던 기대를 철저히 배신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비 알론소의 이적 공백이 컸고, 그와 함께 히피아, 아르벨로아가 빠진 수비진도 계속해서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득점은 나머지 빅4 팀에 뒤쳐지지 않으나, 실점은 가장 많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러한 득점 또한 토레스와 제라드의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것이 리버풀의 가장 큰 문제이다. 보로닌이 복귀하긴 했지만, 별다른 공격 보강이 없었던 탓에, 지난 시즌 리버풀이 보여줬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시즌 리버풀은 토레스 - 제라드 라는 뻔한 공격 옵션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하지만, 토레스 혹은 제라드가 막히는 날이나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전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질 못했다. 가끔 베나윤이 마법을 보여주긴 했지만,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인해 꾸준하진 못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이번 시즌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 무리한 출장으로 인해 부상 당한 제라드 ⓒ 스카이스포츠


현재 리버풀은 4연패를 기록 중이다. 이 4경기에서 리버풀이 기록한 득점은 리옹과의 경기에서 베나윤이 넣은 1골 밖에 없다. 그만큼 공격력이 빈곤한 상태이다. 피오렌티나는 원정 경기였고, 첼시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기에 질 수도 있다쳐도,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 무수히 많은 슈팅을 난사하고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추가시간을 무려 7분을 준 주심의 도움도 날려버렸다. 리옹과의 경기에선 앤필드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 당하며 16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문제는 이러한 하강 곡선이 앞으로의 힘겨운 일정으로 인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데 있다. 10라운드 맨유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칼링컵에선 아스날 원정을 떠나야 하며, 리그에서 풀럼 원정과 챔스리그 리옹 원정도 기다리고 있다. 리옹과의 경기에서 무리한 출전으로 인해 제라드의 복귀는 언제가 될지 모르고, 토레스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이기에, 자칫 4연패가 6연패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이러한 시련의 시기에 마땅한 돌파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악재이다. 지난 시즌 제라드 - 사비 알론소 - 마스체라노로 이어지는 최강의 미들 라인을 구성했던 리버풀이지만, 사비 알론소가 이적하고, 제라드가 부상으로 빠지자, 마스체라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이적 시장에서 아퀼라니를 영입하긴 했지만, 즉시 투입하기 힘든 까닭에 얇은 선수층으로 인한 여러가지 문제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얇은 선수층은 리버풀이 구사할 수 있는 전술의 폭을 좁히고 있으며, 이 때문에 경기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베니테즈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보로닌이나 바벨을 투입하는게 고작이다. 그나마 희소식이라면 아퀼라니가 리버풀 리저브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뤘단 것인데, 아직까지 몸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 리그 경기에 투입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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