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호날두가 이제 레알의 호날두가 되어 버렸다. 지난 몇시즌 동안 호날두가 맨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맨유는 이제 팀 전술 자체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까지 되어 버렸다. 어쩌면 이제 좀더 축구다운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 지나칠 정도로 호날두에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호날두가 막히면 좀처럼 공격을 풀어가기 힘들었던 맨유였기 때문이다.

이제 루니를 중심으로 맨유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루니가 이적한 이후 보여줬던 폭발력은 호날두에 많이 감춰진 면이 없지 않다. 호날두의 골 결정력을 위해 많은 선수들이 희생했지만, 특히 루니가 더욱 그러했다. 페널티킥같은 득점 페이스를 올릴 수 있는 기회도 양보했으며, 호날두의 결정력을 위해서 자신의 포지션인 중앙을 벗어나 윙어로 뛰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최근 몇시즌은 초기 루니가 보여줬던 폭발적인 드리블과 패스 센스, 골 결정력을 볼 수가 없었다.


이제 호날두가 떠났으니, 맨유의 중심은 루니로 옮겨 와야 한다. 심심치 않게 레알로의 이적과 레알에서의 선수 생활을 꿈꿨던 호날두와 달리, 루니의 심장은 언제나 맨유를 위해 뛰고 있었다. 그리고 맨유에서 레전드가 되기를 바랬다. 그런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매번 이적시장 때마다 팀을 흔들던 이적설에서 좀더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테베즈를 잡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MSI에서 요구하는 이적료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테베즈로써도 호날두가 떠난 입장에서 다음 시즌 자신의 입지는 이번 시즌만큼 초라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선적으로 프리미어리그로의 이적을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빅4 어느 팀을 가도 주전자리는 보장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맨시티로 이적한다면 얘기를 달라지겠지만. 아무튼 맨유 입장에선 루니를 살리기 위해 테베즈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지난 시즌 영입했던 베르바토프가 이번 시즌 적응기를 거쳤다면, 다음 시즌은 루니를 위한, 조력자로써 더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여태껏 호날두, 루니, 테베즈의 무한 스위칭에 이은 빠른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면, 이제 베르바토프의 키핑력과 어시스트 능력으로 최전방의 루니를 도와줌으로써 루니의 골 결정력을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다.


여기에 하그리브스가 제대로 돌아와 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개인적으로 가투소와 같은 수준급 수비형 미드필더의 영입은 맨유의 중원에 더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맨유의 공격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옮겨 와야 한다. 물론 리베리나 발렌시아를 영입할 의지는 있어 보이나, 호날두와 같은 폭발력을 이적 초기부터 기대하기 힘들다고 봤을 때, 중앙에서 팀의 중심을 잡고, 경기를 풀어 줄 선수가 필요하다. 현재 긱스나 스콜스가 체력적으로나 꾸준히 선발로써 활약할 수 없다고 봤을 때, 가동할 수 있는 선수가 안데르손, 캐릭, 플레처로 국한되기 때문이다.

이정도만 되고, 수비에서 큰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맨유는 어느정도 호날두의 공백을 대신할 수 있다고 본다. 결정적으로 호날두와 같은 프리키커의 부재가 아쉽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호날두가 남겨준 이적료를 감안한다면 어느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호날두의 비중이 워낙 컸던 맨유이기에, 호날두의 이적은 큰 손실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맨유는 베컴, 반니와 같은 공격의 주축 선수들을 이적시키고도 줄곧 강팀으로써의 면모를 보여왔다. 그런 점에서 있어서 호날두의 이적은 새롭게 맨유의 시스템을 재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루니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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