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뤄진 177번째 레즈 더비는 리버풀의 1대4 대승을 끝났다. 무승부만 거뒀어도 리그 우승을 향한 좋은 행보를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1대4 대패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와 버렸다. 맨유는 선발부터 의아했다. 특히 중앙에 캐릭과 안데르손의 조합은 이번 시즌 초부터 그렇게 별로라고 얘기했는데, 퍼거슨은 기어코 고집스럽게 다시 들고 나왔다.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었던 플레처를 내보냈어야 했다. 아무튼 안데르손의 선발 출장과 테베즈와 루니가 투톱으로 나선 것 외엔 큰 변화는 없었다. 리버풀도 사비 알론소 대신 루카스가 나온 것과 아르벨로아 대신 히피아가 나온 것 외엔 전력을 풀가동 시켰다.

페널티킥 외엔 한 것 없는 호날두


맨유는 루니, 테베즈, 호날두, 박지성의 빠른 발을 이용해 초반부터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섰다. 직접적인 슈팅으로 이어진 기회는 없었으나 많은 코너킥 찬스를 만들어내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많은 코너킥 찬스를 한번도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박지성은 마스체라노와 루카스의 협력 수비에 계속된 돌파가 막히던 호날두와 달리 공간을 활용하며 동료들과 원터치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결국 박지성이 문전 쇄도를 하며 레이나로 부터 페널티킥을 유도해내 호날두의 선제골을 도왔다. 레이나는 그냥 볼이 바깥으로 나가게 했어도 될 상황에서 무리하게 박지성과 경합하는 실수를 범했다.

최악 비디치, 토레스에 발리는 순간


이때까지만 해도 맨유의 분위기 한껏 달아 올라있었다. 하지만 벽디치라 불리는 비디치의 큰 실수로 인해 분위기가 완전히 리버풀 분위기로 돌아섰다. 혼전 상황 속에서 히피아가 길게 상대 진영으로 올린 볼을 비디치가 안일하게 처리하다가 뒤에서 쫒아오던 토레스와의 경합에서 밀리면서 볼을 빼았겨 여지없이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뒤에 있던 퍼디난드나 반 데 사르에게 안전하게 패스했어도 되었을 상황에서 토레스를 너무 무시한 처사였다. 토레스로 골로 인해 분위기는 순식간에 리버풀로 기울어졌고 점유율도 서서히 리버풀 쪽으로 기울어져 갔다. 그때부터 제라드와 토레스의 호흡도 살아나며 맨유 수비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제라드


맨유는 루니, 테베즈, 박지성에 비해 호날두가 너무 막혀 있었다. 한차례의 돌파도 성공하지 못했을 정도로 무력했다. 그나마 프리킥 찬스에서 좋은 슈팅을 연결하긴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안데르손과 캐릭의 조합도 중원에서 상대 역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고, 미들에서의 수비적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수비수들의 부담이 가중되었다. 특히 안데르손은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에브라가 돌파해 들어가던 제라드를 막아서다 발을 걸어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제라드에게 패스가 오기 전에 앞선 상황에서 수비적 압박도 아쉬웠고, 에브라의 한발 빠른 백업도 아쉬웠다. 키커로 나선 제라드는 깔끔하게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전반을 마쳤다.

결국 퇴장 당하는 비디치

아우렐리우의 기가막힌 프리킥 골!


후반들어 리버풀은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토레스와 제라드에 공격을 맡겼고, 맨유는 빠른 만회골을 위해 공격에 중점을 뒀다. 계속해서 막히던 호날두의 위치도 루니와 바꿔주면서 공격을 활로를 찾고자 했다. 맨유는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가며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결정적인 골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리버풀은 리에라를 빼고 도세나를 넣으며 수비를 견고 했고, 공격적으로 전혀 활로를 보이지 않던 맨유는 무려 3명을 동시에 교체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꽤했다. 안데르손, 캐릭, 박지성을 빼고 스콜스, 긱스, 베르바토프를 넣으며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로 배치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앞서 삽질을 했던 비디치가 제라드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잡아채며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여기에 비디치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찬스를 아우렐리우가 그림 같은 골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망해버린 퍼거슨


결국 수비수 부족으로 인해 뒷공간이 불안했던 맨유는 공격에서도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야 했다. 리버풀은 토레스와 제라드를 차례로 바벨과 도세나로 교체하며 경기를 마무리해 나갔다. 맨유는 경기 종료 직접에 도세나에게 감각적인 로빙슛으로 추가 실점하며 대패로 경기를 마무리 해야 했다.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에 골까지 넣어주며 최고의 모습을 보였던 비디치는 맨유로 온 이래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팀의 역적이 되어 버렸다. 이로써 맨유는 한경기 덜 치루긴 했지만, 리버풀에 승점 4점차로 쫓기게 됐다. 맨유는 아스톤 빌라, 포츠머스, 토트넘, 맨시티, 아스날과 같은 까다로운 상대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 아직까지 우승을 말하기엔 힘들게 됐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