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과 달리 골이 필요한 2차전이었기에 양팀 모두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나올 것으로 봤지만, 인테르는 승부차기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는 무링요의 말대로 다소 안정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아드리아누 대신 발로텔리가 이브라히모비치와 투톱으로 나왔지만, 실질적으론 이브라히모비치만 최전방에 두고 발로텔리는 다소 사이드로 빠져서 공격을 지원하는 역할이었다. 맨유는 베르바토프와 루니를 최전방에 두고 긱스와 호날두를 양윙에 배치했지만, 실질적으론 루니가 사이드로 빠지고 긱스가 다소 중앙으로 치우친 위치였다. 마이콘에 대한 백업 수비를 루니에게 맡기는 배치였다. 퍼디난드도 정상적으로 출장했다.

양팀의 선발 라인업


맨유는 시작부터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인테르의 뒷공간을 노렸다. 이런 맨유의 공격에 볼을 걷어내기 바빴던 인테르는 결국 코너킥 찬스에서 비디치에게 실점하고 말았다. 비에이라를 제대로 따돌리면서 구석으로 연결된 헤딩슛이었기에 1차전에서 미친듯이 활약했던 세자르도 그저 멍하니 처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에도 맨유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전반적으로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으나 마지막 골문에서의 패스가 좋지 못했다. 골문까지의 전진은 무리없이 가능했지만 슈팅 가능한 위치에서의 패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아 결정적인 기회는 만들지 못했다.

골넣는 수비수 비디치의 첫골!!


맨유의 공격이 풀리지 않자 서서히 인테르 쪽으로 공격의 무게가 기울어져 갔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가면서 공격하기 보단 맨유의 실수를 틈 타 공격하는게 대부분이었다. 마이콘이 올린 프리킥을 이브라히모비치가 헤딩으로 했으나 골대에 맞고 나간 것과 스탄코비치가 때리 중거리 슈팅이 반 데 사르의 선방에 막힌 것이 그나마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오히려 결정적인 찬스는 맨유에게 한번 더 찾아왔다. 긱스가 중앙의 루니에게 볼을 연결하자 루니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던 오셔에게 논스톱으로 패스해 오셔가 세자르와 1대1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세자르가 각을 좁히고 나와 선방했다. 만약 반박자만 빠르게 슈팅했거나 옆에 있던 베르바토프에게 연결했다면 결정적인 골이 될 뻔 했다. 전반 마지막에 맨유 선수들의 횡패스를 끊어 이브라히모비치의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골문을 살짝 비켜가고 말았다.

루니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으로 연결한 호날두


후반 인테르는 비에리를 빼고 문타리를 투입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후반 시작 4분만에 맨유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인테르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렸다. 루니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호날두를 정확히 보고 수비 사이로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호날두는 깔끔하게 짤라 먹었다. 이후에도 맨유의 주도권이 계속되자 인테르는 스탄코비치를 빼고 아드리아누를 투입했다. 이번에도 맨유의 실수를 틈 타 볼을 뺏어낸 뒤 캄비아소가 올려준 크로스를 아드리아누가 몸을 날려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골포스트에 맞고 말았다. 전반 이브라히모비치에 이은 두번째 불운이었다. 골이 필요한 것은 인테르였지만 공격의 주도권은 계속 맨유에게 있었다. 루니가 기습적으로 때린 중거리 슈팅이 세자르에 막고 나오자 베르바토프가 다시 패스를 받아 재차 슈팅을 날렸으나 세자르의 연속된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망연자실 무링요


무링요는 마지막으로 발로텔리를 빼고 피구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었고, 맨유는 스콜스를 빼고 안데르손을 투입했다. 하지만 피구의 투입은 그다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반면 회춘한 긱스는 이번 경기에서도 빠른 스피드는 아니지만 감각적인 드리블로 인테르의 수비진을 잘 흐트러놓았다. 맨유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인테르의 계속된 크로스를 차단하며 경기를 잘 풀어 갔다. 맨유는 마지막엔 루니마저 빼고 박지성을 투입하며 남은 시간을 안정적으로 보냈다. 이로써 맨유는 지난 시즌 우승팀은 16강에서 탈락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8강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강세는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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