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퍼거슨의 전술 중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자꾸 안데르손을 투입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안데르손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다른 선수와의 호흡에서도 그렇게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친 적이 없었다. 안데르손은 수비력이 약해서 타이트하게 압박해오는 팀을 상대로 여유롭게 볼을 소유하지 못하고, 수비가담도 적어서 최종 수비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 하지만 퍼거슨은 피지컬이 좋은 볼튼을 상대로 중앙에 안데르손과 캐릭을 배치시키고 사이드엔 박지성 대신 플레처와 호날두를 배치시켰다. 그리고 부상으로 인해 루니 대신 테베즈와 베르바토프가 투톱으로 나왔다.

볼튼은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앞서 아스날과의 경기 때처럼 극단적인 수비지향적 경기를 펼쳤고, 맨유는 이런 볼튼을 상대로 제대로 된 공격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양 팀의 패스는 계속 상대에게 끊기면서 비효율적인 플레이로만 시간을 보냈다. 인상적인 슈팅이라곤 호날두의 헤딩 슈팅과 강력한 프리킥 슈팅 뿐이었다. 이마저도 야스켈라이넨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그 정도로 양 팀 경기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피곤하게 만들었다.

강력한 프리킥 슈팅을 선보인 호날두


지루한 공방전 끝에 퍼거슨은 플레처 대신 긱스를 안데르손 대신 스콜스를 투입시켰다. 그 때부터 양 윙으로 벌려주는 패스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호날두의 사이드 돌파가 나오기 시작했고, 긱스의 크로스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스콜스의 존재감은 달랐다. 호날두가 연이은 사이드 돌파에 이어 슈팅을 자제하고 중앙으로 볼을 내줬지만, 테베즈나 베르바토프와의 호흡이 아쉬웠다. 테베즈도 몇 번의 슈팅 찬스가 있었으나 볼튼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고 말았다.

70분이 넘어갈 시점에서부터 볼튼은 아예 공격의지를 접은 채 수비에만 전념했다. 특히, 야스켈라이넨의 선방은 계속됐다. 맨유의 이런 볼튼의 수비를 상대로 꽤나 고전했으며, 시간은 점점 흘러 맨유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0대0 으로 끝날 것 같던 경기에서 긱스의 발 끝을 시작으로 골이 만들어 진다. 긱스가 중앙에 박혀있던 테베즈에게 볼을 투입시켰고, 테베즈는 두명의 수비 사이에서 볼을 빼내면서 사이드로 치고 들어갔다. 이 때 베르바토프는 적절하게 오프사이드에 걸리지 않으면서 전방으로 쇄도했고, 수비를 따돌리고 올린 테베즈의 크로스는 정확하게 베르바토프의 머리로 연결됐다.

베르바토프의 결승골 작렬!


베르바토프는 연속 경기 득점에 성공했고, 맨유는 빈곤한 득점력 속에서도 꾸역 꾸역 승점을 쌓으면서 드디어 리그 1위에 등극했다. 역시 맨유의 최대 강점은 막강한 수비력이다. 이런 막강한 수비력이 있기에 맨유는 어떻게든 한골만 넣으면 된다. 그리고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루니의 존재감은 꽤 컸다. 그 동안 루니가 얼마나 많은 활동량으로 운동장을 누볐는지 확연히 드러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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