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리미어리그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 빅4를 위협하는 아스톤 빌라와 에버튼이 있는 상위권도 그러하지만, 역시 피말리는데는 강등권만한 곳이 없다. 강등권은 언제나 치열했지만, 이번 시즌은 좀 유별나다. 06/07 시즌엔 쉐필드와 위건이 골득실까지 가린 것을 비롯해서 마지막 라운드에 여러 팀들의 잔류와 강등이 얽혀있었고, 07/08 시즌에도 풀럼과 레딩이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서야 희비가 교차됐지만, 06/07 시즌의 왓포드나 07/08 시즌의 더비 카운티처럼 확실하게 바닥을 깔아주는 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어느 팀 하나 낙오없이 여전히 치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8위의 웨스트 햄까지만 좀 안정권이라 할 수 있고, 9위의 맨시티만 하더라도 얼마 전까지 강등권에 있던 팀이다. 9위의 맨시티와 20위의 WBA와의 승점 차는 고작 7점 차이로 2~3 경기의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여지가 있다. 그래서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한 일전이고, 한경기 한경기가 치열하다.

그래도 이 중 강등될 가능성이 높은 팀이 꼽자면, WBA와 스토크 시티, 뉴캐슬을 꼽고 싶다. 사실, 맨시티나 토트넘, 포츠머스는 원래 중위권을 유지해줬던 팀들이기에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충분히 위로 치고 나갈 여지가 보이며, 그래야만 하는 팀들이기에 제외하고, 풀럼과 볼튼은 예상 외로 선전하고 있는 팀인데, 그 기세가 마지막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시즌 극적인 잔류를 확정지은 풀럼 ⓒ gettyimages 멀티비츠


결국,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할 팀으론 승격팀 세팀과 뉴캐슬, 블랙번, 미들즈브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헐 시티는 초반의 워낙 기세가 좋았기 때문에 적립해논 승점이 많아서 아직까지 10위를 하고 있는 것이지, 요즘 페이스는 20위의 WBA만도 못하다. 그나마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괜찮은 영입을 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꾀하고자 하는 여지가 보인다. 그래서 WBA와 만나는 24라운드가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다.

스토크 시티는 초반엔 델랍의 스로인을 통한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요즘은 그러한 모습도 보이질 않고, 순위가 쭉쭉 떨어지더니 결국 여기까지 왔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눈에 띌 만한 영입이 없는 것으로 봐선 이런 분위기를 쇄신할 만한 반전의 기회를 없을 듯 하다. WBA도 마차가지다. 꾸역 꾸역 승점을 얻어가면서 같은 행보를 하고 있지만, 경기력만 봐선 확실히 강등권이 맞다. 게다가 부상으로 인해 얇아진 스쿼드는 WBA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게다가 감독의 전술 또한 너무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강팀과 맞뿔을 놓기 때문에 골득실마저 좋지 않다. 이는 분명 마지막까지 가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지난 시즌 강등당한 레딩 ⓒ LST Media


마지막으로 미들즈브러와 블랙번, 뉴캐슬인데, 최근의 분위기만 따지자면 미들즈브러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저력이 있는 도깨비 팀이기에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경질설에 시달리던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구단주의 신임을 재확인 한 것도 크다. 문제는 블랙번과 뉴캐슬인데, 이번 시즌 그야말로 하염없이 무너지고 있다. 블랙번은 얇아진 스쿼드 속에서도 그나마 산타 크루즈와 매카시가 건재하기 때문에 분전하고 있지만, 뉴캐슬은 마르틴스와 비두카에 이어 오웬까지 부상 당하면서 딱히 내세울만한 공격수가 없어졌다. 게다가 팀 분위기마저 어수선한 상황에서 분전해주던 기븐마저 맨시티로 떠나게 된다면 그야말로 답이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경기가 남아 있어서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그저 리그의 재미를 위해 이러한 강등권의 진흙탕 싸움이 마지막까지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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