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은 변변찮은 구석이 많다. 리차드 기어를 제외하곤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배우도 없으며, 특히 앨리슨에 부여된 캐릭터는 다분히 평범적이고 무의미하며, 에롤과의 관계 역시 불분명하다. 게다가 영화 시작을 알리는 실화라는 자막의 효과성도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좀더 거친 호흡으로 다뤘어도 될만한 요소를 너무 길게 늘려놔서 중반 이후엔 치고나가는 힘이 약해진다. 그렇다고 뚜렷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지도 않다. 사실 뚜렷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르겠다. 모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랩>은 몇 가지 생각의 여지를 갖게 한다. 에롤의 행동은 시작부터 관객이 납득하기 힘든 형태를 취한다. 성범죄 전과자를 관리하는 공무원일 뿐인데, 지나치리 만큼 전과자들을 적대적인 행동으로 대한다. 낮과 밤이 다른 그의 행동을 과연 '선'이라 부를 만한 요소가 있는지 생각케한다. 물론, 결과적으론 에롤의 판단을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과정에서 행해진 에롤의 행동들, 즉 성범죄 전과자들을 향한 폭력들이 정당화될 순 없다. 흔한 얘기지만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영화에선 교묘하게 이러한 시선을 즐긴다. 그러면서 암묵적으로 공권력이 행하는 폭력을 묵과하며 용인하다.
또 다른 방향에선 과연 인간의 본성은 변할 수 없는 것인가에 관해 질문한다. 한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인가. 언제까지나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물론, 영화에 나오는 성범죄 전과자들은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갱생의 확률이 더 낮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계속해서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우선해서 용의선상에 올려놓는 것이 옳은 행위인가에 대해선 확답할 수 없다. 그러면서 현재 행해지고 있는 치안시스템이 재사회화 기능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내 주변에 성범죄가 살고 있다면이라 가정한다면 나 역시 어떠한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인지 확답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범죄자들의 정보 공개에 대한 조심성을 염려한다. 당연히 범죄자들의 신상은 공개돼도 무방하며, 그들의 인권은 인권이라 부르지도 못할 견권이라 단정하고 싶지만, 이러한 방향성에 반대편엔 또 다른 문제가 존재함을 알린다. 바로 이러한 정보 공개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다. 공개된 범죄자들의 정보는 누구나 접근 가능하기에 범죄자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범죄자들을 이어주는 또 다른 악의 사슬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영화에서도 같은 성적 취향을 갖고 있는 성범죄 전과자들의 만남에서 범죄가 비롯된다. 응당 그러해야만 할 것 같던 제도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는 문제성을 제시한다.
앞서 말했듯이 <트랩>은 이러한 문제적 시각을 제시했음에도 뚜렷히 말하고자 하는 바로 효과적으로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모호하다. 뭐,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제도를 비판하면서도 용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범죄자들은 원래 그런 놈들이기에 그들을 향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것인지. 전개 방식이나 사건의 실마리를 파헤쳐 가는 과정에서 효과적이고 임팩트있게 전달하지 못했다. 물론, 마지막에 <세븐>의 냄새를 비추면서 그럴듯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도 매력적인 장면이 되진 못했다. 여기서도 앨리슨은 그저 에롤의 총구를 내려줄 뿐이다. <트랩>은 전체적으로 훑어봐도 그저 리차드 기어의 분전에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원제 <Flock>을 왜 <Trap>으로 바꿨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7.5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랩>은 몇 가지 생각의 여지를 갖게 한다. 에롤의 행동은 시작부터 관객이 납득하기 힘든 형태를 취한다. 성범죄 전과자를 관리하는 공무원일 뿐인데, 지나치리 만큼 전과자들을 적대적인 행동으로 대한다. 낮과 밤이 다른 그의 행동을 과연 '선'이라 부를 만한 요소가 있는지 생각케한다. 물론, 결과적으론 에롤의 판단을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과정에서 행해진 에롤의 행동들, 즉 성범죄 전과자들을 향한 폭력들이 정당화될 순 없다. 흔한 얘기지만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영화에선 교묘하게 이러한 시선을 즐긴다. 그러면서 암묵적으로 공권력이 행하는 폭력을 묵과하며 용인하다.
또 다른 방향에선 과연 인간의 본성은 변할 수 없는 것인가에 관해 질문한다. 한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인가. 언제까지나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물론, 영화에 나오는 성범죄 전과자들은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갱생의 확률이 더 낮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계속해서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우선해서 용의선상에 올려놓는 것이 옳은 행위인가에 대해선 확답할 수 없다. 그러면서 현재 행해지고 있는 치안시스템이 재사회화 기능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내 주변에 성범죄가 살고 있다면이라 가정한다면 나 역시 어떠한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인지 확답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범죄자들의 정보 공개에 대한 조심성을 염려한다. 당연히 범죄자들의 신상은 공개돼도 무방하며, 그들의 인권은 인권이라 부르지도 못할 견권이라 단정하고 싶지만, 이러한 방향성에 반대편엔 또 다른 문제가 존재함을 알린다. 바로 이러한 정보 공개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다. 공개된 범죄자들의 정보는 누구나 접근 가능하기에 범죄자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범죄자들을 이어주는 또 다른 악의 사슬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영화에서도 같은 성적 취향을 갖고 있는 성범죄 전과자들의 만남에서 범죄가 비롯된다. 응당 그러해야만 할 것 같던 제도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는 문제성을 제시한다.
앞서 말했듯이 <트랩>은 이러한 문제적 시각을 제시했음에도 뚜렷히 말하고자 하는 바로 효과적으로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모호하다. 뭐,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제도를 비판하면서도 용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범죄자들은 원래 그런 놈들이기에 그들을 향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것인지. 전개 방식이나 사건의 실마리를 파헤쳐 가는 과정에서 효과적이고 임팩트있게 전달하지 못했다. 물론, 마지막에 <세븐>의 냄새를 비추면서 그럴듯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도 매력적인 장면이 되진 못했다. 여기서도 앨리슨은 그저 에롤의 총구를 내려줄 뿐이다. <트랩>은 전체적으로 훑어봐도 그저 리차드 기어의 분전에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원제 <Flock>을 왜 <Trap>으로 바꿨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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