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토트넘이 칼링컵 돌풍의 주역 번리를 상대로 4대1 대승을 거뒀다. 1차전 점수 차가 커서 큰 이변이 없는 한 토트넘이 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전반까지만 해도 번리의 돌풍이 이어지나 싶었다.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전반을 1대0으로 마쳤으니 그런 기대를 가질 법도 했다. 경기 내용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을 상대로 중원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고, 공격적인 전술로 토트넘을 위협했다. 맨유에서 뛰었던 이글스는 특유의 개인기로 번리의 공격을 이끌었으며, 첫골도 그가 반이상 만들어냈다. 상대 수비 두명 사이를 여유있게 빠져나온 뒤 반대편의 패터슨에게 정확히 연결했고, 패터슨이 가볍게 밀어 넣으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토트넘 공격의 핵인 레논을 철저히 봉쇄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갔다.

패터슨의 첫골. 이때까진 좋았다.


하지만 후반들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반대로 흘러갔다. 도슨의 헤딩골을 시작으로 내리 4골을 허용하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전반에 그렇게 잘 막아내던 수비들은 한번의 실수로 인해 전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실, 도슨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 수비 위주의 지키는 축구를 했어도 됐는데, 너무 공격적으로 나선 탓에 이후 수비 뒷공간을 너무 많이 허용하며 골을 내줬다.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뒤 홈에서 이기는 전략으로 갔어야 했는데 원정에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갔다.

역전골의 주인공, 오하라.

추가골을 성공시킨 훈남 파블류첸코.


토트넘은 정교한 패스를 위주로 한 공격은 아니었지만, 역습 찬스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 오하라의 역전골도 정확하게 연결된 크로스는 아니었지만, 파블류첸코가 넘겨준 볼을 호하라가 정확히 왼발에 갔다댔다. 슈팅이 워낙 좋았다. 파블류첸코의 추가골도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도 완벽하게 제치면서 정확한 슈팅으로 만들어 냈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을 막기엔 번리로썬 역부족이었다. 이후 프리킥 찬스에서 더프의 자살골까지 겹치면서 번리는 자멸하고 말았다. 번리는 그렇게 20분 동안 무려 4골이나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후 번리는 추격골을 노려봤지만 토트넘의 수비는 견고했다. 내심 번리의 돌풍이 결승까지 이어지길 기대했는데, 이로써 예상대로 결승은 토트넘과 맨유가 맞붙을 공산이 커졌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