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입에 "노"만 외쳐대며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스스로를 구속하던 칼 앨런(짐 캐리)이 친구의 권유로 인생역전 자립프로그램에 등록하면서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 프로그램 규칙에 따라 무조건 "예스"만 외쳐게 되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예스"는 칼을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게 되고, 결국엔 승진과 새로운 로맨스의 기회까지 열어준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자신의 의지나 감정을 배제한채, "예스"만 외치고 살 수 없는 노릇이기에 위기는 찾아온다. 뭐, 그 이후엔 뻔한 수순이다.


사실 포스터에 드러나는 표면적 인상이 너무 뻔해서 볼까 말까 무지하게 망설였다. "예스"만 외치다가 생기나는 해프닝을 그려낸 영화니 대충 어떠한 에피소드들이 그려질지 짐작이 되니 말이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처음에 짐 캐리의 얼굴에 드러난 세월의 흔적에 약간 슬퍼지려고도 했으나, 역시 짐 캐리는 짐 캐리다. 그의 오바스러움은 민망함보다 유쾌함을 불러일으키는 재주가 있다. 이 배역을 짐 캐리가 안 했으면 누가 했을가 싶을 정도로 그의 연기력은 탁월했다.


뻔한 상황 속에서 뻔한 웃음을 자연스럽게 자아내는 것 또한 능력이라고, <예스맨>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출중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연출되는 상황들이 뭔가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럽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북스럽기 보단 자연스레 그 이야기 속에서 칼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게다가 한국 관객만 즐길 수 있는 짐 캐리의 한국말 대사는 또 하나의 묘미이다. 훈훈한 데이트 무비로는 제격이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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