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픽 썬더>의 출연 배우들 면면만 살펴보면 "이거 대박이네" 싶은데, 정교함 속에 묻어나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주는 웃음보단 대놓고 웃으라며 우겨대는 배우들 앞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한 민망함 마저 느꼈다. 대놓고 웃겨보자란 식으로 찍은 포스터와 예고 동영상을 보고 배꼽 빠져라 웃기엔 문화적 이질감이 너무나 컸다. 전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했던 작품이니라, 미국놈들은 이런게 웃긴가보다. 벤 스틸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잭 블랙, 톰 크루즈까지 나오는 영화지만, 그들의 깜짝 변신이 주는 효과는 그리 오래도록 유효하지 못하다.


줄거리 또한 어디선가 봤을 법한 익숙함이 묻어난다. 고집불통자뻑 배우들 탓에 영화 촬영 지연되고, 제작비마저 다 탕진해 버리자, 감독은 원작자의 의견에 따라 진짜 정글에 배우들을 데리고 가, 그 곳에서 벌어지는 마약밀매업자와의 충돌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넓은 포용력과 관대함으로 그들의 행태를 지켜보려 해도 민망함과 시간아까움 앞에선 당해낼 재간이 없다. 내가 웃은 거라곤 터그가 자신을 아빠라 부르는 아이에게 칼부림을 당할 때, 딱 한번 뿐이었다.

6.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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