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내 예상을 가장 크게 빗나가고 있는 팀은 바로 풀럼이다. 강등권으로 분류했었는데 힘든 경기 속에서도 꾸역꾸역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 승점 20점으로 리그 테이블 9위에 올라 있다. 맨시티는 아스날을 3대0으로 대파한 이후 경기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 그들의 경기력은 어느정도 수준에 안정감있게 도달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경기마다 기폭이 너무 심하고, 특히 수비는 여전히 불안하다.

벤자니의 시즌 첫 골!


맨시티는 경기 초반 사발레타의 크로스를 벤자니가 헤딩슛으로 연결시키며 앞서 갔지만, 분위기를 주도하는데는 실패했다. 이후 풀럼의 짜임새 있는 경기에 끌려다기만 했다. 특히, 오른쪽의 지미 불라드는 자모라와 완투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쉴새없이 맨시티의 왼쪽을 파고 들었다. 동점골도 그러한 상황에서 터졌다. 자모라가 돌아 들어가는 불라드에게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각이 없는 공간에서 불라드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

동점골의 주인공, 지미 블라드


맨시티는 확실히 무뎠다. 맨유와의 경기 때보다 무기력했다. 중앙에 나선 라이트 필립스는 타이트한 풀럼 수비에 좀처럼 파고들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최근 맨시티에서 가장 폼이 좋았던 아일랜드도 공격적인 모션보다는 수비에 치중해야 했다. 그만큼 맨시티는 불안불안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앙에서 좋은 패스로 게임을 풀어줄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런 페이스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긴 힘들어 보인다.

이대로 가다간 이적시장 전에 짤릴 듯


예전 풀럼과 울산의 경기를 볼 때 인상적이었던 것이 경기 내내 자신의 포지션을 유지한다는 점이었다. 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층에 올라 경기를 봤어야 했는데, 티비에서 볼 때와 다르게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왔고, 울산과 풀럼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 때 어떻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 때 울산은 다소 짜임새 없이 상황에 맞춰 한쪽으로 선수들이 쏠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는데, 풀럼은 포백은 그대로 유지한 채 경기장 전체의 큰 흐름을 잘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즉, 좀처럼 선수 전체의 폼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런 모습이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재연되었다. 초반에 맨시티 수비의 핸드링 반칙을 불어줬거나 리차트 던과 조 하트의 선방이 없었다면 풀럼이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설기현은 교체 명단에도 끼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커보인다. 그 만큼 현재 풀럼의 스쿼드는 어느정도 안정궤도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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