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스날 전에서 박지성이 풀타임을 뛰었기에 칼링컵은 나오지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외의로 선발 풀타임을 뛰었다. 반대편엔 호날두 대신 나니가 나왔고, 최전방은 오랜만에 테베즈가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지난 경기에서 좋지 못했던 안데르손이 공격형 미들로 출전했다. 팀 이름 조차 생소한 퀸스 파크 레인저스였기에 쉽사리 이기겠거니 했는데, 모든 선수가 수비만 하는 QPR의 골문은 의외로 쉽게 열리지 않았다. QPR의 키퍼 체르니가 워낙 선방한 탓도 있지만, 사실 맨유 선수들의 슈팅이 좀 뻔했다.

나니는 그렇다쳐도 테베즈는 최근 자신이 입지를 알고 있는듯,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거나 앞에 뻔히 수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거지로 슈팅을 날리며 여러 찬스를 무산시켰다. 다른 선수들과의 이렇다 할 연계 플레이도 나오지 않았으며, 욕심만 부리다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안데르손의 패스도 그리 좋지 못했다. 일방적인 볼 점유율과 일방적인 슈팅에도 불구하고 아쉬워 할 만한 장면이 없을 정도로 뻔한 공격 일변도였다.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박지성과 하파엘의 오른쪽이었다. 네빌이 센터백으로 나오고 하파엘이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는데, 지난 경기에서의 박지성-네빌 라인보다 더 좋은 호흡과 위치선정을 보여주었다. 박지성은 골대를 맞춘 슈팅과 체르니의 선방에 박힌 아쉬운 슈팅을 두차례 만들어냈는데, 두번 다 하파엘에게서 연결된 패스였다. 하파엘도 공격가담이 많은 스타일인데, 하파엘이 사이드를 치고 가면 박지성은 중앙 아래쪽으로 내려가 공격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위치로 이동해주고, 하파엘에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면 박지성은 사이드로 벌려서 상대 수비를 끌어내면서 공격을 전개했다.

이러한 공격 전개는 이 날 공격 형태 중 가장 날카로웠으며, 효과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박지성의 크로스와 슈팅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러번의 크로스에서 반대편 공격수에게 연결된 찬스는 거의 없었으며, 자신있게 때린 여러 슈팅 중에서도 유효슈팅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확실히 박지성은 여러 자세에서 슈팅 타이밍을 맞추는 연습이 필요할 듯 하다. 아무튼, 경기는 싱겁게 월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테베즈가 성공시키며 1대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아스날이 진짜 영계들만을 내보낸 위건과의 경기에서 3대0으로 이긴 것과는 너무 대조적인 결과였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