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센티미터>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 작품이다. 지브리 스타일에 젖어 있다면, 아마 색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전에 접하던 일본 애니와 달리, 설레임보다 그리움이, 발랄함보단 차분함이, 두근거림보단 애절함이 더 묻어난다. 그래서 너무 서정적이고, 문학적인 그와 그녀의 감성에 쉽게 빠져들기 힘들다. 마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닭살스러움이랄까.


전체 러닝타임이 70분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짧지만, 그럼에도 3개의 옴니버스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는 타카키와 아라리가 중심이 되어, 시간별로 개개의 스토리를 엮어간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큰 이벤트를 담고 있기 보단, 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묵직한 공간에 갖혀있는 느낌이다. 긴 대사와 장황한 상황 설명보단, 관조적 분위기 속에 묵묵히 지켜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저, 인물의 감성적 심리상태를 따라 동조하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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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느낌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에, 그리 공감적으로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볼 만한 것은 역시, 스타일이다. 마치, 실사를 보는 듯, 장면 장면이 빛바랜 스냅사진처럼 은은하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영상과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음악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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