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하다 보면, 환경에 대한 주제의식이 강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갓파쿠와 여름방학을>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즉, 아동용만은 아니란 얘기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유치한 감정없이 줄길 수 있는 수작이다.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CG로 무장한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는 영화다. 제목 그대로 어린 시절 무더운 여름방학, 한 여름의 꿈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갓파쿠와 함께 시간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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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순수를 마음 속에 간직한 초등학생 '고이치'가 우연히 시냇가 옆에서 어린 갓파 '쿠'를 만나게 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갓파와 인간은 함께 살 수 없는 이야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둘의 우정과 연대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지속되지만, 인간의 사악함이란, 그둘을 가만두지 않는다. 호기심이 인류를 발전시킨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배려심 없는 호기심은 곧, 악의라고 했던가. 상대에 대한 배려를 배제한 호기심은 결국 '쿠'의 심경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결국 인간세상을 떠나 동료와 자연이 함께하는 곳에서 행복한 갓파를 그리며 마무리된다.

재밌는 것은 감독 하라 케이이치의 전작이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란 사실이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탁월한 시선이 괜한 것은 아니었다. 자연과 생태와의 공생이 절실한 이 때, 자꾸 대운하만을 울부짖는 일당에게 권하고픈 영화이다.

9.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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