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차례 언급했지만, 2MB 만큼 재수좋은 인간도 드물다. 현 정부를 위협하던 촛불집회의 쓰나미는 독도논란으로 휘청하더니, 결국 올림픽으로 인해 사람들 시선 밖으로 물러났다. 물론, 아직까지 집회는 계속되고 있지만, 언론의 시선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청계광장에 운집했던 100만 시민들은 무엇때문에 모였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냉정하다. 그들의 열기는 이제 올림픽에 모아져 있다. 결국, 정부측이 원하던 대로 미국산 쇠고기는 통으로 들어오지만, 누구하나 처음처럼 분노하지 않는다.

굳이 땡전뉴스가 아니라도 방송장악은 여러형태로 자행될 수 있다. 현 모습이 바로 그러하다. 물론, 매번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과 같은 대회 때마다 밤낮할 것 없이 금메달 소식으로 도배되긴 했지만, 한나라당 비리 3관왕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보면, 방송과 언론이 얼마나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시사인 46호가 8월2일자로 발행되었으니,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사인이 우려하던 얘기들은 속속 올림픽의 열기 뒤편에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MB캠프 방송특보를 앉힌다거나 서민경제를 위한다는 헛소리로 부동산세와 소득세를 손질한다거나 광복절을 건국절로 스와핑하는 일들이다. 이에 머무리지 않는다. PD수첩을 오역죄로 처단하고, 포털을 옥죄려는 법개정까지 서두르고 있다.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카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시사인 46호 구독후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다. 교육감 이후 만연했던 냉대와 조소를 떨쳐버리야 한다.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다른 이를 향하는 칼날이 언제 나 목앞에 드리울지 모를 일이다. 올림픽은 24일을 끝으로 폐막하지만, 2MB 행정부는 이제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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